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Day for Cultural Diversity for Dialogue and Development)

매년 5월 21일은 국제연합(UN)이 2002년 제57차 총회에서 제정한 “발전과 대화를 위한 세계 문화다양성의 날”(World Day for Cultural Diversity for Dialogue and Development)이다. 이 기념일의 기본 목적은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화적 가치를 고양함으로써 전 세계 인류가 직면한 문화의 획일화, 상업화, 종속화에 대응하고 아울러 다원적 가치를 상호 존중하여 민족 간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는데 있다.
‘문화의 풍요로운 다양성 증진’과 ‘말과 이미지의 자유로운 유통의 증진’을 기구의 주요 임무 중 하나로 정하고 있는 유네스코는 창립 이후 문화다양성을 진흥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펼쳐왔다. 특히 2000년대 들어 채택된 ‘세계 문화다양성 선언(2001)’과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와 증진 협약(2005, 이하 문화다양성협약)’은 문화다양성을 ‘인류의 공동 유산’으로 인식하고,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을 증진하기 위한 국가의 권리를 인정한 국제 규범으로서, 전 세계에서 문화다양성을 존중하고 진흥하기 위한기초문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0년 문화다양성협약에 가입하면서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을 위한 국제흐름에 동참하였고, 협약을 구체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올해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였다. 특히 이 법률에서는 5월 21일부터 1주간을 문화다양성 주간으로 지정함으로써 국내 문화다양성 보호와 증진을 위한 여러 활동 기회를 보다 넓게 제공하기도 한다. ‘문화다양성=다문화’라는 인식을 넘어 문화다양성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공유, 확산하는 데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동 법률에 근거한 다양한 활동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전개될 예정이다.
국제사회에서도 진정한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문화가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요즘, 유네스코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문화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오고 있다. 각 국가의 환경적, 지리적, 사회적 여건과 상황을 바탕으로 형성된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것이 진정한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인식에서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난 2013년 12월 유엔총회가 결의안을 통해 문화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동력이자 조력자(culture as a driver and enabler of sustainable development)라고 인정한 것은 유네스코의 여러 노력이 빚은 성과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은 국가나 국제기구의 노력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렵다. 논의와 제도수립을 넘어 각 개인이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일상화되어야만 거시적으로도 문화다양성이 증진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속담의 의미처럼 “내”가 할 수 있는 문화다양성 존중 방법을 생각해 보는 것이야말로 세계 문화다양성의 날을 뜻 깊게 보내는 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