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D 공식프로젝트<38> /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교육 공식프로젝트 우수 사례 돋보기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한국 사회에서 추진되고 있는 지속가능한 교육 및 훈련 활동을 증진하고, 다양한 지속가능발전교육(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 이하 ESD) 모델을 공유·확산하고자 2011년부터 ‘유네스코 ESD 공식프로젝트 인증제’(이하 ESD 인증제)를 운영해왔다. ESD 인증제는 ESD에 대한 인식이 미미했던 한국 사회에서 다양한 분야와 연계·추진되고 있는 ESD 관련 사업 및 활동을 발굴하고, 이들 중 우수 사례들을 널리 홍보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사업 9년차를 맞은 올해, ESD 인증제 사업이 이제 국내에 ESD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ESD의 가치와 의의를 적확하게 반영한 프로젝트들이 한국 사회에서 더 많이 양산되고 확대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까지의 ESD 인증제 사업의 추진 현황 및 주요 성과를 되짚어 보고, 이를 토대로 향후 운영 방안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작년 말부터 국내 ESD 분야 전문가 및 ESD 인증제 관계자들과 함께 ESD 인증제 사업 추진 현황 및 주요 성과를 망라하는 연구 작업을 진행했으며, 올 상반기 중 관련 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ESD 인증제 사업의 질적 개선과 양적 확산을 위한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해 2011년부터 현재까지 인증을 받은 국내 ESD 공식프로젝트 중 우수 사례로 꼽힌 6개 프로젝트를 심층 분석했다. 모든 공식프로젝트가 각각의 특성 및 장점을 인정받아 인증을 받았지만, 이들 6개 프로젝트는 ESD의 근본적인 가치를 더욱 효과적으로 이행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만하다. 이들 프로젝트의 장점과 차별성, 성공 요인들을 간단히 소개한다.
감천문화마을(감천문화마을주민협의회, 2015년 인증)
‘지역 개발 및 거버넌스’를 주제로 한 프로젝트다. 부산 감천마을 주민들은 감천문화마을 조성을 위한 마을 미술 프로젝트 및 각종 사업 관련 논의 및 협의에 참여하면서, 소극적이고 냉소적인 달동네 주민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공동체 형성의 적극적 주체로 거듭 나게 되었다. 주민들은 사단법인으로 등록된 주민협의체를 구성해 마을의 문제를 스스로 의논하고 결정하는 마을공동체로서의 역할을 해나가고 있으며, 카페, 밥집 등 마을 기업을 운영해 수익을 창출하고, 마을신문 발간(월 2,000부), 마을대학 운영, 마을축제 개최 등 자체적 역량 강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행정기관 역시 전례를 답습하거나 일반적인 정책 방향을 추구하는 대신, 주민들과 손잡고 예술을 통해 감천문화마을의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독특한 경관과 색채가 있는 마을의 공간적 가치를 살리고, 보존과 문화적 재생을 통한 창조적 재생마을로의 정책 전환도 지원했다.
광덕산환경프로젝트(광덕산환경교육센터, 2014년 인증)
‘환경 및 에너지’를 주제로 한 이 프로젝트는 환경을 중심에 두되, 지역사회의 다양한 쟁점과 가치(사회, 윤리, 경제, 전통문화 등)를 통합하는 프로젝트 기반 학습법을 토대로, 시민사회와 학교 현장의 참여를 보다 활발히 이끌어내었다. 주요 성공 요인으로는 ▲ 센터 시설 및 주변 환경을 활용하면서도 센터가 독자적으로 추진하지 않고 지역 내 환경교육 대학 및 연구소와 협력해 전문성을 보완한 점 ▲ 입시에 대한 부담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체험 중심의 자연학습과 학습자 주도 활동에 관심이 있는 지역 내 학부모들이 후원하고 꾸준히 참여한 점 등을 들 수 있다. 아울러 교사와 학생, 학생과 부모, 부모와 교사 간 정기적인 소통의 자리를 통해 학생의 태도, 심리 상태, 환경 등을 고려해 수업 내용 및 기간을 조정하고 있으며, 수업 초기에는 교사 주도로 수업을 진행한 뒤 점차 학생 주도의 수업 형태로, 그리고 모둠 특성과 학생별 개성에 따라 다양한 성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수업을 지도하고 있다.
