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한국위원회, 트랜스내셔널 헤리티지 국제 공동연구 성과공유회 개최

유산은 단순히 과거의 산물이 아니라, 국가의 경계를 넘어 사람과 사람을 잇고, 때로는 서로 다른 기억이 마주하는 공간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유산 담론 속에서 연결과 확장이 어떻게 보다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는지 탐구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연구자와 전문가들이 한국에 모였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지난 11월 3일 서울 플라자 호텔에서 트랜스내셔널 헤리티지 국제 공동연구 성과공유회를 개최하였다. 이번 행사에는 세계 각국의 연구자, 전문가, 유산 분야 관계자 약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유산을 둘러싼 복합적 서사와 문화 간 교류, 평화와 화해의 가치 등 현대 유산 연구의 주요 의제를 중심으로 활발한 논의가 이어졌다.
트랜스내셔널 헤리티지 국제 공동연구 지원 사업은 2024년부터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국가유산청의 지원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제 연구 협력 프로그램으로, 국가와 학문, 제도적 경계를 넘어 유산의 상호연결성과 복합적 서사를 탐구하고, 다양한 공동체의 목소리를 반영한 포용적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이 사업은 1년간의 파일럿 연구를 거쳐 평가를 통해 최대 3년간의 본연구로 전환되는 2단계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2025년은 본연구 1차년도와 파일럿 연구의 완료가 맞물린 중요한 시점으로, 이번 성과공유회에서는 각 연구 단계에 참여한 7개의 연구팀이 한자리에 모여 성과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향후 연구 및 국제 협력 방향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사업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현대 유산 연구의 주요 쟁점을 다양한 지역과 시각에서 탐구하였다. 본연구팀으로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린 메스켈(Lynn Meskell) 교수의 ‘21세기 분쟁에서의 유산의 무기화’ ▲덴마크 오르후스대학교 데이비드 하비(David C. Harvey) 교수의 ‘유산–국경 복합체: 미래를 위한 트랜스내셔널 네트워크 및 정책’ ▲대만 국립타이완대학교 슈메이 황(Shu-mei Huang) 교수의 ‘아시아–태평양권의 초국경적 행동 유산: 트랜스–인디저너스 그리고 섬 간 외교를 위한 연구’가 포함되었다.
또한 파일럿 연구팀으로는 ▲독일 본대학교 소피아 라바디(Sophia Labadi) 교수의 ‘기념물의 전환: 2020년 이후 훼손된 동상과 반기념물이 포용적 유산에 미치는 영향’ ▲호주국립대학교 유지에 주(Yujie Zhu) 교수의 ‘트랜스내셔널 헤리티지 허브로서의 박물관: 민간인 전쟁 피해자, 기억 네트워크 및 국제적 인정’ ▲스위스 제네바대학교 피터 빌 라슨(Peter Bille Larsen) 교수의 ‘아시아 박물관에서의 소수자 유산, 사회적 포용성 및 인식 정의에 관한 연구’ ▲영국 뉴캐슬대학교 롭 콜린스(Rob Collins) 교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요새화된 과거: 갈등, 방어, 화해의 군사 유산에 대한 트랜스내셔널 접근’이 발표되었다.
각 연구는 유산이 정치, 기억, 정체성, 포용성 등 다양한 사회적 의제와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보여주며, 국가와 문화의 경계를 넘어 유산을 바라보는 새로운 연구 시각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유산을 둘러싼 현대의 쟁점들이 지역적 현상이 아니라, 인류 공동의 문제이자 대화의 주제임을 다시 한 번 환기시켰다.

이어진 종합 토론에서는 세션 발표를 중심으로 연구진과 참가자들의 활발한 의견 교환이 이루어졌다. 참석자들은 각각의 프로젝트가 제기한 문제의식과 방법론을 공유하며, 트랜스내셔널 관점에서 유산 연구가 나아가야 할 공통의 의제와 협력 방향을 함께 모색했다.
이번 성과공유회는 단순한 연구 결과 발표의 자리를 넘어, 국경을 넘어 유산을 함께 탐구하고 성찰하는 국제 연구 커뮤니티의 플랫폼으로서 트랜스내셔널 헤리티지 국제 공동연구의 성과와 의의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앞으로도 이 사업을 통해 축적된 연구 성과와 협력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유산을 매개로 한 포용적 대화와 지속가능한 국제협력 모델을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트랜스내셔널 헤리티지 국제 공동연구 사업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공식 웹사이트(https://www.transnationalheritage.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