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유네스코 본부와 함께 5월 14일-18일 솔로몬제도에서 나우루, 솔로몬제도, 쿡제도, 키리바시, 통가, 피지 국가위원회 역량강화를 위한 훈련 워크숍을 열었다. 이를 통해 웹사이트를 갖춘 국가위원회는 85개국으로 늘어났다.
전 세계 70억 인구 중 인터넷을 사용하는 인구는 2012년 기준으로 24억 명을 넘어섰고 이들 중 20억 명은 매일 인터넷을 사용한다고 한다. 이렇듯 인터넷은 우리 삶에 있어 중요한 정보교류의 채널이자 의사소통 수단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처럼 인터넷이 보편화된 시대에 전 세계 198개 유네스코국가위원회 중 공식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는 국가위원회는 몇 개나 될까? 놀랍게도 답은 79개. 전체의 채 절반이 못 되는 수치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올해부터 아태지역 국가위원회를 대상으로 홈페이지를 만들어주는 사업을 시작했다. 유네스코 사업의 이행은 물론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전달해야할 책임을 진 국가위원회들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첫해 사업의 대상 지역은 가장 열악한 정보통신 환경에 놓여있는 남태평양의 군소도서개발국으로 정했다. 그리고 지역 내 웹사이트 개발을 희망하는 6개국의 요구와 환경에 맞춰 웹사이트 템플릿을 개발했다. 각 국가별로 준비한 웹콘텐츠를 웹사이트에 올려 시험 가동도 완료했다. 사업의 마지막 단계로 웹사이트 관리자를 대상으로 한 훈련 워크숍과 열악한 현지 환경에서 웹사이트의 작동여부를 직접 확인하는 일만 남아있었다.
2차 세계대전 기간 중 일본군과 연합군 사이의 치열한 전쟁으로 섬 주변이 침몰된 군함으로 둘러싸인 나라, 인구의 70퍼센트가 원활한 전기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는 나라, 하루에도 몇 번씩 일어나는 정전을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받아들이는 나라, 이러한 상황에서도 새로운 기술과 정보에 목말라 하는 나라. 우리는 솔로몬제도라는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에서 웹사이트개발 훈련 워크숍을 개최하기로 했다.
인천국제공항을 떠난 지 16시간 만에 도착한 호니아라공항은 방금 우리가 타고 온 비행기외엔 비행기를 찾아볼 수 없는 작은 공항이었다. 외국 공항에 도착해서 휴대용 전화기를 켜면 가장 먼저 표시되는 현지 통신 네트워크 신호도 잡히지 않고, 외교부 영사콜센터 문자도 오지 않았다. 외부세계와의 연락 두절. 갑자기 워크숍을 개최하기로 한 호텔의 인터넷 사정은 괜찮은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출장 전부터 수차례 확인을 했지만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이번 워크숍의 핵심은 이미 개발된 나말별 웹사이트를 인터넷 상에 올려놓고 각국 담당자들이 실재로 관리 훈련을 해보고 필요에 따라 그 기능을 수정 · 보완하는데 있었다. 따라서 안정된 인터넷 연결은 필수적인 요소였다. 그러나 현지 사정은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절망적이었다. 워크숍 개최 하루 전 “현재로서는 유선 인터넷 설치가 어려워 무선 인터넷으로 대신할 수밖에 없다”는 호텔 지배인의 말을 듣고 속은 들끓어 올랐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었다. 이렇게 연결된 무선 인터넷은 용량 제한으로 인해 여러 명이 동시에 접속할 경우 웹페이지 로딩에 상당한 시간이 걸렸고 어렵사리 접속이 되도 연결이 끊기기 일쑤였다. 인터넷 환경만을 놓고 보자면 말 그대로 최악이었다.
하지만 이토록 인내력을 요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워크숍에 참석한 6개국(나우루, 솔로몬제도, 쿡제도, 키리바시, 통가, 피지) 참가자들은 불평 한 번 없이 매우 진지하게 이틀 동안의 교육과정을 이수했다. 참가자들은 각자 웹사이트 메뉴를 새롭게 구성하고 콘텐츠를 채웠나갔다. 일부는 휴식시간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작업을 계속하기도 했다.
