1997년 등재
‘훈민정음’은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으로, 조선 왕조 제4대 세종대왕(1418-1450)이 1443년 창제한 우리나라 글자, 한글을 이르는 말이지요. 그 이전까지는 우리말을 기록하려면 소리를 일일이 같은 음의 한자로 바꾸어 적어야만 했는데요, 이로 인해 의사소통이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세종대왕은 1446년 새로운 문자 체계인 한글을 반포함으로써 한자를 빌려 쓰지 않고도 우리말을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었습니다. 당시 정인지 등 한글 연구에 참여한 집현전 학자들이 훈민정음에 대한 해설과 사용법을 덧붙인 책을 펴냈는데요, 이것이 바로 ≪훈민정음 해례본≫입니다. ‘해례본’이란 보기를 들어서 풀이한 책이라는 뜻입니다.
훈민정음은 한국인에게 가히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단 28개의 문자를 조합하는 방식으로 우리말의 소리를 쉽고 완벽하게 옮길 수 있게 되었고, 누구나 글로 의사소통을 하고 기록을 남길 수 있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는 우리 민족문화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새로운 전환점으로 작용하였습니다. 국제학계에서는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한글 체계 덕분에 우리나라가 일찍부터 높은 문해율을 바탕으로 수준 높은 문화를 이룩할 수 있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