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5일 모로코 아가디르에서 열린 ‘제36차 인간과 생물권 사업 국제조정이사회(MAB-ICC)’에서 창녕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열 번째 생물권보전지역이 탄생했는데요. 이 소식에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을 추진했던 관계자들과 많은 국민들이 환호하는 이유가 궁금하신가요? 그렇다면 창녕 생물권보전지역 신청부터 지정 과정까지 많은 활약을 한 도윤호 교수의 설명을 눈여겨 봐 주세요. 그럼, 시작해 볼까요?
+ 창녕 생물권보전지역은
이번에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됨으로써 창녕은 우리나라의 열 번째 생물권보전지역이 됐어요. 생물권보전지역이란 높은 생물다양성 가치를 지닌 지역을 핵심구역으로 하여 인근의 지역사회와 함께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이를 토대로 지속가능한 발전 모델을 만들어 가는 곳을 말하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1982년 설악산을 시작으로 제주도(2002), 신안다도해(2009), 광릉숲(2010), 고창(2013), 순천(2018), 강원생태평화, 연천임진강(이상 2019), 완도(2021)가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어요. 창녕 생물권보전지역은 창녕군 전역(530.51㎢)을 아우르고 있어요. 그중 생태적 가치가 높아 국내법으로 엄격히 보호되고 있는 우포늪 습지보호지역과 화왕산 군립공원 일대는 핵심구역으로, 두 핵심구역을 연결하며 생태통로 기능을 수행하는 토평천, 계성천, 창녕천 유역은 완충구역으로 지정됐어요. 그 외 지역은 협력구역으로 설정돼 지역주민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지역 생태계를 관리하도록 했어요.
+ 생물권보전지역, 창녕군엔 어떤 의미일까?
창녕군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신청하면서 가장 강조했던 부분은 창녕군의 핵심 생태계인 우포늪과 화왕산의 밀접한 연결성이었어요. 우포늪의 수원인 토평천의 발원지가 화왕산이라는 사실이 두 생태계가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데요. 습지 생태계와 산 생태계가 토평천을 통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고, 토평천 주변으로 발달한 농업은 지역 주민들의 삶을 지탱하고 있어요. 생태계와 생태계, 그리고 생태계와 인간이 이렇게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창녕군 전역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커지는 거예요. 이러한 통합적 관리를 통해 생태계의 보전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고, 나아가 창녕의 자연환경과 주민들의 삶이 하나의 큰 생태계 안에서 조화롭게 유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은 의미가 있어요.
알쓸U잡 돋보기 | 창녕 생물권보전지역 신청부터 지정까지, 도윤호 교수가 팔 걷고 나선 이유
어렸을 때 부모님을 따라 창녕군의 부곡온천에 자주 갔었다고 하는 도윤호 교수는 대학 학부생 시절에 시민단체에서 주관하는 철새 관찰 행사에 참여하면서 처음으로 창녕 우포늪을 방문했다고 해요. 이후 석사와 박사 과정을 거치며 연구 대상지로 우포늪과 창녕의 여러 장소를 다녔고, 그러면서 우포늪과 화왕산 등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어요. 도 교수가 창녕의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약 10여 년 전부터인데요.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자연환경의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것을 환경 보전 수단으로서 활용하려는 시도가 많았어요. 창녕 우포늪도 람사르 협약에 따라 국제적으로 중요한 철새 서식지로 인정받으면서 20년 이상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보전활동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었죠. 도 교수는 이러한 보전활동이 창녕군 전역으로 확장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창녕군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하면 우포늪뿐만 아니라 창녕군 전체의 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창녕군은 다양한 생물종의 서식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멸종 위기종을 포함한 많은 종들이 이 지역에 의존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자연환경은 지역 주민들의 생활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이를 보호하는 것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어요. 따라서 창녕군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하는 것은 생태계 보전과 지역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중요한 방안이라 확신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 보전지역이 되면 아무래도 주민들의 삶이 불편해지는 건 아닐까?
창녕군은 우포늪을 중심으로 이미 20여 년간 지역민과 시민단체가 보전활동을 활발히 진행해 온 곳이라서 자연생태계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높은 편이에요. 그럼에도 보호지역 지정에 따른 경제활동 제한에 대한 우려와 불만이 없지는 않았고, 한편으로는 그간 우포늪을 중심으로 보전활동이 이루어지면서 다른 지역주민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된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었어요. 따라서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면 창녕의 다른 지역에서도 다양한 활동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주민들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되었어요. 생물권보전지역은 단순한 보호구역 지정과 달리 지역민의 활동을 제한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의 활동이 생태계 보전에 기여하면서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체계이기 때문이에요. 이 부분을 지역 이장들을 비롯한 주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했고, 관련 시민단체와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그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시했어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창녕군이 생물권보전지역으로서 성공적으로 관리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거예요.
