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제 7회 유네스코 토크 대담집 『저출생 시대, 현실적 유토피아 상상하기』을 발간했다. 이번 신간은 올해 8월에 열렸던 <세바시 x 유네스코 토크>에서 논의되었던 강연과 대담, 청중 Q&A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강연은 서울대학교 아동가족학과 진미정 교수, 광주과학기술원(GIST) 기초교육학부 김희삼 교수, 정지우 작가가 진행하였으며, 대담은 한양대 겸임교수이자 MBC 100분 토론 사회자 정준희의 사회/진행으로 세 강연자가 모두 참여하였다. 발간일은 11월 28일이며, 정가는 10,000원이다.
[여는 글]
모순적이지만 가치 있는 상상, ‘저출생 시대의 현실적 유토피아’
유토피아(Utopia)라는 말은 1516년 영국의 철학자이자 정치가인 토마스 모어(Thomas More)의 책 에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이 단어는 “없는 장소”를 의미 하는 ‘ou-topos’와 “좋은 장소”를 의미하는 ‘eu-topos’의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즉, 유토피아는 존재하지 않는 이상적인 장소라는 뜻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습니다.
현대에 이르러 유토피아는 단순히 이상적인 사회를 그리기 보다는, 비판적 상상력을 통해 현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대 안을 모색하는 도구로 쓰입니다. 특히 우리가 마주한 상황이 유토피아와는 거리가 먼 디스토피아(Dystopia)에 가까울 수록, 유토피아를 그려보는 일은 우리의 현실을 구체적으로 바꾸는 작업이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최근 전례 없는 급속한 고령화와 출생 저하의 시기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출산율이 0.6명 대를 기록한 가운데, ‘국가 소멸’, ‘지방 소멸’ 등의 위기를 경고하는 목소리를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저출생 현상은 우리 사회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중대한 도전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는 미래의 우리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재구성 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러려면, 우리가 직면한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보는 동시에 우리가 지향하는 미래 사회의 모습을 상상해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출생 시대, 현실적 유토피아 상상하 기”라는 제목의 이번 유네스코 토크는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이번 토크는 오늘날의 문제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비록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근본적인 변화를 통해 다양한 구성원이 함께 조화롭게 살아가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상상해보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이는 유네스코가 추구하는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미래 사회의 모습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즉 우리는 저출생 자체를 문제화 하기보다는, 인구 구조의 변동이라는 현실을 객관적으로 수용하면서 이러한 현상 기저에 놓여있는 경쟁과 성장 중심의 패러 다임을 공존, 포용, 연대라는 ‘공동선(common good)’의 가치로 전환하고자 했습니다.
유네스코 토크는 2022년부터 청년, 인공지능, 이주민 등 다양한 우리 사회 현안을 시의적절하게 다루며 시민들이 사회, 문화 갈등 해소에 참여할 수 있는 공공 담론의 장을 이뤄왔습니다. 국내외로 더 나은 인류의 미래를 위해 힘써온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창립 70주년을 맞아, 특별히 올해는 세바시(세상을 바꾸는시간 15분)와의 협업을 통해 더욱 대중친화적이고 영향력 있는 형태로 현 시각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한 저출생 현상을 주제로 다루게 되었습니다. 세 분의 연사들이 먼저 강연을 하시고, 이어서 밀도 있는 대담과 청중과의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이렇게 기획된 이번 대화의 장이 일회성 행사가 아닌 우리 사회의 지속적인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계기가 되길 희망합니다. 이를 위해 앞으로도 우리 사회의 각 분야의 전문가를 비롯하여 다양한 구성원들을 만나겠습니다. 모두와 함께 만들어가는 유네스코 토크가 미래 사회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우리 사회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건강한 토론 문화를 형성하는 데 기여하는 대표적인 콘텐츠로 자리매김 하기를 기대합니다.
2024년 11월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대담집 관련 문의: 네트워크사업실 양지원 전문관 02-6958-4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