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진 후원자
사회에 나와 첫 번째 커리어를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그것도 교육팀에서 시작했다는 사실은 인생에 어떤 의미를 만들게 될까? 현재 대학교에서 평생교육사로 활동하고 있는 박희진 후원자는 그 첫 번째 걸음이 자신에게 정말 많은 유산을 남긴 한걸음이었다고 이야기한다.
안녕하세요. 먼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이하 한위) 후원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2016년 상반기에 한위 교육팀에서 연수인턴으로 제 첫 커리어를 시작했어요. 그렇게 사회로 첫발을 내딛고 실무를 경험하면서 개인적으로는 그때의 ‘초심’을 앞으로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어서 후원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유네스코가 지향하는 바와 저의 가치관이 일치했다는 점, 한위에서 진행하는 사업의 취지에 깊이 공감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어요.
인턴 활동이 끝나고는 곧장 국내 교육NGO에서 청소년과 대학생을 위한 교육 사업 기획자로 커리어를 이어 나갔습니다. 이 또한 유네스코학교네트워크(ASPnet)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느꼈던 점들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죠. 그리고 그때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연대와 화합의 교육 현장이 제가 나아갈 길이라는 것을 확신했어요. 돌이켜보면 모든 시작이 운명과도 같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2016년은 마침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가 시행되는 첫 해였고, ‘교육2030’이 본격적인 출발을 알리며 하나의 커다란 물결로 일렁이는 시기였거든요. 저 역시 한위에 있으면서 자연스럽게 새로 시작되는 파도에 올라탈 수 있었어요. 지금도 여전히 그 파도 위에서 즐거운 서핑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대학원에서 교육학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기관의 교육 운영을 담당하는 실무자로서, 그리고 취약한 교육 현장을 돕는 후원자로서도 말이죠.
한위 후원 이후 가장 보람찬 순간은 언제였나요?
그동안 하고자 하는 일에 확신이 옅어질 때마다, 또는 중요한 고민의 기로에 설 때마다 후원자로서 보게 되는 유네스코 활동 소식에서 큰 힘을 얻곤 했습니다. 사라져버린 초심이 그때마다 소란스런 마음 속에 어느새 고요히 자리하며 제 빛을 내주었어요. 후원을 통해 실제 저의 손길이 닿을 수 없는 곳까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보람인지 모릅니다. 저는 지금 성인교육에 집중하고 있지만, 후원을 통해 지구촌 곳곳의 아이들을 위한 교육 사업에도 힘을 보탤 수가 있잖아요. 시공간의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어 선한 영향력을 펼치는 데 이보다 더 확실한 방법이 있을까요? 당장 제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참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후원을 통해 교육에서 소외된 사람들에게 어떤 희망을 전달하고 싶으신가요?
당신을 응원하는 누군가가 여기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정말 많은 사람들이 평등하고도 질 높은 교육을 위해 한 목소리를 내며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도요. 교육은 사람을 키우는 일이잖아요. 한 마을의 구성원들이 다음 세대를 길러내는 일을 부디 지속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선 현실적으로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는 것에서부터 교사 양성과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브릿지 사업을 통해 오지의 땅에 학습센터가 세워지는 일은 기적과도 같아요. 그 일에 아주 작은 보탬이라도 되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후원을 망설이거나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조금 가볍게 생각해보면 후원은 윤리적 실천이자 일종의 가치 ‘소비’ 이고,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투자’인 것 같아요. 자기만족, 자아실현, 뿌듯함과 보람됨 등 다양한 무형의 자산을 얻을 수 있는 수단이자 도구도 될 수 있고요. 저는 이러한 솔직한 관점이 오히려 필요하다고 봅니다. 소위 ‘기부 플렉스’나 ‘돈쭐낸다’고 이야기하는 분위기도 재밌고 유쾌하다고 생각하고요.
그동안 우리에게는 후원이라는 행위를 깊게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그러다 보니 제한적인 이미지 안에서 고정관념이나 편견, 두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었던 거죠. 후원도 결국 아는 만큼만 보일 거예요.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이고 관심을 가져보세요. 필요한 곳에 가치 있게 쓰이는 일에 주체적으로 후원을 해 보는 경험은 정말 특별할 거라고 확신해요. 잘 몰라서 조금 낯설 뿐, 절대 어렵고 두려운 일이 아니거든요.
인터뷰 진행 및 정리 후원홍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