+ 화왕산과 우포늪, 두 핵심지역이 갖는 생태적 가치는?
억새 군락으로 유명한 화왕산과 세계적인 습지 생태계인 우포늪, 이 두 핵심지역은 각각 독특한 생태적 가치를 지니고 있어요. 먼저 화왕산은 사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뽐내는 산이에요. 봄에는 진달래가 만발하고, 여름에는 울창한 녹음과 시원한 계곡을 만날 수 있고, 가을에는 은빛 억새밭이 장관을 이루고, 겨울에는 아름다운 설경이 펼쳐지지요. 이곳에서 다양한 식물과 곤충들이 공존하며 복합 생태계를 이루고 있어요. 세계적인 생태자원인 우포늪은 다양한 수생식물과 철새들의 서식지이고, 특히 수많은 겨울 철새들이 찾아오는 중요한 기착지예요. 멸종 위기종을 포함한 많은 야생 동물들의 서식지이자 번식지 역할을 하면서 수질 정화와 홍수 조절 기능을 통해 지역 환경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죠.
화왕산과 우포늪은 창녕군의 역사와 문화 유산과도 깊이 연관되어 있어요. 화왕산 정상을 둘러싸고 있는 화왕산성은 선사시대의 화산 활동과 관련된 중요한 유적으로 이 지역의 오랜 역사를 보여주고, 우포늪은 오랜 세월 동안 지역 주민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면서 그 문화적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어요. 또한 이들 지역에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더 많은 생태적 가치가 존재할 가능성이 큰데요. 새로운 생물종이나 생태적 상호작용, 고유의 환경적 혜택 등이 추가로 발견될 수 있어요. 이러한 미발견된 가치들과 더불어, 이 지역 생태계 전체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보호 활동은 생태계의 건강과 다양성을 유지하고, 역사와 문화를 아우르는 자연의 혜택을 보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거예요.
+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가능하게 만들려면
생물권보전지역의 핵심 가치는 결국 인간과 자연의 지속가능한 공존이라 할 수 있는데요. 따라서 지역 주민들이 자신의 일상적인 활동이 지역 생태계 보전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를 인식하도록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창녕군은 우리나라의 다른 농촌 지역과 마찬가지로 아주 노령화된 지역이에요. 따라서 주민들의 보전활동 참여 방법에 대해 도시 지역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해요. 달리 말해 도시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이벤트를 통해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지만, 창녕군과 같은 지역에서는 보다 지속가능하고 일상에 밀착된 활동이 필요한 거죠. 먼저 고민하고 있는 부분은 주민들이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보전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에요. 예를 들어 전통적인 농업 방식이나 일상적인 마을 관리 활동이 자연스럽게 생태계 보전과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이를 위해 주민들에게 그들의 활동이 생태계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설명하고, 작은 변화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실천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해요.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친환경 농업, 전통적인 생태 지식을 활용한 자연 관리 등도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어요. 이러한 일상적인 보전활동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지역 사회의 모든 세대가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창녕군이 당면한 과제예요. 교육과 홍보를 통해 지역민의 인식을 높이고, 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참여 방법을 개발하고,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보전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들의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해요.
알쓸U잡 더보기 | 창녕 생물권보전지역의 성공적인 안착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과제
지역 생태계를 지속가능하게 활용하고 보전하는 일은 단순히 정부나 특정 단체의 책임이 아니라, 창녕 군민, 관련 기관, 그리고 모든 이해당사자가 함께 협력해야 하는 일이에요. 서로의 활동을 지지하고 지원함으로써 창녕의 자연을 보전할 수 있는 강력한 공동체를 형성해 창녕 생물권보전지역의 성공적인 안착을 이루어야 해요. 무엇보다 자연보전은 특별한 일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적인 삶의 일부가 되어야 해요. 전통적인 농업 방식, 마을 관리, 일상적인 활동 모두가 생태계 보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변화해야 해요.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자연을 보호하는 것을 넘어 우리의 생활 방식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중요한 열쇠가 될 거예요. 이런 것들이 이루어질 때 이곳은 생물권보전지역이라는 타이틀 없이도 자연스럽게 보전활동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고, 바로 이것이 유네스코의 인간과 생물권 프로그램뿐만이 아니라 모든 보전 프로그램이 소망하는 진정한 성공이 아닐까요?
도윤호 공주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