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 평생학습빌리지 사업
부산광역시는 평생교육과 도시재생, 그리고 구·군간 협업을 통해 평생학습과 도시재생을 접목한 마을만들기의 모범 사례를 만들고자 각 마을 특성에 맞는 주민 중심의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평생학습빌리지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평생학습을 매개로 주민들을 한데 모으고 교육하고, 결과물을 나누고, 마을공동체의 의미를 되새기는 과정을 통해 쇠락한 공동체가 어떻게 살아나고 있는지를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닥종이와 함께 정체성도 되살아난 서구의 닥밭골 마을
부산 서구 동대신동에 위치한 닥밭골 마을은 ‘닥나무가 무성하게 자라는 마을’이라는 뜻에서 유래한 이름입니다. 옛날부터 닥나무를 원료로 한 닥종이 생산으로 유명했던 이 마을에는 1953년 부산역 대화재 때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정착했지만, 개발사업이 제한되고 노후화된 무허가 건축물들이 난립하면서 마을 인구가 감소하며 점점 쇠락해 가고 있었습니다. 마을 공동체의 거점 시설인 ‘닥밭골 문화나눔터’가 있었지만 주민 커뮤니티 형성이나 마을 공동체의 지속가능한 공동체 활동을 위한 동기부여 콘텐츠는 부족했습니다. 이에 마을의 정체성을 담은 ‘닥종이 한지’를 활용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보았고, 그 안이 부산시 평생학습빌리지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마을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됐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닥밭골의 주된 아이템인 닥종이를 이용한 공예 프로그램을 이수하며 커피 컵홀더, 찻잔받침, 빵 포장지 등 마을의 정체성을 담은 특색있는 소품을 만들었고, 이를 마을 카페에서 상용화함으로써 카페 운영 활성화와 마을 상징 홍보에 기여했습니다.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인근 학교의 청소년 역시 교육 대상이 되어 닥종이 공예 재능기부 활동을 펼쳤습니다.
점차 스러져가던 마을은 이렇게 닥종이를 중심으로 다시 아름다운 벽화가 있는 마을, 멋스러운 공예품을 만드는 마을, 지역 주민들의 재능기부 활동을 통해 따뜻한 나눔이 이루어지는 마을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닥밭골 마을을 변화하게 만든 지속적인 노력과 공동체 정신이 다른 마을로도 널리 퍼져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부산의 ‘뿌리’에 대한 자부심을 나누는 동구의 좌천역사문화마을
부산 동구의 좌천동은 ‘부산 역사의 시작’이라 자부하는 깊은 역사와 풍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곳입니다. 부산의 ‘부(釜)’는 이곳에 위치한 산인 ‘증산(甑山)’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있으며, 좌천역사문화마을은3·1운동의 발화점으로서 독립운동의 역사를 기억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이토록 다양한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좌천역사문화마을은 평생학습빌리지 사업에 4년 연속으로 선정되어 학습공동체 기반을 튼튼하게 다지고 있습니다. 좌천역사문화마을만의 특색있는 사업을 꼽자면 바로 마을 로고 2개와 마을 캐릭터 3가지를 탄생시킨 주민 참여 프로젝트입니다. 마을 주민들과 좌천동 청년강사가 머리를 맞대 로고와 캐릭터를 만들고, 이들을 홍보하는 영상을 온라인 평생학습 마을축제를 통해 제작했습니다. 로고를 넣은 볼펜과 종이가방, 머그컵, 컵홀더, 스티커, 앞치마, 에코백, 도장 등 다양한 소품 제작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이렇게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마을 브랜딩 프로젝트를 통해 마을에 대한 홍보를 활성화하고 마을 브랜드 가치도 높일 수 있었습니다.
‘마을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마을 해설사 양성과정’ 역시 주민 참여와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낸 모범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동구 산복도로의 잠재된 역사와 문화자원을 발굴하고 역사문화탐방 해설사를 양성함으로써 교육을 통해 주민참여형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사례입니다. 좌천동 고지대와 함께하는 민화그리기를 통해 좌천동 마을을 이해하고 수강생들의 솜씨를 그림에 담아보는 ‘좌천동을 담은 민화 그리기 프로그램’도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온라인 전시회를 개최해 완성된 작품을 공유하고, 작품에 대한 자긍심도 고취했습니다.
평생교육을 통한 지속가능한 마을 만들기
단순히 시설과 환경 개선만으로 마을이 되살아나기는 어렵습니다. 주민 간 소통을 활성화하고, 마을공동체 의식을 높이고, 재능기부와 마을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평생교육이라는 매개체는 매우 효과적이고 긍정적인 수단입니다. 2021년 유네스코 ESD 프로젝트로 재인증을 받은 부산시 평생학습빌리지 사업은 지속가능한 교육의 의미를 되새기고, 마을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들을 지원하여 마을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부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과의 협업을 통해 사업상의 한계와 개선점에 대한 방안도 강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부산시는 평생학습빌리지 사업의 확대를 통해 더 많은 마을에 관심을 가지고, 평생교육의 인식을 제고하며 평생교육을 통해 쇠퇴한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주민들의 애정어린 참여와 사업을 담당하는 평생교육사들의 고민과 부산시의 지원 노력이 더해질 때, 평생학습빌리지 사업은 자생력 있고 지속가능한 평생학습을 가능케 하는 마을만들기 사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박세정 주무관 부산시청 창조교육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