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국제포럼’ 만찬서 피아노 연주 예정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프로젝트도 검토…”양자택일 문화 원치 않아”
“음악을 듣고 사람들이 편안함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행복한 생각을 하고 미소를 지을 수 있도록 음악을 통해 평화를 선물하고 싶습니다.”
재일동포 2세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양방언(64)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친선대사는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유네스코한국위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유네스코한국위 70주년 기념곡 작곡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2014년부터 유네스코한국위 친선대사로 꾸준히 활동 중인 그는 2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24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국제포럼’ 만찬에서 유네스코 평화의 염원을 담은 헌정곡을 초연한다.
그가 작곡한 5분 길이의 피아노곡 제목은 ‘우리, 희망, 평화, 그리고 유네스코’(We, Hope, Peace, and UNESCO)다.
양방언은 “드라마틱한 전개나 열정이 느껴지는 부분 등 공격적인 요소는 배제했다”며 “잔잔하게 올라가고 평화롭게 내려오는 곡인데, 각자가 듣고 느끼는 이미지를 넓게 상상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 간 전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등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위기 상황을 언급하면서는 “평화로 향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헌정곡은 추후 디지털 음원으로 발매될 예정이다.
양방언은 인터뷰 중에 이번 포럼의 주제인 ‘교육의 혁신과 미래’에 관해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해 “어린 시절 다양성 교육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조총련계 중학교 시절을 떠올리면서는 “획일성을 강요당했고, 록 등 서양음악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선생님은 나를 ‘반동분자’라고 했다”며 “하지만 좋아하는 것을 그만두고 싶지 않았고 반작용으로 오히려 서양음악을 더 좋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일본 고등학교에 진학해 자유로운 분위기를 접하고 충격을 받았다는 그는 “교육이든 정책이든 본질적으로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없앨 수는 없다”며 “교육이 사람의 인생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년이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인 만큼 재일동포로서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한국 국적의 양방언은 일본 나가노현의 해발 1천m 지역 가루이자와에 거주하며 음악 활동을 하고 있다.
양방언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로서의 역사와 일본 사람들이 현실적으로 인식하는 역사 모두 제대로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며 “한국과 일본을 양자택일하라는 식의 문화는 원치 않는다”는 소신을 피력했다.
그는 내년엔 음악을 통해 양국 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계획이다. 일부 프로젝트는 이미 진행하고 있고, 제안받아 검토하고 있는 프로젝트도 있다고 했다.
대규모 오케스트라 음악부터 각종 영화, 게임, 다큐멘터리 음악 등을 작곡하며 자신만의 독자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해 온 그는 뉴에이지 혹은 네오클래식 장르의 거장으로 불린다.
2년 뒤면 벌써 데뷔 30주년을 맞게 되는 양방언은 베테랑 뮤지션으로서 음악을 대하는 자신의 철학을 소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음악을 오래 할수록 음악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더 깊이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제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자연스럽게 눈앞에 보이는 것 같아요.”
인터뷰 및 기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