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극복에 힘 보탠 오산시 평생학습 사업 사례
코로나19로 한창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던 지난 3월 24일, 유네스코 평생학습연구소는 전 세계 학습도시들이 코로나19 관련 비상 계획과 해결책을 논의하고 공유하는 웹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오산시는 시민들이 직접 마스크를 제작해 학생 및 취약계층에 배부하는 ‘1배움1나눔, 마스크 나눔 프로젝트’를 소개해 큰 관심을 끌었다.
10년 전만 해도 학부모들이 교육 때문에 인근 대도시로 떠나 ‘정주성(定住性)이 떨어지는 도시’였던 오산시는 교육의 힘을 믿고 교육으로 도시를 변화시키고자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도시 오산’이라는 도시 브랜드를 내걸고 다양한 사업을 시행했습니다. 그 결과 학부모들은 스스로 학습하며 아이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강사가 되었고, 이를 통해 성인 평생교육까지 활성화되어 이제 오산시는 혁신교육도시이자 평생교육도시, 아동친화도시로 성장했습니다. 이어서 2016년 유네스코 글로벌 학습도시 네트워크(Global Network of Learning Cities, GNLC) 가입을 시작으로 세계 여러 도시와 교류하며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마련했습니다. 또한 제6차 세계성인교육회의 중간회의를 수원시와 공동 개최하고 핀란드 에스포시와 일본 시부야대학 등 평생학습 우수도시와 MOU를 체결하는 한편, 특정 주제를 담당하는 클러스터 코디네이터 도시로 선정되는 등 다양한 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학습도시가 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배움과 나눔의 가치 실현
10년간의 평생학습 관련 사업을 펼치며 오산시는 어떠한 위기상황에서도 자신의 재능을 기꺼이 나눠줄 역동적인 시민활동가들을 풍부하게 양성했습니다. 깨어 있는 시민이 함께 움직이는 학습도시로 탈바꿈한 오산의 이러한 역동성은 이번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전 세계적으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오산시는 평생학습도시로서 할 수 있는 일들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를 고민했습니다. 그 결과 시민들과 함께 반영구적으로 재사용이 가능한 면마스크를 직접 제작해 학생들과 취약계층에 배부하는 ‘1배움1나눔, 마스크 나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했습니다. 우선 학생들의 안전한 교육 환경을 위해 유아와 초중고생 전체에게 1인 2매의 면마스크와 필터를 무료로 제공했고, 취약 계층을 위해 전 시민을 대상으로 자원봉사를 신청 받아 ‘1+1 마스크 키트’를 제공했습니다. 이를 제공받은 시민들은 각자 2개씩의 면마스크를 완성해 한 개는 본인의 건강을 위해 쓰고 다른 한 개는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토록 했습니다.
자칫 어려울 수도 있는 마스크 제작 방법은 시민활동가들의 재능 기부를 통해 만든 리플렛과 동영상으로 안내해 누구든 집에서 마스크를 만들어 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면서도 시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습니다. 동영상만으로 마스크 제작에 어려움을 느끼는 시민들을 위해서는 오산시청 로비를 활용해 시민활동가들이 소수 인원을 대상으로 나눔 강좌를 직접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제작한 면마스크에는 ‘따스한 숨을 나누는 마스크’라는 뜻으로 ‘따숨 마스크’라는 이름도 붙여 주었습니다.
‘같이의 가치’를 이끄는 GNLC 네트워크 활동
위와 같은 ‘1배움1나눔’을 사회적으로 실천하는 사업을 통해 오산시는 시민들의 평생학습공동체를 활성화하고, 배움이 나눔과 가르침으로 선순환되도록 하는 학습도시의 진면목을 보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산시의 이러한 활동은 마스크 부족과 생필품 사재기, 각급 교육기관 폐쇄가 이어지던 지난 3월 유네스코 평생학습연구소(UIL) 주재로 열린 웹세미나(webinar)를 통해 전 세계에 소개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Response to COVID-19, OSAN’이라는 주제로 발표된 오산시의 사례에는 따숨 마스크 프로젝트 외에도 시민과 함께 지역 곳곳에서 시행한 방역 작업, 지역사회가 돌보는 마을돌봄 사업인 ‘함께자람센터’, 선별진료소 운영 등이 포함되었고, 이는 웹세미나에 참석한 전 세계 250여 개 GNLC 도시들에게 공유되었습니다.
앞으로 세계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문제에서부터 쓰레기나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문제에 이르기까지 개인이나 도시가 단독으로 해결할 수 없는 전 지구적 문제들과 더 자주 맞닥뜨리게 될 것입니다. 지난해 콜롬비아 메데진에서 개최된 ‘제4차 학습도시 국제회의’에서 아일랜드의 코크시와 함께 ‘건강과 웰빙을 위한 교육’을 주제로 한 클러스터의 코디네이터 도시로 선정된 오산시는 앞으로도 도시들 간의 공동체 의식을 높이는 한편, 학습도시의 역할을 강화함으로써 전 세계 도시들이 직면한 많은 문제들을 함께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