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8일 오후 서울 명동 한복판에 자리 잡은 유네스코회관의 11층 대회의실. 민동석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이 이이남 작가를 ‘문화예술 친선대사’로 위촉하며 환하게 웃었다. 폭염 탓에 숨이 막힐 듯한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70여명이 객석을 채우고 친선대사의 출발을 축하했다. 이날은 또 유네스코회관의 간판 복원식 및 LED 조명 점등식, 작품전시회 개막식도 진행돼 유네스코한국위원회로서는 경사가 겹친 행복한 날이기도 했다.
민 사무총장은 “이 작가는 전통 화폭에 첨단 기술의 마술로 환상적인 ‘정중동’의 작품 세계를 펼쳐 주어 세계 문화계로부터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을 잇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더욱 멋진 작품으로 치유와 회복, 평화와 화합의 유네스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파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작가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고귀한 활동에 나의 창작활동과 작품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해 준 분들에게 감사하고 또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면서 “우리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보다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내년 창립 60주년을 앞둔 의미심장한 시점에서 이 작가를 선택한 것은 그의 작품 속에 면면히 흐르는 ‘치유와 회복’ 메시지를 주목했기 때문이다. 이 작가가 이날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 기증한 작품 ‘모나리자 폐허(MonaLisa2013)’를 봐도 이 작가와 유네스코의 정신적 교감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다.
모나리자 상에 한 대 두 대 전투기와 폭격기, 그리고 육중한 첨단 헬기가 나타나 폭격을 퍼붓는다. 화염은 마치 그림을 불태울 것 같은 기세로 활활 타오르지만 잠시 후 그 자리에는 고흐의 해바라기와 수선화를 비롯한 꽃들이 화려하게 피어난다. 전쟁의 화마를 아름다운 꽃으로 승화해내는 인류의 숭고한 정신력을 웅변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 아닐 수 없다.
민 사무총장은 “상처가 난 자리를 꽃으로 재생시키는 치유와 회복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면서 “되도록 많은 분들이 디지털화한 정보로 덕분에 살아 움직이는 이 작가의 작품을 직접 보고 인류애의 소중함을 되돌아보는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는 9월 17일까지 유네스코회관 로비에서는 모나리자 폐허를 비롯해 △김홍도-묵죽도 △달항아리 △만화병풍-유네스코 △박연폭포 △인더카(In the car) 등 이 작가의 최신 작품 6점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위촉식에 이어 빌딩 1층 입구에서 열린 유네스코 회관의 간판 복원식은 팡파르와 함께 LED 조명이 점화되면서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1967년 건물 준공 당시 건물에 걸렸던 영문‘UNESCO’를 그대로 되살리면서도 현대화한 명동의 분위기에 맞춰 화려한 조명을 가미한 뜻 깊은 행사였다.
박영순 유네스코한위 사무총장 직속 홍보소통특별위원(경민대 평생교육원 책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