워크숍 마지막 날, 참가자들은 기본 템플릿을 바탕으로 자신들이 새롭게 구성한 웹사이트를 다른 참가자들에게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개발한 웹사이트를 소개하며 참가자들은 뿌듯해했다. 웹사이트 관리를 담당할 직원이 없어 본인이 직접 참가했다는 나우루의 제릴린 텔레니 사무총장은 “우리도 이젠 번듯한 웹사이트를 갖게 되어 너무 기쁘다.이틀 만에 웹사이트 관리를 얼마나 배울 수 있을지 반신반의 했었지만 워크숍 참가를 통해 웹사이트 관리 방법을 배울 수 있었고 무엇보다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유네스코를 대표하여 참석한 샤올린 챙 국가위원회 담당과장도 참가자들이 개발한 웹사이트들을 보고나서 “이렇게 훌륭한 웹사이트가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만들어 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기대이상의 결과를 만들어낸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참가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라고 워크숍을 평가했다.
워크숍 기간 중 참관자 자격으로 참석한 니우에 국가위원회 사무총장은 새로운 웹사이트를 갖게 된 이웃 국가들에 대해 부러움을 숨기지 않으면서 “사실 웹사이트를 관리할 엄두가 나지 않아 신청조차 못했다. 하지만 이웃 국가들이 웹사이트를 개발하고 활용하는 것을 보니 우리도 꼭 가지고 싶어졌다. 다음번에 기회가 된다면 우리도 꼭 참가하고 싶다”고 수차례 말했다.
열악한 환경에서 하루하루가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으로 이어졌지만 워크숍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새롭게 개발된 웹사이트의 디자인과 기능성도 만족스러웠지만 더 의미가 있었던 점은 참가자들에게 웹사이트 관리가 그다지 어렵지 않다는 점을 일깨워주고 그들 스스로 웹사이트를 관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점이 아닌가 싶다.
유네스코정책팀장 전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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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지역 유네스코 국가위원회 훈련세미나 열려 유네스코 본부는 군소도서개발국이 모여 있는 태평양지역 유네스코국가위원회의 역량강화를 위해 매2년마다 훈련세미나를 개최해왔다. 5월 14일-18일 솔로몬제도 호니아라에서 개최된 올해 훈련세미나에는 태평양지역 14개국 참가자, 유네스코 본부 및 아피아지역사무소 직원,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과 직원 등 약 20여명이 참석했다. 전반부 3일 동안은 유네스코 중기전략과 사업계획, 유네스코 재정위기 및 조직개혁, 파트너십 개발 전략 등 주요 현안에 대한 발표와 논의를 실시했고 후반부 2일 동안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준비한 웹사이트 훈련워크숍을 실시했다. 군소도서개발국이란? 군소도서개발국(Small Island Developing States, SIDS)은 1992년 6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된 유엔환경개발회의를 통해 처음 사용된 표현으로 국토가 저지 해안으로 구성된 작은 도서 국가로 전세계 52개국이 해당된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지리적 고립성, 제한된 자원, 자연재해에 취약한 환경, 과도한 국제무역 의존도, 외부영향에 대한 민감성, 급속한 인구증가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열악한 기반시설과 높은 통신, 에너지, 수송비용 또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으며 작은 내수시장도 규모 있는 경제로의 발전에 장애가 되고 있다. 유엔은 이 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군소도서개발국들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돕기 위해 1994년 바베이도스 행동계획을 채택하였고 2005년에는 모리셔스 전략 채택을 통해 바베이도스행동계획을 보다 구체화했다. 한편, 유네스코는 모리셔스 전략의 이행을 위해 2008-2013년도 중기전략부터 군소도서개발국을 주요 관심그룹으로 지정하고 모든 사업부문에서 이들을 지원하는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