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뒤덮은 ‘크루키’! 😋 그런데 이거, 다양성 맞아..?
여러분, ‘크루키’ 드셔보셨나요? 저는 며칠 전에 저희 회사 인턴분들과 함께 사먹어보았어요! 트렌드에 민감한 분이라면 이미 ‘대세’로 자리잡은 크루키를 잘 알고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이라면 ‘이건 또 뭔가’ 하며 머리를 긁적일 수도 있을 거예요.
크루키는 크루아상을 반으로 잘라 그 안에 버터 초콜릿 칩 쿠키를 채운 독특한 디저트인데요. 요즘 이 디저트에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고 해요. 크루아상이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의 매력을 갖고 있다면, 크루키는 ‘겉바속쫀’(겉은 바삭, 속은 쫀쫀)이라고나 할까요? 그런 크루키를 맛있게 먹었다는 ‘인증샷’이 요즘 SNS를 가득 채우고 있답니다. 이렇게 한 순간에 특정 음식이 트렌드가 되어 식문화의 주류로 떠오르고, 같은 음식 사진을 너도나도 올리는 일이 반복되는 현상을 바라보며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디지털 세계가 문화적 동질화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갖는 사람도 있어요. 주류가 된 문화가 다양한 소수의 문화를 (의도치 않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뜻이에요.
하지만 또 한편으로 디지털 세계는 잊힌 문화를 재해석하고 다시 수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퍼뜨리게 만드는 역할을 하기도 해요. 한동안 차례상에서나 볼 수 있었던 한국 전통 간식인 약과가 어느날 갑자기 트렌드가 되었던 것처럼요. 그러니 오늘날의 디지털 세계가 그저 문화를 획일화시킨다거나, 반대로 다양성을 보장한다는 식으로 단정하는 것은 성급한 일일 거예요. 결국, 한 문화의 진심이 누군가에게 닿으면 거기서 또 다른 문화가 만들어지고 펼쳐지는 것이 아닐까요? 새로운 문화를 많이 접하고, 그것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거나 나만의 잣대로 평가절하하는 대신, 서로 다른 관점을 ‘포용’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예요.
다른 문화에 대한 멸시와 탄압을 가장 잔인하고 극단적인 형태로 표출한 홀로코스트가 벌어졌던 제2차 세계대전의 과오를 인류가 통절히 반성하면서 설립된 유네스코는 문화다양성을 세계적인 의제로 만드는 데 앞장서 온 기구예요. 그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대화와 이해, 나아가 ‘다름’을 인정하는 문화다양성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 결과 유네스코는 2005년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와 증진에 관한 협약」(일명 문화다양성 협약)을 채택할 수 있었고, 나아가 소수 문화 보호와 불평등 감소, 디지털 세상에서 예술가와 창작자에 대한 공정한 소득 분배 등을 담은 공공정책 수립을 촉구하며 「문화정책의 (재)구성」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어요. 또한 5월 21일, 오늘을 ‘대화와 발전을 위한 세계 문화다양성의 날’로 지정하고 문화다양성에 대한 인식과 지지를 확산하는 데도 힘쓰고 있어요.
“모든 (토착) 문화는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또다른 세계입니다.”
Each Culture is a world to be discovered.
이것은 유네스코 친선대사이며, 아카데미상을 받은 영화 《로마》에 출연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멕시코 배우 얄리차 아파리시오(Yalitza Aparicio)가 한 말이에요. 다양한 축제와 휴일이 있고, 여행하기에 정말 좋은 5월도 어느덧 다 지나가고 있는데요. 이런 시기에 여행을 하면서, 또한 크고 작은 축제에 참가하면서 새로운 문화와 다양한 시각을 주의깊게 들여다 본 우리 유네스코 패밀리라면 아파리시오 대사의 그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5월의 들꽃처럼 다양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들여다보며 느끼는 즐거움, 이를 통해 나의 세상이 한뼘 더 확장되는 희열을 맛보는 즐거움을 5월 21일 문화다양성의 날에는 모두가 느껴볼 수 있기를 바라요.
대화와 발전을 위한 세계 문화다양성의 날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여기를 클릭해서 확인해 주세요.