평화의 씨앗(노을공원 시민모임, 2015년 인증)
‘평화, 생물다양성, 쓰레기 매립지 복원’을 주제로 한 이 프로젝트는,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였던 난지도에 조성된 노을공원에서 숲 만들기를 중심으로 일련의 프로그램을 기획해 생물다양성, 생명감수성, 평화의 문화 등 지속가능발전의 가치들을 학생, 시민, 기업 종사자, 공무원 외국인 등 다양한 참가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단순한 환경 보전 활동에 그치지 않고 생명과 환경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 및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고자 연관 활동들을 기획하고, 참가자들이 현장활동 전에 ‘평화 수업’에 참여하여 활동의 지속가능발전 측면을 돌아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주요 장점으로는 ▲ 사회-환경-경제 분야를 포괄하고 다양한 구성원이 참여한다는 점 ▲ 난개발 문제에 대해 시민들이 접근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한다는 점 ▲ 난지도의 지역적·역사적 특성을 프로젝트 내용에 적극 연계해 프로젝트의 차별성 및 통합적 접근성을 높인 점 ▲ 지속적인 참가자 모집을 운영하는 점을 들 수 있다.
해양환경 이동교실 ‘아라아띠’(해양환경관리공단, 2017년 인증)
‘해양 환경’을 주제로 하는 이 프로젝트는, 교육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해양환경교육을 접하기 힘든 학교에 이동교실 차량이 찾아가 해양환경에 대해 배우고 체험하는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적극적 방식이 돋보인다. 여러 환경 분야 공공기관들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대부분 기관 시설 내에서 운영되고 있다. 초·중·고학년 수준별로 나선형식 테마 교육과 융합인재교육(STEAM) 방식으로 해당 지역사회와 연관된 다양한 교육 콘텐츠 및 프로그램을 개발해 학습의 흥미와 효과성을 증대하는 데 기여했다. 우리 국민은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환경에 살고 있음에도,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중대 이슈로서 해양에 대한 프로젝트 수행 지역의 관심과 인식은 낮은 편이다. 최근 해양 플라스틱 오염, 해양의 기후변화 영향 등 지구적으로 심각성이 더해가는 해양 환경에 대한 이해를 확산하고 생활 방식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현장 외(ex-situ) 해양환경교육의 대표적 유형의 하나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다.
지속가능발전청소년포럼(원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2016년 인증)
‘지역 개발 및 거버넌스’를 주제로 한 이 프로젝트는 지속가능발전에서 필요한 새로운 변화의 주역으로서 청소년의 역할이 강조된 몇 안 되는 프로젝트 사례로, 취약 계층 청소년에 대한 배려도 역시 높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지역 교육지원청, 학교, 대학, 지역 시민사회, 전문기관, 관련 기업 등 다양한 분야로 구성된 지역사회 기반의 교육 인프라를 구축한 점이 특징이다. 또한 환경, 경제, 인문, 사회, 문화 등 여러 분야 내 지속가능성에 대한 지역 청소년들의 이해 증진에도 기여했다. 참가자 모집 인원수를 상황에 따라 적절히 조정하고, 포럼 참가 주제 선정 시 참가자 수준에 적합한 주제를 택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하는 등, 유연하고 탄력적인 프로젝트 운영 방식을 추구한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포럼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역 사회의 지속가능성 이해’에 대한 문항에서 전체 응답자 가운데 80%가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ESD 금천창의인재학교(서울특별시 금천구청, 2012년 인증)
‘지역 개발 및 거버넌스’를 주제로 한 프로젝트다. 금천구가 추구하는 ESD의 비전은 ‘지역에 대한 복원’이며, 이에 따라 ESD 금천창의인재학교에서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은 ‘지역’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프로젝트에 참가한 학생들은 지역 문제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고 표현하면서, 지역 내 소통을 통해 해당 지역의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탐색해 나갔다. 이를 위해 ESD 금천창의인재학교는 학생들이 지역 내 다양한 이슈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문제 해결 능력을 길러주고, 체계적인 사고를 통해 범교과적·융합학문적 세계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한 이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지식을 습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 문제에 대처할 수 있도록 추진력과 실천력을 함양토록 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오혜재 교육팀 선임전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