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2029년도 프로그램·예산 논의, 재정 안정성 확보와 핵심 임무 지속 강조

제222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가 2025년 10월 1일부터 16일까지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집행이사회에서는 10월 6일 투표를 통해 이집트의 칼레드 엘에나니 교수(전 이집트 관광유물부 장관)을 차기 사무총장 후보로 지명했다. 또한 사업·대외관계(25개 의제), 행·재정(17개 의제), 합동(25개 의제) 위원회 등 3개 세션을 통해 ▲ 2026–2029년도 프로그램 및 예산(43 C/5), ▲ 평화를 위한 교육 플래그십 프로그램, ▲ 세계지질공원 운영규칙 개정, ▲ 유네스코상 상금 증액, ▲ 카테고리 2 센터 갱신 등 총 72개 안건을 다루었다.
먼저 사업·대외관계 위원회에서는 교육, 성평등, 정보 접근권, 세계지질공원, 문화정책, 국제 기념일 등 핵심 사업이 집중 검토되었다. 전 세계 교사 디지털 플랫폼 구축과 파일럿 프로젝트, SDG4(교육 2030) 국제·지역 조정 및 모니터링, 성평등 의제 강화, 허위정보·가짜뉴스·혐오발언 대응, 크림 자치공화국 상황 후속 보고, 세계지질공원 운영지침 개정, 몬디아컬트(MONDIACULT) 2025 준비 및 결과 보고, ‘세계 동굴 및 카르스트의 날’(9월 13일)과 ‘세계 튀르크어족의 날’(12월 15일) 제정 등이 주요 안건으로 논의되었다. 회원국들은 포용적·양질의 교육, 디지털·그린 기술 교육, 성평등 친화적 직장 환경 조성, 정보 접근권 확대 등 구체적 행동 이행을 강조했으며, 관련 파일럿 프로젝트 추진과 몬디아컬트 2025 결과 활용 권고, 세계지질공원 운영지침 개정 논의 지속 등에 관한 결정문이 채택되었다.
행·재정 위원회에서는 2023–2027년 인적자원 전략, 직원 구성, 파트너십 전략, 현장 네트워크 지속가능성 등이 논의되었다. 사무국은 로스터 방식 채용 도입을 제시했으나, 일부 이사국은 지역적 균형과 다양성 저하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에 결정문은 로스터 관련 문단을 삭제하고 사무국 고위직의 지역·성별 불균형 개선을 위한 지속적 노력을 촉구했다. 또한 구조적 재정 대화 강화, 국가위원회 역할 확대, 현장 네트워크 효율화, 유엔 협력 증대 등을 포함한 파트너십 전략과 현장 네트워크 지속가능성 보고가 이루어졌으며, 결정문에서 결과 중심 재원 조달과 효율적 파트너십 관리, 국가위원회 참여 확대 및 자발적 기여 독려 지속 등을 권고했다.
마지막으로 합동 위원회에서는 2026–2029년도 프로그램 및 예산(43 C/5) 초안을 비롯해 국제 분쟁지역 지원, 장애포용 전략, 박물관 및 도핑 방지 협약 평가, 커뮤니케이션 전략 등 핵심 의제가 논의되었다. 특히 2026–2027년 예산안은 미국과 니카라과 탈퇴에 따른 재정 불확실성을 고려해 검토되었으며, 다수 회원국이 명목 예산 동결(ZNG, Zero Nominal Growth) 옵션을 지지했다. 최종 결정문에서는 정규예산 상한 6억 1천만 달러와 MCA 2,300만 달러, 탈퇴 회원국 운용자본 805만 달러를 한시적으로 활용하도록 승인했다. 핵심 우선 분야인 교육, 과학, 문화, 커뮤니케이션, 아프리카, 성평등, 청년, 소도서개도국(SIDS)을 보호하고, 디지털 전환과 성과 기반 관리 강화, 자발적 기여 확대 등 장기적 개혁 방향을 명시했다. 신규 사업은 자발적 기여금으로만 추진하도록 원칙을 명확히 하고, ‘사실 확인 수준’ 문구를 통해 재정 집행과 통제 간 균형을 확보했다.
한국은 ZNG 옵션을 지지하면서 ▲ UN80 이니셔티브와 연계한 책임성 및 투명성 강화, ▲ 디지털·AI 활용을 통한 행정 효율성 제고, ▲ 성과 기반 관리 체계 확립 등을 강조했다. 또한 MCA와 자발적 기여금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핵심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예측 가능한 예산 운용을 통해 조직의 연속성을 확보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아울러 카자흐스탄이 제안한 유네스코 국가위원회 협력 증진 관련 의제에 대해 한국은 공동 제안국으로서 결의안 검토와 조율 과정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국가위원회의 기여와 역할을 재확인하는 데 동참했다. 그 밖에도 한국 정부가 지원하는 유네스코상인 직지상과 세종대왕 문해상의 상금이 각각 1만 달러씩 증액되었으며, 2026-2027년도 유네스코 기념해에는 한국이 제안한 ‘김구 탄생 150주년 유네스코 기념해’가 최종적으로 포함되었다.
이번 집행이사회는 재정 불확실성 속에서도 유네스코 핵심 임무 유지, 분쟁지역 지원, 국제연대 강화의 필요성에 회원국이 공감하고, 사무국의 지속가능한 예산 구조 전환과 조직 효율성 제고를 요청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금번 집행이사회의 43 C/5 결정을 비롯해 주요 의제들은 오는 2025년 10월 30일부터 11월 13일까지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개최되는 제43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최종 논의될 예정이며, 총회에서 임명될 신임 유네스코 사무총장의 재정 개혁 및 투명성 강화 이행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내년 봄 개최되는 제224차 집행이사회에서 사업의 우선순위와 예산 지출계획, 성과지표, 재원 확보 전략 등이 논의되는 가운데, 한국은 지속적으로 국제 논의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고 능동적 대응을 이어갈 계획이다.
(작성자: 오혜재 네트워크사업실 선임전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