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2일부터 4일까지 경기도 수원에서 2024 교육의 미래 국제 포럼이 열립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유네스코, 교육부, 그리고 경기도교육청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번 포럼은 교육의 미래와 교육 변혁에 대한 국제적인 논의의 장인데요. 교육의 미래에 대한 공동의 노력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포럼 개최에 앞장선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을 만나보았습니다.
+ 교육감님 안녕하세요. 먼저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국제 포럼 개최에 적극적으로 나서주신 데 감사드립니다. 이번 포럼을 통해 “경기교육이 시도하는 미래교육”을 선보이겠다고 하셨는데요. 그 구체적인 내용으로 어떤 게 있는지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이번 포럼을 통해 공교육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고 새로운 길을 열어가고 있는 경기교육을 전 세계에 알리고자 합니다. 학교 밖으로 공교육을 확대하고 책무성을 확장해 모든 학생이 소외받지 않고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공교육 시스템의 변혁을 소개하고자 하는 것이지요. 경기교육은 모든 길이 ‘학교’에서 시작되고 학교로 이어지도록 설계했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이 자체 개발한 AI 기반 교수학습플랫폼 ‘하이러닝’은 학생 맞춤형 교육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학교가 모든 교육을 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지역사회의 교육 역량을 학교와 결합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경기공유학교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여러 이유로 교육에서 소외되는 학생들에게 특별한 맞춤형 교육으로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경기온라인학교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처럼 기존 교육의 틀과 경계를 넘어 학교 안팎의 다양한 주체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며 미래교육을 향해 도전하는 경기교육의 모습을 이번 포럼을 통해 선보이고자 합니다. 유네스코가 지향하는 교육의 담론이 경기도에서 실천되고 있는 현장을 소개하고, 세계 여러 나라와 협력하며, 교육을 통해 세상의 변화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 20세기 대한민국의 경이로운 성장에 우리 교육이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을 한 것은 틀림 없지만, 그것이 미래의 성공도 보장하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교육에 대한 우리의 기대와 요구사항을 다시 상상해 보는 이번 포럼이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은데요. 교육감님께서는 우리 교육에서 중단해야 할 것, 계속해야 할 것, 그리고 새로 만들어야 할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교육은 우리 사회의 발전을 만들어 왔습니다. 교육은 개인과 사회를 변화시키고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습니다. 사람이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하는 것도 바로 교육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AI·디지털 사회로의 급격한 전환, 다양성의 위기,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 환경 위기 등의 변화와 도전에 직면해 있고 이런 변화는 우리 교육에도 과거와 다른 새로운 역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교육에서 먼저 중단해야 할 것은 가르치며 배우는 주체를 한정하고, 교육의 시간과 공간에 제한을 두었던 기존 교육의 관습과 틀 속에서 그저 관행적으로 이어져 왔던 일들입니다. 급변하는 사회와 불확실한 미래 사회 대비하기 위해서는 공교육에도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계속해야 할 것은 학교에서 존중과 배려, 협력과 책임을 통해 인성을 키우고 공동체 속에서 역량을 키우는 일입니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와 지역사회, 자연과 기술 등 교육의 여러 주체를 확장하고, 사회변화에 ‘대응’하는 것을 넘어 더 나은 미래 ‘창출’을 중심으로 학교 교육을 실현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새롭게 만들어가야 할 것은 교육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엔진’이라는 생각을 갖고, 연대와 협력의 교육을 실현해 나가는 방법을 새롭게 만들어 가는 일일 것입니다.
+ 인공지능과 디지털 학습을 비롯한 신기술이 교육에 불러 일으키는 변화의 바람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이고, 이는 결국 학교의 모습과 교사의 역할에도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교육 시스템의 책임자로서 그러한 변화가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요?
지금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미래 사회는 아무도 가보지 못한 길이고,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입니다. AI와 디지털 기술들은 이러한 세상을 견인하는 동력이지요. 이런 흐름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가 깊이 성찰할 수 있도록 학교가 교육적 역할을 해야 합니다. 학교는 학생들의 교육받을 권리가 실현되는 곳입니다. 학생 개개인의 관심과 흥미에 따라 공교육 시스템에서 학생 맞춤형 교육이 이뤄져야 합니다. AI 디지털 기술을 적절히 활용하면 학교 현장은 지식 전달 위주에서 협력하고 연대하는 교육이 가능해집니다. 교사의 역할도 지식 전달을 넘어 안내하고 협력하는 동반자로서, ‘티칭(teaching)’에서 ‘코칭(coaching)’으로 그 역할을 확장하면서 학생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 교육이 정답 맞히기 교육, 지식 쌓기 위주의 교육이었다면, 이제는 창의력, 문제해결력, 자기 길을 주도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힘을 길러주는 교육으로 바꿔야 합니다. 경기교육 역시 이런 변화에 교육 체제를 맞추고 교사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학생 맞춤형 교육을 위해 교사, 학교, 공교육 시스템의 변화가 이뤄져야 합니다. 학생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고, 정체성과 잠재력을 찾아가는 교육의 본질을 회복해야 합니다.
+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국제 포럼을 통해 전 세계 교육계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공교육이 교육의 중심’이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유네스코가 2021년 발간한 ‘교육의 미래 보고서’는 ‘교육받을 권리, 공동재로서의 교육’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이번 포럼에서 경기교육이 학생의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연대와 협력을 통해 공교육을 확장한 실천 사례를 소개할 것입니다. 포럼 기간 중 해외 참가자를 대상으로 도내 학교와 교육기관 10곳을 방문하는 기회를 마련한 것도 기대가 큽니다. 참가자들은 현장 방문을 통해 경기도의 미래교육 방향과 실천을 확인하고, 세계 교육 전문가들과 생각을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통해 경기교육이 제시하는 보다 나은 교육의 방향을 전 세계와 공유하고자 합니다.
+ 디지털 교과서 도입 등 우리나라는 교육 신기술 도입에 매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네스코를 비롯한 많은 전문가들은 개인정보나 아동 학습자 데이터의 전용이나 유출 문제 등의 윤리적인 측면에서 조심스런 접근 또한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내고 있습니다. ‘속도’도 중요하고 ‘신중함’도 중요한 상황에서 이 둘 모두를 잡는 방법은 없을지 궁금합니다.
디지털 대전환의 시기를 맞아 미래 사회의 변화 폭이 커지고 있습니다. 많은 부분을 AI가 대신 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아이들은 AI 디지털 환경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 흐름에 따라 경기도교육청은 AI 기반 교수·학습 플랫폼인 하이러닝을 자체 개발해 학생과 교사의 교수·학습 과정을 지원하고 학생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물론 AI·디지털 교육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디지털 활용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디지털 기기 사용에 따른 올바른 소양을 길러줘야 합니다. 경기교육은 이를 대비해 학생들이 안전하고 분별력 있게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게 해 줄 디지털 시민교육을 강조하고 보안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속도와 신중함을 모두 확보하면서 학생의 디지털 역량과 디지털 시민 역량을 균형 있게 키워 학생들이 미래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도록 가정, 학교가 온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유네스코 뉴스레터> 편집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