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선거가 많이 예정돼 있어서 ‘슈퍼 선거의 해’라 불리고 있습니다. 무려 세계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20억 명의 유권자가 올해 투표를 하게 된다고 하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4월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죠? 저는 본 투표일보다 앞서 지난 3월 말에 주프랑스대사관에서 재외투표를 통해 유권자의 의무를 잘 마쳤답니다.
선거 결과가 국가의 미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유네스코는 각국의 유권자들에게 정확하고 믿을만한 정보를 전해주는 언론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보고, 선거 기간에 언론인을 대상으로 한 폭력을 면밀히 살피기도 했습니다. 작년 11월에는 『법집행의 역할: 대중 집회와 선거 기간 중 언론인 안전 보장』이라는 제목의 이슈 브리프를 발간해 선거 기간 중 언론인의 안정과 표현의 자유, 그리고 정보 접근권 보장이 지켜져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선거로 떠들썩한 몇몇 나라들과는 달리 유네스코는 큰 선거 없이 올해를 보낼 예정인데요. 그도 그럴 것이 유네스코의 주요 선거는 유네스코 총회가 열리는 홀수 해에 치러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유네스코의 슈퍼 선거의 해는 언제일까요? 적어도 한국으로서는 작년이 슈퍼 선거의 해였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두 개의 중요한 부속위원회(집행이사회, 세계유산위원회) 선거가 함께 있었기 때문입니다. 부속위원회의 이사국/위원국으로 선출되면 관련 회의를 통해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가 가능합니다. 유네스코의 활동 전반의 주요 결정을 내리는 집행이사회, 세계유산의 등재 과정에서 최종 승인 권한을 갖고 있는 세계유산위원회는 특히 유네스코 회원국이라면 모두 참여하고 싶어하는 ‘인싸’ 위원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이 두 선거에서 모두 목표했던 바를 달성하면서 작년을 잘 마무리했습니다.
저에게도 작년은 슈퍼 선거의 해였는데요. 제가 담당하는 정부간위원회의 선거 여럿이 한꺼번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정부간해양학위원회(IOC)에서는 제가 파견을 온 지 3개월 만에 집행이사국과 사무총장 선거가 열려서 바짝 긴장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IOC 사무총장 선거에는 한국이 입후보하지 않아 투표만 하면 됐기에 비교적 부담이 없었지만, 한국이 이사국 진출을 위해 입후보한 IOC 집행이사회 선거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한국은 1993년부터 IOC 집행이사국으로 활동해 왔는데, 적어도 제가 담당자로 있는 시기에 그 역사가 중단되는 상황은 피하고 싶었으니까요.
사실 이사국 진출을 위해 투표가 필수적인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룹 내에서 사전 합의를 통해 무경합(clean slate)을 달성하는 것이 유네스코의 전통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2021년 집행이사국 선거에서는 선거일 전날 타 회원국이 자진 사퇴해 경합이 해소된 바 있는데, 작년에는 한국이 속한 아시아태평양 그룹과 동유럽 그룹에서 결국 투표가 치러졌습니다.
투표 당일. 지나가던 한 회원국 대표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한국을 지원할 거라는 얘기를 해주기도 했지만 투표 용지를 받아 기입하는 제 손은 살짝 떨렸습니다. 호명을 받고 나가서 투표함에 용지를 넣고 돌아올 때 최대한 자연스럽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결과는 투표 직후 바로 발표됐는데요. 당선국 명단에 ‘Republic of Korea’가 들어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나니 몇주간의 긴장이 풀리면서 비로소 홀가분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한국이 그동안 유네스코 IOC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기여한 것을 회원국들이 인정해 준 것 같아 기쁘기도 했습니다.
투표 당일. 지나가던 한 회원국 대표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한국을 지원할 거라는 얘기를 해주기도 했지만 투표 용지를 받아 기입하는 제 손은 살짝 떨렸습니다. 호명을 받고 나가서 투표함에 용지를 넣고 돌아올 때 최대한 자연스럽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결과는 투표 직후 바로 발표됐는데요. 당선국 명단에 ‘Republic of Korea’가 들어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나니 몇주간의 긴장이 풀리면서 비로소 홀가분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한국이 그동안 유네스코 IOC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기여한 것을 회원국들이 인정해 준 것 같아 기쁘기도 했습니다.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홍보강 주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