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묵 국제협력본부장
2013년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교육, 과학, 문화 등 유네스코 영역 안에서 ‘유네스코 선도국으로서의 역할 강화’, ‘교육·과학·문화를 통한 유네스코 사명 실천’, ‘개발협력을 통한 국제사회 기여’, ‘국민과 함께하는 유네스코 활동’이라는 4개 추진목표 아래 14개 사업을 수립했다.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나갈 본부장·실장에게서 중점 추진 방향을 들어보았다. |
한국이 6.25 전쟁의 폐허 속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궈내는 데에는 국제사회의 원조가 큰 몫을 했다. 특히 전후 복구를 위해 가장 먼저 달려온 유네스코의 도움은 잊을 수 없다. 유네스코는 유엔한국재건단(UNKRA)과 함께 국정교과서주식회사의 인쇄기 및 인쇄용지 구입을 지원하여 당시 모든 물자가 부족한 열악한 상황에서도 교과서를 제작할 수 있게 해주었고, 그 덕분에 한국민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이들 전후 세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한국 경제는 세계인이 놀랄 정도로 성장했다. 그에 따라 우리의 국력과 국가적 위상이 비약적으로 높아졌고, 우리의 책임 또한 커졌다. 빈곤, 환경, 자원 등과 같은 국제사회의 여러 난제들을 함께 해결하는 데에서 우리의 역할과 기여를 크게 늘려야 하는 과제가 그것이다. 이제는 우리가 어려울 때 받았던 도움에 보답할 때이다.
이번에 신설된 국제협력본부의 임무는 바로 그러한 과제에 복무하는 것이다. 유네스코 무대에서 한국의 목소리를 더 높이기 위해 대 유네스코 외교를 강화하고, 유네스코를 통해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외교를 확대하며, 이를 위해 국내 시민사회와의 협력망을 구축하고 공고하게 만드는 일이 국제협력본부의 소임이다.
국제협력본부에 소속된 유네스코정책팀, 개발협력팀, 후원개발팀이 진행할 사업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대 유네스코 외교 강화 차원에서, 10월에 열리는 37차 유네스코 총회와 4월과 9월에 열리는 191차 및 192차 집행이사회를 비롯한 주요 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세계유산위원회와 같은 중요한 의사결정기구에 진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특히 이번 총회에서는 올해로 임기가 끝나는 현 이리나 보코바 사무총장의 후임자를 선출하게 되므로, 한국과의 협력 강화 등을 고려하여 대응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2013년에는 한국, 미국, 중국, 일본에 신정부가 들어서면서 동북아 질서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된 각국의 외교 전략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그러한 변화가 유네스코에 주는 함의를 분석하는 등의 대 유네스코 외교전략 수립을 위한 정책연구도 계속 수행할 것이다.
개도국 유네스코국가위원회 역량 강화 사업도 국제사회 기여외교의 차원에서 지속된다. 올해에는 아태지역의 4-5개 개도국 유네스코국가위원회의 홈페이지 개발과 홈페이지 운영자 훈련 사업을 통해 이들 국가위원회의 정보 공유 및 소통 역량 구축을 지원할 계획이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대표적인 국제사회 기여외교 사업인 ‘아프리카 희망 브릿지’와 ‘유네스코 세종프로젝트’도 더욱 확대해서 추진한다. 교육과학기술부와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아 아프리카 6개국에 우리 청년 활동가를 파견하여 지역주민이 스스로 자신의 삶을 바꿔나가는 것을 돕는 아프리카 희망 브릿지 사업은 아프리카와 한국을 희망으로 잇는 다리(브릿지)를 꾸준히 늘려갈 것이다.
한국 정부는 전 세계 문해교육 증진을 위해 1989년에‘유네스코 세종대왕 문해상’을 창설하였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이 상의 효과를 높이고 국제사회 기여외교를 확대하기 위하여 ‘유네스코 세종프로젝트’를 2012년부터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 사업은 유네스코 세종대왕 문해상 수상단체와 아시아 지역 유네스코국가위원회의 기초문해 사업을 공모하여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금년에는 지난 해 시범사업의 결과를 토대로 기초문해교육 국제개발협력사업 평가 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제사회가 제시하는 원조효과성 원칙에 의거한 유네스코 세종프로젝트 중장기 발전모델을 구체화할 것이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국제사회 기여외교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재원 마련이 필수적이다. 이에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역사상 처음으로 일반 시민과 기업을 향한 모금 활동을 개시할 예정이다. 이러한 후원 권유 활동은 유네스코의 사명과 이념을 일반 시민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알리고 동참을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어려운 나라의 어린이와 성인이 글을 배우고 지식을 습득하며 문화를 향유케 하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국제개발협력사업에 동참하는 방법은 조만간 홈페이지와 다른 여러 경로로 일반 시민에게 홍보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