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사회에서 개인별 디지털 격차를 줄이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2018 세계정보사회정상회의(World Summit on the Information Society, WSIS) 포럼은 3월 중순 청명한 제네바에서 일주일간 진행되었다. 세계정보사회정상회의라는 이름에 걸맞게 2018 WSIS에서는 여러 나라에서 참여한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매일 쉴틈 없이 진행되는 다양한 세션에 참여, 정보사회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소개하고 고민을 함께했다.
올해 WSIS의 내용을 돌아보면, 회의의 기저를 이룬 주요 테마는 테크놀로지 기반 지식정보 사회의 정보격차와 디지털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있다. 회의 참가자들은 4차 산업혁명 이후 일상화될 인공지능 기반 사회에서 기존의 디지털 격차가 지금보다 심화될 위험이 있으며, 개인별로 디지털 격차가 더욱 커질 위험이 있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었다.
이에 이번 회의에서는 디지털 격차 극복을 어느 때보다 시급한 과제로 제시했다. 이에 사회와 기업, 국가와 개인, 국제기구와 연구기관 등 다양한 주체가 어떠한 지원 및 활동을 통해 지식정보사회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와 아이디어가 오갔다. 디지털 격차를 줄이기 위한 방안은 매우 다양한 각도에서 그 접근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예를 들어, 회의에 참여한 여러 국가와 국제기구에서는 정보 인프라 구축과 지속적 관리, 빠르게 변화하는 테크놀로지에 적합한 콘텐츠 및 서비스 개발을 통해 디지털 격차 극복 방안을 제시하는 사례가 많았다. 반면 북유럽과 아프리카의 협업 프로젝트 등은 모든 사람들이 테크놀로지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개발 단계에서부터 다양한 사용자를 고려하는 보편적 설계(universal design)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구체적인 도입 방안을 제시했다.
정보사회에서 테크놀로지와 정보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교육의 중요성도 강조되었다. 이에 여성이 적극적으로 STEM—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수학(mathematics)의 약자—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이에 부합하는 교육을 진행함으로써 지속가능한 미래사회 환경을 구축할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동시에 정보사회를 살아갈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도 고민했다.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청소년 단체와 국제기구, 사기업들이 의견과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 자리도 마련됐다.
미래 사회의 주역인 청소년을 위해 올해 WSIS에 서는 정보사회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한 주된 주체로 청소년을 상정하고, 18~35세 사이의 청소년 및 청년을 대상으로 한 테마 중심 워크숍을 마련했다. 이 워크숍에 서는 지속가능발전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하여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청소년들이 현대 사회가 직면한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키고, 사기업과 국가 단위의 지원으로 이를 확산시키는 모습을 실제로 볼 수 있었다.
WSIS에 참여하면서 현대를 살아가는 개인의 존재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다양한 사례를 살펴보며 이 시대의 개인은 정보화 사회를 향유하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닌, 우리가 살아나갈 환경을 주체적으로 만들어나가는 적극적 주체임을 실감했다. 테크놀로지 역시 사회와 별도로 발전하는 가치중립적인 도구가 아니라, 사회의 필요와 지향을 반영하는 유연한 환경이어야 한다는 것을 이번 회의가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김아미 경기도교육연구원 부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