70GETHER 캘린더 세계기념일 작품 작가 인터뷰 | 이지몬스터 작가 (@takecareez)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2024년을 맞이하며 KT Y 아티스트와 협업해 야심차게 준비한 세계 기념일 달력! 5월 달력의 일러스트를 ‘대화와 발전을 위한 세계 문화다양성의 날’을 주제로 꾸며주신 이지몬스터 작가를 만나 그 작업 과정에 얽힌 이야기와 문화다양성에 대한 생각을 들어 보았어요.
+ 안녕하세요, 이지몬스터 작가님! 소개를 부탁해요.
안녕하세요? 이지입니다. 제 본명이 ‘이지’고, 따라서 친구들이 붙여준 별명이 ‘이지몬’이어서 ‘이지몬스터’로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포켓몬스터’처럼요. 그림을 기반으로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 이번 세계기념일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이 어떤 느낌을 받길 원하셨는지, 또 제작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궁금해요.
세계 문화다양성의 날을 그리게 되었는데요. 요즘에는 특정 전통이나 문화, 그리고 인종을 구분해 표현하는 것이 편견이라고 느껴지기도 해서 현 시대의 문화와 그 다양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 봤는데요. 생각보다 잘 되지 않았습니다 ㅠ_ㅠ. 그래서 여러 나라의 보편적인 인종과 전통적인 의상을 먼저 그리고, 모두가 이를 환영하는 이미지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 다양한 인종, 다양한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이 어울려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여행도 무척 좋아하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런 여행지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과 문화에 대한 기억이 이번 작품 속 오브제에도 반영이 됐을까요?
여러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은 아무래도 동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제가 도시 위주로 여행을 다녔기 때문에 특별히 문화의 차이를 크게 느껴보진 못한 것 같아요. 하지만 우리에겐 상상력과 구글 검색이 있으니, 그런 것들을 통해 이미지들을 하나하나 완성했어요.
+ 온라인 교육 플랫폼에 올린 여행 드로잉 클래스 소개글에서 “오랫동안 여행의 기억을 남기고 싶어서” 사진보다는 드로잉을 남기길 좋아한다는 부분이 정말 멋진 표현이라 느꼈어요. 그런데 저 같은 ‘그림치’도 그런 드로잉을 시도해 볼 수 있을까요? 물론 그 클래스를 들으면 답이 있겠지만(!) 처음에 어떤 마인드로 시작해 보면 좋을지 살짝 이야기해 주시겠어요?
그림을 전혀 못 그리는 ‘그림치’라는 게 정말 있기나 한 걸까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그냥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리면 즐거운 게 바로 그림이거든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그림을 그린다는 생각을 버리는 게 중요해요. 그저 자신이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리다 보면 기록도 되고 추억도 쌓일 거예요. 그리고 무엇보다, 계속 하다 보면 느는 게 바로 그림입니다.
+ 문화다양성의 날은 다양한 문화의 풍요로움뿐만 아니라 평화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달성하기 위해 문화 간 ‘대화’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날이에요. 혹시 작가님께서 이 날을 기념해 하고 싶은 행동이 있을까요?
문화 간 대화가 필수적이라는 것은 서로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는 말이겠네요. 그럼 이 날엔 서로 간의 이해를 할 생각이 없는 사람들, 예컨대 나쁜 인종차별주의자들을 혼내줘야 할까요? (농담입니다!) 음, 한국에서 흔히 접할 수 없는 나라의 음식을 먹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내 취향이 아니라고 무조건 싫다고 하는 것보다, 먼저 체험해보고 자신의 취향으로 평가도 해 보고요.
+ 이번 캘린더를 통해 ‘이지몬스터’라는 작가에게 흥미를 갖게 된 독자들에게 꼭 보여드리고 싶은 작품 한두 개만 소개해 주시겠어요?
+ 3D 드로잉, 애니메이션 등 본인만의 분야를 개척해나가고 있는 젊은 아티스트로서 날개를 펼치고 계신 이지몬스터 작가님의 10년, 20년 후 모습은 어떻게 그려지길 원하시나요? 향후 목표나 계획도 궁금해요.
10년, 20년 후에 무엇보다 제발 건강했으면 좋겠네요. 미래의 제 모습을 구체적으로 상상해 보지는 않았는데요. 육체적으로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늙은 사람’이 아니면 좋겠습니다. 계획은 딱히 없는데, 게으르지 않고, 열심히 살았으면 좋겠어요.
+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70주년 축하 한마디 해주세요!
아이고 축하드립니다! 뭐든 오래 유지하는 것은 어렵지요. 항상 수고가 많으십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