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발전교육 및 세계시민교육의 학습영역 연구』 발간

지난 2019년 말 유네스코가 펴낸 『지속가능발전교육 및 세계시민교육의 학습영역 연구』 보고서가 최근 한국어로 발간됐다. 보고서는 각국이 지속가능발전교육(ESD)과 세계시민교육(GCED)을 증진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ESD와 GCED가 어떤 방향을 향해 가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을 담고 있다.
미래 사회에서 학습자들이 포용적이고 공정하며, 지속가능한 세계에 기여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조건을 정비하는 일은 학습자 개인과 가정, 교사, 학교의 노력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학습의 조건을 정비하기 위해서는 국가 수준의 비전과 체계적 안내가 필요하다. 이는 지속가능발전교육(ESD)과 세계시민교육(GCED)도 마찬가지다. 현재 각국은 ESD와 GCED를 증진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ESD와 GCED 학습영역에 대한 강조는 국가별, 교육단계별, 과목별로 어떤 차이가 있으며, 그런 차이는 왜 발생할까? 학습영역 간 균형잡힌 학습을 촉진하려면 앞으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지속가능발전교육 및 세계시민교육의 학습영역 연구: 국가별 교육과정 분석을 중심으로』 보고서는 이런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담고 있다. 연구진들은 이를 살펴보기 위해 전 세계 각 권역별로 ESD나 GCED에 대한 기여가 높으면서 안정적인 교육제도를 갖춘 10개 국가(코스타리카, 일본, 케냐, 레바논, 멕시코, 모로코, 포르투갈, 한국, 르완다, 스웨덴)를 선정했다. 이후 대상 국가의 교육법, 정책, 의도된 교육과정 등을 담은 총 263개 문서를 수집한 뒤 이 문서들을 ▲주제별(문화다양성과 관용, 평화와 비폭력, 인권과 성평등, 환경적 지속가능성,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 인간의 생존과 웰빙, ESD에 대한 3가지 핵심축(three pillars) 접근법, 기타 ESD와 GCED의 의도된 학습) ▲학습영역별(인지, 사회·정서, 행동, 기타) ▲교육단계별(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및 고등학교)로 분류하고 빈도와 비율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대상 국가들에서는 전반적으로 교육단계가 올라갈수록 인지적 영역의 비중은 증가하나 사회·정서적 영역의 비중은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반면에 ESD와 GCED의 세 가지 학습영역에 대한 강조 양상은 국가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였는데, 예컨대 스웨덴은 인지적 영역을, 한국과 케냐는 사회·정서적 영역을, 일본은 행동적 영역을 강조하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문서의 유형에 따라 강조하고 있는 학습영역도 다른 것으로 분석됐다. 예를 들어 국가 교육법을 담은 문서에서는 여타 문서에 비해 사회·정서적 영역에 더 중점을 두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교과에 따라, 주제에 따라서도 강조하는 학습 영역이 달랐는데,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은 인지적 영역에 더 중점을 두는 것으로 분석됐고 GCED 관련 문서는 사회·정서적 영역에, ESD 관련 문서는 인지적 영역에 가장 큰 비중을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문서 유형에서 GCED 코딩자료가 ESD 코딩자료보다 두 배 가량 많은것으로 나타나, ESD보다는 GCED 주제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번 연구 결과로 알 수 있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각 국가의 교육배경과 맥락, 제도, 요구 등을 반영해 학습영역의 상대적 강조점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국가들은 사회·정서적 영역과 행동적 영역에 좀 더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균형적 관점에서 총체적(holistic) 학습을 지향할 필요가 있고 ▲학습자들이 교과에 대한 이해를 높이면서 실제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학교와 지역사회 간 긴밀한 연계를 바탕으로 학교 전체적(whole-school) 접근법을 지향할 필요가 있고 ▲이번 연구는 교육과정과 정책 자료의 검토에 국한되었으나 향후 ESD 및 GCED 관련 학습과정과 성과를 밝히는 실제 교실 현장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김이경 중앙대학교 사범대학장, 교육대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