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외국어고등학교 유네스코 활동
전남외국어고등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동아리 중의 하나가 유네스코 동아리라고 합니다. 모든 악기가 모여 아름다운 선율을 만드는 오케스트라처럼 학교 구성원 모두가 힘을 모은 결과물이겠지요. 이 학교에서 다년간 유네스코학교 담당교사를 맡아 온 고경란 선생님(현 전라남도영광교육지원청 장학사)이 전남외고의 유네스코 후원활동 소식을 전합니다.
전라남도 나주시에 위치한 전남외국어고등학교(교장 윤주헌)는 외국어능력을 갖춘 글로벌리더를 육성하기 위해 1994년 개교 이래 수많은 인재를 배출해오고 있는 지역 명문학교입니다. 학생 개개인을 소중히 여기며 학생들이 꿈과 열정의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선생님들과 끊임없이 노력하는 학생들이 모여 새로운 학교 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전남외국어고등학교는 지난 2016년에 유네스코학교 네트워크에 가입했고, 전남 유네스코 지역협의회에서도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광주·전남의 각지에서 온 전남외고 학생들은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인식과 국제사회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바탕으로 유네스코가 내세우고 있는 평화와 인권, 지속가능발전, 문화 간 학습, 유엔우선과제 등의 주제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고 깊이 공감하며 자발적으로 실천하고 있습니다.
전남외고는 교과활동과 동아리활동 등을 통해 세계시민의식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호주, 일본, 인도, 미국, 중국 등 여러 나라와 국제교류 협력관계를 맺고 있고, 호주 학생들과 원격화상수업을 통해 언어와 문화를 공유하고 있으며, 유네스코 동아리를 비롯한 많은 동아리에서 평화와 인권 관련 국제 이슈나 문화다양성 등에 대해 탐구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또한, 해마다 인권도시 광주에서 열리는 세계인권도시포럼의 사전토론그룹 활동에 참가하여 인권에 대한 이해와 감수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전남외고는 유네스코 ‘Dream 드림 캠페인’에 동참하기 위해 학년 초에 각 교실과 특별실에 ‘Dream 나눔 저금통’을 비치하고, 체육대회나 축제 등 학교 행사에서 자발적인 모금활동을 벌였습니다. 유네스코동아리의 학생들은 직접 디자인한 에코백과 메모지, 스티커, 배지 등을 제작해 학교 홍보에도 기여하며 판매 수익금을 모았습니다. 이 제품들은 특히 학생들에게 남을 돕는다는 뿌듯함과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높여주는 일명 ‘잇템’이 되었고, 이렇게 모은 수익금은 모두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 기부하여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학생들의 뜻을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이밖에도 학생들은 책이나 문구, 의류, 신발 등 더는 필요하지 않은 물품을 섬 지역 마을 도서관과 헌옷기부단체에 보냈습니다. 지난 1월에는 캄보디아의 초등학교를 방문하여 학교건물을 벽화로 꾸미고 지역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과학실험교구를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한국에서 설립한 급식봉사단체인 ‘다일공동체’의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나눔과 행복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전남외고가 이렇게 의미있는 활동들을 할 수 있었던 데는 유네스코 동아리의 역할이 매우 컸습니다. 전남외고에서 가장 인기있는 동아리 중 하나인 유네스코 동아리 부원들은 하나같이 유네스코 이념과 세계시민의식에 대한 이해가 높으며, 강한 실천의지를 갖고 학교 내 모든 활동에 주도적으로 열심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신규 부원 선발에서부터 동아리활동 계획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의 주인공은 바로 빠듯한 학교생활 속에서도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실천하는 학생들이었습니다.
전남외국어고등학교에는 ‘유네스코학교 세계시민상’이 있습니다. 학생들이 1년 동안 유네스코학교 주제와 관련해서 펼친 활동에 점수를 부여하고, 기준점을 넘은 학생들에게 수여하는 상입니다. 자신의 활동을 통해 세계시민으로 인정을 받는다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낄 수 있어서 해마다 점점 더 많은 학생들이 이 상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등교수업이 여러 차례 연기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전남외고 홈페이지의 유네스코학교 게시판에는 매일 여러 개의 새 글이 올라오고 있을 정도입니다.
세계적인 전염병 사태로 학생들의 활동은 국내로 제한되었지만, 학생들은 이러한 어려움을 오히려 학교와 지역 공동체에 더 많은 관심을 쏟는 계기로 만들고 있습니다. 학생들을 신뢰와 존중으로 대해 주는 선생님들, 그리고 열정과 바른 인성을 갖춘 학생들이 만들어 갈 2020년의 전남외고의 모습은 어떨지 더욱 기대가 되는 이유입니다.
고경란 전라남도영광교육지원청 장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