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그래픽으로 살펴본 세계 각국의 교과서
교과서는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가장 자주, 그리고 집중해서 보게 되는 책이다. 일부 국가의 학생들에게는 사실상 ‘유일한 책’인 경우도 있다. 교과서는 또한 그 시기 아이들에게 ‘판단의 기준점’ 역할도 한다. 교과서에 실렸다는 것은 ‘최신의 객관적 사실’이자 ‘검증된 지식’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유네스코 ‘세계교육현황보고서’가 발간한 정책보고서는 세계 많은 국가에서 교과서가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아이들에게 필요한 가치를 충실히 담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12월 10일 세계인권의 날을 맞아 ‘유네스코 세계교육현황보고서’는 전 세계 교과서들이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가치들을 얼마나 충실히 담고 있는지를 분석한 정책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1950년대부터 2011년까지 약 100개국에서 발행된 수백 종의 중등과정 역사·사회·지리교과서를 분석, 이들이 평화와 비폭력, 양성평등, 인권, 환경 등에 대한 이슈들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정리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최신 교과서들은 과거에 비해 여러 부분에서 진전된 시각을 담고 있다. 하지만 남녀의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제3세계에 대한 편견, 기후 변화나 환경에 대한 잘못된 상식 등, 지속가능발전과 상반된 가치를 담은 내용들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보고서는 청소년들의 지식뿐 아니라 가치관과 정체 성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교과서가 앞으로 더 자주, 적극적으로 보완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애런 베나봇(Aaron Benavot) 세계교육현황보고서 책임자는 “보고서는 현재의 성인들이 과거 지속가능발전의 핵심 가치를 거의 담지 못한 교과서로 공부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그런데도 많은 국가들이 자국의 교과서가 얼마나 시대에 뒤떨어졌는지를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각국 정부가 자국의 교과서를 면밀히 분석해 현재 청소년과 아이들이 배우고 있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보완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현재와 미래 사회에 필요한 필수적인 가치를 담지 못한 교과서로는 전 인류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지속가능발전’의 미래 역시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김보람 유네스코뉴스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