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하례리생태관광마을협의체 생태탐험 프로그램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지속가능발전교육(ESD) 및 훈련 활동을 증진하고 다양한 한국형 ESD 실천사례를 발굴하기 위해 2011년부터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교육 공식프로젝트 인증제’를 시행해 오고 있습니다. 매년 유네스코 ESD한국위원회 위원 및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평가단의 심사를 거쳐 ‘ESD 공식프로젝트’로 선정된 모범적인 프로그램들을 지면으로 소개합니다.
제주 서귀포의 하례마을은 우수한 생태환경과 다양한 생물다양성을 자랑하는 마을입니다. 2014년에는 환경부로부터 하례마을과 효돈천이 국가 생태관광지로 선정됐고, 하례리 생태관광마을협의체는 이 아름다운 환경을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활용하기 위해 프로그램 개발, 주민교육, 공동체 활성화 사업 등을 해 오고 있습니다.
하례리생태관광마을협의체의 ‘생태탐험대’는 마을의 자원을 생태교육장 및 체험장으로 활용하고 학교와 지역사회가 다 함께 주체가 되어 교육현장으로 찾아가는 생태환경교육 공동체 프로그램입니다. 학교 및 마을이 상생하고 지역사회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2016년부터 마을 주민과 인근 초등학생들이 하나의 교육공동체가 되어 이론교육 및 현장학습을 통해 지속가능발전의 소중함과 우리 지역 환경에 대한 애착을 느끼도록 해 주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학교와 마을에 있는 자연환경에서 다양한 생태활동과 생활을 하며 이를 오감으로 받아들이고, 그 느낌과 감정을 표현하면서 우수한 환경 자원의 현명한 활용을 위한 환경보전의식과 정서를 함양합니다. 프로그램의 다양화를 통해 소규모 학교 살리기에도 도움을 주고, 지역 내 학교와 주민들이 하나가 되는 교육공동체를 형성하는 기회도 되고 있습니다.
농사만 지어오던 마을주민들이 매주 2회씩 12차시의 교육을 받은 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처음 접해보는 교육환경에서 학생들과 호흡을 맞춰 수업을 진행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조직을 스스로 만들고, 각자의 역량을 높여 다양한 생태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하례초등학교가 건강생태학교로 지정되면서 학교와 주민들의 교육공동체로서의 소속감은 더욱 커졌습니다. 건강생태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한 9명의 마을 주민들은 각 학년군을 대상으로 생태환경주제를 선정해 학습 계획서를 작성했고, 그 결과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며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구성해 자연과 소통하고 공동체를 형성하는 토대를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주민들의 열정은 중학생까지 그 대상을 확대해 ‘다혼디 수색대’라는 프로그램 개발로도 이어지는 등, 학교와 지역사회의 유기적 협조를 통한 생태교육과정 운영은 시간이 지날수록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다혼디 수색대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생태 기록 탐사프로그램으로, 참가 청소년들은 서귀포에 분포된 자연자원 및 환경 특성을 고려한 생태기행과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그 보전 상태를 기록해 생태교육에 필요한 활용방안 등을 모색해 봅니다. 학생들은 제주를 대표하는 독특한 생태계 중 하나인 곶자왈에서 천혜의 자연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느껴 보기도 하고, 제주의 소중한 자연문화유산인 용천수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높이고 청소년들에게 용천수의 의미를 홍보하는 콘텐츠도 개발해 보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생물권보전지역에 대한 의미와 생물다양성을 모니터링하고 보전하는 역할에 참여하는 등 환경을 위한 다양한 실천운동을 펼쳤습니다.
내 마을에서 지역 주민들과 함께 키워 나가는 환경에 대한 애착과 보전 노력은 지구촌 전체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소중한 출발점입니다. 하례리는 앞으로도 마을 공동체가 교육 현장의 주축이 되어 생태환경교육의 기회를 넓히고, 나아가 지속가능한 마을을 만들어 가기 위한 다양한 ESD 프로젝트를 실현해 나갈 것입니다.
현경진 하례리생태관광마을협의체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