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사회과학이 가야할 길 제시
2013년 세계사회과학보고서(World Social Science Report 2013)가 출간됐다.
전 지구적 환경변화(Changing Global Environments)를 주제로 한 이번 사회과학보고서는 1999년, 2010년에 이어 세 번째 나온 것으로, 제프리 삭즈와 수잔 모저 등 학계, 연구소, 싱크탱크, 비정부기구, 정부기관 등 전 세계의 사회과학자들이 참여했고, 모두 7부 108편의 논문으로 구성되었다. 아쉽게도 필자 명단에 한국 사회과학자의 이름은 없다.
보고서의 기획과 편집을 맡은 국제시회과학협의회(ISSC)는 이 보고서를 전 지구적 환경변화에 대한 사회과학의 지적 기반으로 삼아 앞으로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한 연구에서 사회과학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에 발간된 사회과학보고서는 오늘날 환경문제와 지속가능성 관련 현안을 다루기 위해서 사회과학자들이 자연과학, 인문학, 공학 분야의 학자들은 물론 정책결정자나 이 분야 활동가 등과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번 보고서는 오늘날 전개되고 있는 지구 환경변화에 사회과학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답변의 성격이 짙다. 오늘날의 사회가 마주하고 있는 환경적 도전과제는 규모, 범위, 속도, 복잡성 면에서 전례 없고 어마어마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또 이 과제들이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의 복리(well-being)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전 지구적 환경변화의 결과, 개인과 공동체는 위태위태한 삶에서 쓰러지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다. 또 환경변화의 영향은 환경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가난, 불평등, 사회적 불만 등 다른 사회·경제·정치적 위기들 역시 환경변화가 배태하는 현상인 것이다. 한 마디로 전 지구적 환경변화는 생활방식, 행동, 인간 간의 상호작용 등 지구상의 모든 것을 바꾸어 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사회과학의 존재이유도 바꾸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세 번째 사회과학보고서가 발행된 것은 이러한 배경 속에서다. 특히 이 사회과학보고서는 새로운 종류의 사회과학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한다. 새로운 사회과학이라면 좀더 대담하고, 좀더 역량을 갖추고, 다루는 영역을 좀더 확장하고, 또 지금과는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전 지구적 환경변화를 기본적인 사회과정 중의 하나로 보고 이를 재해석할 수 있을 만큼 사회과학은 좀더 대담해질 필요가 있다. 또 사회과학적 안목과 현실세계의 문제 해설을 제대로 결합할 수 있도록 사회과학의 역량이 향상되어야 한다. 좀더 많은 사회과학자들이 전 지구적 환경변화문제를 직접 다룰 수 있을 정도로 사회과학의 영역이 확장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회과학은 사회가 당면한 여러 부문에 걸쳐 있는 복잡한 문제에 잘 대응하기 위해 이론, 가정, 방법론 등에서 지금까지와는 달라야 한다.
한편, 제37차 유네스코 총회 기간 중인 11월 15일, 이 보고서 출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 날 기념행사에서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사회과학은 모두를 위한 좀더 지속가능한 미래를 이해하고 상상하고 일구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2013년 세계사회과학보고서는 국제사회과학협의회, 유네스코, OECD 세 기구가 공동 발행기관으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