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제출한 카테고리2 기관 설립제안서 통과
제191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가 4월 15일 개회식 및 사무총장 보고를 시작으로 약 2주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렸다. 이번 집행이사회에서는 ‘Post-2015 개발의제 준비에 있어 유네스코의 참여’, ‘박물관 및 소장품의 보호 및 증진에 대한 국제표준규범 예비연구’, ‘세계기록유산 사업 강화방안’, ‘유네스코 내부감사실 연례보고’, ‘유네스코 재정상황 보고’ 등 총 42개 의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우리나라 관련해서는 유네스코카테고리2 센터로 신청한 ‘청소년의 발달과 참여를 위한 국제무술센터’와 ‘국제 물안보 및 지속가능관리 연구교육센터’의 설립제안서가 통과되었다. 무엇보다, 오는 11월 제37차 유네스코총회에서 채택하는 유네스코 8년 계획인 ‘중장기 전략(C/4)’과 4년 계획인 ‘사업계획 및 예산안(C/5)’에 대한 논의가 집중되었다.
팔레스타인의 유네스코 가입과 이로 인해 유네스코 예산의 22%에 해당하는 미국의 분담금 납부 보류라는 ‘비상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유네스코와 그 주요 의사결정기구인 집행이사회의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재정위기’는 유네스코 사무국 및 회원국들이 보다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목적과 안목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좋은 취지만을 강조하며 정처없이 떠돌던 유네스코 사업들에 대해 이번 집행이사회 기간 내내 Action plan, strategy, priority와 같은 단어들이 등장했다.
집행이사국들은 각 지역별 대표로서 일부 논의에 대해서는 구체적이고 신랄한 비판을 제기하는 한편, 감축된 인력 및 재원에도 손과 발이 되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사무국에 따뜻한 지원을 표명하는 ‘당근’과 ‘채찍’을 쓰기도 했다. 유네스코 사무국 또한 체계적인 보고자료와 함께 회원국들의 건설적인 제안들은 전적으로 수렴하는 모습을 보이는 한편, 일부 이슈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반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유네스코 사무국과 집행이사국이 회의에 임하는 자세가 이전과는 다른 확연히 진지한 모습을 보였음에도 여전히 풀어야할 과제들은 많아 보였다. 수혜국의 입장과 공여국의 입장이 극명하게 대립하며 ‘양쪽 모두 맞는 말이지만 접점을 찾을 수 없는’ 팽팽한 논의가 종종 발생했다. 어느 때보다 효율성이 강조되면서 평가와 감사(evaluation and audit)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반면, 막상 사업에 투자할 자금 조차 부족한 상황에서 그 사업을 평가하는 자금의 규모가 지나치게 큰 상황에 대한 비
판도 일었다. 또, 사무총장 및 사무국의 예산 및 인력 운영에 대해 회원국들이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오는 11월 제37차 유네스코 총회에서는 유네스코 중장기 전략(C/4)과 사업계획 및 예산안(C/5)을 채택하고 유네스코 사무총장 선출을 하게 된다. 유네스코는 ‘회원국 모두가 주인으로’ 공동의 목적과 비전을 향해 가면서도 현실에서는 나라마다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볼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우리 또한 눈과 귀를 열고 공동의 목적과 국가의 이익 사이에서 적합한 균형점을 찾고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유네스코 정책팀 한명희 hanmh@unesc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