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등재, 문화유산

서울 종로구에 자리한 종묘는 조선시대 역대 왕과 왕비의 위패(죽은 이의 이름을 적은 나무패)를 모신 사당입니다. 바로 이곳에서 왕이 국가와 백성의 안위를 기원하기 위해 문무백관과 함께 정기적으로 제사를 드렸지요. 유교국가인 조선에서 종묘는 왕실의 상징성과 정통성을 보여주는 신성한 공간으로 여겨졌는데요, 임진왜란 때 선조가 급박하게 피난길에 나서면서도 종묘에서 위패들을 모시고 갈 정도였지요. 종묘는 유교문화의 조상숭배 사상과 제사의례를 바탕으로 왕실의 주도 아래 엄격한 형식에 따라 지어졌습니다. 특히 중심 건물인 정전은 옆으로 길게 펼쳐진 1층 건물로 웅장하면서도 엄숙한 느낌을 줍니다. 지붕의 길이가 100미터가 넘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목조건물로도 꼽히지요. 이처럼 정면이 매우 길고 건물 앞마당과 일체를 이루는 건축물은 동양은 물론 서양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고 합니다. 종묘는 현재에도 조선시대 당시의 원형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며, ‘종묘제례’라 불리는 제사의례가 오늘날까지 정기적으로 행해지고 있지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인의 전통적인 가치관과 유교문화가 독특하게 결합된 단아하면서도 신성한 건축물로서 현재까지도 제례의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 종묘를 세계유산으로 지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