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브릿지 워크숍
팬데믹의 긴 터널 끝에 3년 만에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비형식 교육 개발협력사업인 브릿지 사업 협력기관을 대상으로 한 초청연수 워크숍이 열렸습니다. 교육부와 유네스코, 경주시, 오산시의 후원으로 11월 1일부터 4일까지 한국에서 개최된 이번 워크숍에는 8개 협력국에서 20명의 관계자가 참가했습니다. 전문가 강의와 브릿지 세미나 등을 통해 사업 내용을 공유하고 돈독한 우애와 협력 의지도 다졌던 나흘 간의 여정을 여러분께 전합니다.
지구 정반대편에서부터 총 36시간의 이동 끝에 만나게 된 루이사 페르난데즈 우루과이 교육문화부 과장과 페데리코 귈렌 담당관을 만나자마자 던진 첫 마디는 “아, 당신이로군요(Oh, it is you)!”였습니다. 브릿지 워크숍은 2020년 이래 개최되지 못했고, 브릿지 세종 사업은 작년부터 시작했으니 사업 담당자들을 직접 만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이메일과 화상으로만 만날 수밖에 없었던 브릿지 사업 현장의 주역들을 반가운 마음으로 얼싸안게 됩니다.
들뜬 마음도 잠시, 다음날 아침부터 빡빡한 워크숍 일정이 시작됐습니다. 먼저 라오스와 요르단에서 자국의 브릿지 프로젝트를 소개했습니다. 라오스는 프로젝트 로고를 활용한 티셔츠 등 물품 제작 사례와 언론 홍보 활동을, 요르단은 학문 연구를 통한 사업 효과 측정과 평가 활동을 공유했습니다. 이어서 다른 국가들도 국내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각 프로젝트의 강점과 약점, 위기와 기회를 살펴보며 향후 추진에 대한 고민을 나눴습니다. 전문가들과 함께하는 사업 관리와 평가, 홍보에 대한 특강은 다음날까지 이어졌습니다.
워크숍 이튿날에는 ‘국제개발협력사업에서의 비형식교육과 여성’을 주제로 공개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유성상 서울대 교수의 기조발제에 이어 브릿지 협력기관 대표들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지역학습센터를 통해 문해 교육을 받은 후 지역에서 처음으로 여성 정치인이 된 부탄의 학습자, 그리고 시리아 난민 캠프에서 동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며 유치원 교사가 된 요르단 프로젝트 참가자의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교육이 개도국 여성의 삶을 얼마나 변화시키는지를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국내 사례 발표와 함께 진행된 국내 전문가들과의 종합토론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여성을 위한 다양한 비형식 교육 전략도 논의했습니다.
어렵게 모인 만큼 참가자들은 한국의 아름다운 지역과 세계유산을 둘러보며 현장학습에 나섰습니다. 경주시와 오산시에서는 각각 주낙영 시장과 이권재 시장이 직접 브릿지 사업 관계자들을 환영해 주셨습니다. 참가자들은 특히 우리나라의 자랑스런 세계유산인 불국사에 감동을 많이 받은듯 했습니다. 높고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양동마을을 거닐며 그간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도 나눴고, 오산에서는 평생교육 활동가들의 환대 속에 유네스코 학습도시상을 수상한 오산의 평생교육 활동에 관한 설명을 들으며 새로운 아이디어도 얻었습니다.
지난 3년의 공백을 메우기에 나흘 간의 일정은 무척 짧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은 지면에 다 담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소중한 기억들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다음번엔 “아, 당신이군요!”가 아닌, “저에요(It’s me)!”라는 인사를 건낼 수 있게 된 우리는 한층 가까워진 유대감 속에서 밝은 미래를 함께 꿈꿀 수 있을 겁니다. 이제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 누구나 교육으로 새로운 삶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아끼지 않을 우리 브릿지 패밀리에게 여러분의 많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김지현 브릿지팀 선임전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