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재관이 만난 사람 박상미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대사
지난 9월에 임명된 박상미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대사는 첫 학계 출신의 주유네스코 대사이자 공공문화외교 전문가로서 많은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부임 직후부터 연이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박 대사를 만나 앞으로의 포부와 유네스코에서의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 우선 부임을 축하드립니다. 그간 여러 활동을 통해 유네스코라는 무대는 대사님께 꽤 익숙한 자리일 것 같기도 하지만, 대사라는 직책은 또 다른 감회와 책임감을 줄 것 같습니다.
반갑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는 유네스코의 무형문화유산 보호협약과 유산 등재 심사기구 등에서 오래 활동을 해 왔지만, 이제 대사로서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유네스코 활동을 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무척 영광스럽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연구·활동해 온 영역과 밀접하게 관련된 일이지만 이제부터는 개인 전문가 자격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대표해서 일을 해야 하는 만큼 책임감이 더욱 크게 느껴집니다. 그간의 공공문화외교 경험, 인류학자로서의 경험을 살려 소통과 다양성 증진에 힘쓰는 대표부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재임기간 중 특히 집중하고자 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문화인류학을 전공한 대사로서 몇 가지 하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의 대중문화나 우리 전통에 대한 호감도가 굉장히 높아졌는데요. 앞으로 유네스코를 무대로 우리나라의 전통, 문화, 그리고 여러 영역에서의 관심사를 널리 알림으로써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해를 높이고 싶습니다. 이러한 분야에서의 관심과 호감도가 높아진다면, 어떤 현안이 발생했을 때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지지 교섭활동도 훨씬 효과적으로 펼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유네스코의 교육, 과학, 문화, 정보통신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우리나라 전문가들이 상당히 많은데, 저는 이런 분들이 국제사회 담론의 형성에 참여하고 활발히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플랫폼인 유네스코에서 뜻을 펼치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가교 역할도 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젊은 세대가 국제적인 시각과 감각을 갖고 유네스코라는 무대에 더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일입니다. 재능 있고 열정 있는 분들이 유네스코에 더 많이 진출하실 수 있도록 대표부가 적극적으로 돕겠습니다.
― 대사님께서 생각하시는 대표부의 우선적인 역할은 무엇인지요?
유네스코의 대한민국 대표부는 말 그대로 유네스코라는 국제기구와 대한민국을 연결하는 접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유네스코 총회나 정부간위원회 등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해서 발언하고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합니다. 세계유산을 비롯한 몇몇 영역에서 가끔은 첨예하게 의견이 대립하는 사안들이 발생하는데, 이럴 때는 우리나라의 이익을 위해 각국과 지지교섭을 하는 등의 활동을 펼치면서 우리나라에 유리한 결론이 나도록 노력하기도 합니다.
또 한 가지, 유네스코를 중심으로 한 규범이나 협약 같은 것은 하나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변하면서 그 내용을 바꾸기도 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규범이 만들어지고 여러 가지 논의가 진행되기도 합니다. 우리 대표부는 이런 활동에 열심히 참여해서 국제적인 규범에 우리나라, 그리고 우리가 속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사고와 문화가 잘 반영되도록 노력하기도 합니다.
― 한국은 오랜 기간 유네스코 집행이사국으로서 역할을 해 왔습니다. 지난 10월에 열린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 대사로서 처음 참석하셨는데, 기조연설의 주요 내용을 다시 한번 설명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세계 안보 위기, 글로벌 경기 침체, 기후변화 등 여러 가지 현안을 풀어나가는 데 국제사회의 연대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우리나라는 앞으로도 유네스코 사무국, 각 회원국과 합심해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고 국제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약속도 했습니다. 잘 알려진 것처럼 교육을 통해 전후 어려움을 극복하고 발전을 이룩한 우리나라는 유네스코에서도 모범사례로서 굉장히 중요한 나라입니다. 실질적인 측면에서도 우리나라는 유네스코 분담금 규모에서 193개 회원국 중 8위이고, 자발적 기여금 규모도 3위일 정도로 매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기조연설에서는 유네스코의 교육, 과학, 문화, 정보통신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해 온 일들을 설명했고, 우리나라에 새로 설립되는 카테고리2 센터인 세계유산 국제해석설명센터,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의 교육지원 사업, 특히 여성교육에 대한 지원 사업 등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더불어 유네스코 운영의 기반인 회원국들의 분담금과 기여금을 좀더 효율적으로 쓰고, 세계유산 제도를 비롯한 유네스코의 여러 사업 운영과 관련한 건설적인 제언도 했습니다. 우리나라가 앞으로도 유네스코의 주요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도 물론이지요.
― 끝으로 『유네스코뉴스』 독자들께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 대표부는 앞으로 국민 여러분들과의 소통에 더욱 힘쓰며 유네스코라는 국제무대에서 우리 국익을 수호하기 위해 열심히 뛰겠습니다. 국제사회의 평화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향한 우리 모두의 노력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임시연 주유네스코 대한민국대표부 주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