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2015 개발의제의 발전방향과 2015 세계교육회의 준비
최근 국제사회는 새천년개발목표(MDGs)와 모두를 위한 교육(EFA) 목표가 함께 종료되는 2015년 이후의 개발의제를 설정하기 위해 경주하고 있다. 유엔의 여러 기구들을 비롯하여, 회원국과 분야별 전문기관들이 각자의 주력분야와 관심 의제를 2015년 이후 목표에 반영하기 위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 MDGs와 EFA가 하향식으로 유엔과 몇몇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설정되었다는 비판을 받아, 이번 Post-2015 의제설정 과정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상향식 접근을 도입한 것이 주요한 특징이다. 이와 같은 상향식 접근은 여러 분야 관계자의 의견과 관심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나, 이에 반해 상충된 의견과 이해관계로 인해 의제 설정 과정이 보다 복잡해지고, 일관된 원칙과 우선순위 설정이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는 분명한 단점도 지니고 있다. 이글에서는 현재 국제사회의 2015년 이후(Post-2015) 개발의제 설정 과정을 간략히 정리하고, 특히 교육의제를 중심으로 최근 부상하고 있는 목표와 발전방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현재 국제사회 Post-2015 개발의제는 크게 두 경로로 그 설정이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MDGs를 이을 후속 의제를 설정하는 과정이며, 다른 하나는 유엔 지속가능발전(Rio+20) 정상회의에서 제안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논의하는 과정이다. 우선 Post-MDGs는 유엔개발계획(UNDP)을 중심으로 유엔체제 내 국제개발기구들이 참여하는 유엔개발그룹(UNDG:UN Development Group)에서 주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UNDG는 개발의제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50여개 국가를 대상으로 국가별협의(national consultation)를 진행하고 있으며, 개발의제의 주요한 세부 목표에 대한 11개 주제별협의(thematic consultation)도 진행하고 있다. 교육은 주제별협의 중 하나로 UNDG에 참여하고 있는 유네스코와 유니세프가 협의과정을 주관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국가별, 주제별협의의 결과는 유엔 사무총장이 구성한 Post-2015 개발의제를 위한 고위급패널(High-level panel)에서 종합 검토되어, 올 9월에 열릴 유엔 총회 중에 Post-MDGs의 후속목표에 대한 초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올해 발표될 목표와 원칙을 바탕으로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난상토론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목표와 원칙을 측정하기 위한 세부 지표와 방법들도 검토되어 2015년에 최종적인 Post-MDGs 목표들을 완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경로인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는 MDGs가 인간개발에 치중했다는 한계를 넘어,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위기의 시대에 보다 지구적인 관점에서 미래 발전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인식 하에서 제안되었다. 리우+20 회의 이후 SDGs는 30개 회원국 대표가 참여하는 공개실무그룹(Open Working Group)을 구성하여 2013-2014년 사이 구체적인 목표를 제안할 예정이다. 공개실무그룹 이외에도 유엔은 지속가능발전예산 전문가위원회와 고위급 정치포럼을 구성하여 SDGs를 위한 정치적, 재정적 지원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 같은 과정 속에 교육의제는 인간개발의 주요 요소로 특히 Post-MDGs 과정의 일부로 미래의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유네스코와 유니세프는 차기 교육의제에 대한 여러분야의 의견을 종합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국제기구, 시민사회, 연구기관 등을 중심으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물론 교육은 지속가능발전에 있어서도 간과될 수 없는 부분이며, 1992년 리우선언 등에도 교육의 역할이 명시되어 있고, 유엔 차원에서 ‘지속가능발전교육(ESD) 10년’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으나, 최근 SDGs에서는 교육이 다른 분야에 우선순위가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다. 최근 SDGs는 이전 경제, 사회, 환경 부문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의제의 한계를 인식하고, 지구자원과 생태계 서비스의 한도 내에서 지속할 수 있는 발전 체제 확립에 집중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접근 전환으로 교육보다는 당장 보전이 필요한 물, 토양, 기후, 생물다양성 등의 환경적 요소를 강조하게 된 것이 현실이다.
MDGs와 SDGs 차원의 개발의제 논의에 더해 교육의제는 1990년 좀티엔회의에서 출범한 ‘모두를 위한 교육(EFA)’ 차원에서도 자체 논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EFA의 국제조정을 담당하는 유네스코는 올해부터 EFA 점검 지침에 따른 국가별 점검을 권고하고, 이를 바탕으로 2014년 하반기에는 지역별로 회의를 개최하여 지역별로 EFA의 성과와 남겨진 과제를 도출하고, 이를 통한 미래교육의제 설정에 기여할 계획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지역회의의 논의 내용은 우리나라에서 개최되기로 확정된 ‘2015 세계교육회의’에 반영되어 EFA 후속의 미래교육의제로 공표될 예정이다.
2015년 한국회의에서 정해질 Post-EFA 의제의 파급효과를 배가하기 위해서는 더 넓은 차원의 Post-MDGs 및 SDGs와 연계하여 설정되어야 할 것이다. 2000년도에도 MDGs에 EFA의 초등교육 보편화와 교육의 양성평등 두 가지 목표가 동일하게 반영되어 어느 정도 관계 설정을 하였으나, 목표가 동일하게 설정된 것 이외에는 MDGs와 EFA 간의 상호작용과 연계가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욱이 일부 전문가
들은 MDGs에 EFA의 일부 목표만 포함됨에 따라 다른 EFA 목표들이 소외되었다는 비판을 하는 상황에서, 2015년 이후 개발목표와 교육목표 간에는 보다 유기적인 관계 설정이 필요하다.
최근 유네스코와 유니세프 공동으로 진행된 교육부문 개발의제에 대한 협의(세네갈 다카르/3월 18-19일) 결과 국제사회는 ‘모두를 위한 공평한 양질의 평생학습(Equitable, quality lifelong learning for all)’을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거대 목표가 설정되었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 목표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부분적 합의를 보였다.
1) 학습의 질 강조: 이전 MDGs와 EFA가 취학률과 학교 수등 교육투입 측면의 양적 확대에 상대적으로 집중한 한계를 인식하여, 교육을 통한 결과인 학생들의 학습 성과와 배움(learning)에 초점을 맞춘 목표 개발
2) 교육 형평성: 교육의 양적 확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육의 빈부차가 심각한 상황에서 경제적, 사회적, 지역적 환경 등에 따른 교육 격차를 줄이고, 불평등을 해소하는데 집중한 목표 개발
3) 하위 중등교육(중학교 수준 교육)까지 보편화: 초등교육에 한정된 이전 의제를 넘어, 현재 사회의 경제적, 기술적 수요를 고려하여 중학교 수준의 교육까지 지원과 보편화를 확대
그러나 위의 세 가지 분야를 제외하고 영유아교육, 성인문해교육, 직업기술교육 등 다양한 세부 의제들이 제기될 수 있으며, 이를 측정하고 평가하는 방법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지속적인 연구와 협의가 필요하다. 이와 같은 맥락 속에서 우리나라는 2015 세계교육회의 유치국으로 MDGs, SDGs, EFA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의제 관련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야 할 것이며, 우리의 발전 경험과 미래 교육 및 국제협력 전략에 상응하는 국제 의제가 설정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2015년 이후 미래교육의제 설정 과정>
교육팀 김희웅 heewkim@unesco.or.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