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프랑스위원회 활동 탐방
유네스코와 프랑스의 인연은 조금 특별합니다. 유네스코 본부는 프랑스 파리에 있고,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도 프랑스인이지요. 이는 유네스코의 193개 회원국 국가위원회 중 하나인 유네스코프랑스위원회에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요?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는 유네스코프랑스위원회를 한번 방문해 보았습니다.
유네스코프랑스위원회(이하 프랑스위원회)를 찾은 이른 아침, 알렉산드르 나바로(Alexandre Navarro) 사무총장이 환한 미소로 필자를 맞았습니다. 나바로 사무총장은 앞으로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더 많은 교류와 협력을 모색하고 싶다며 열성적으로 프랑스위원회의 주요 사업과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함께 전 세계에서 활동적인 국가위원회로 손꼽히는 프랑스위원회는 유네스코의 전 영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프랑스 정부의 관계 부처는 물론 다양한 시민사회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유네스코와 프랑스를 연결하는 주요 가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나바로 사무총장은 “프랑스위원회의 전략과 활동의 심장부에 ‘시민사회 협력’이 자리하고 있다”며, 중점 활동을 추진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집단 지성과 일치된 행동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핵심을 이루는 것은 파트너십으로, 국내적으로는 정부와 시민사회와의 파트너십이, 국외적으로는 다른 나라 국가위원회와의 파트너십이 그것입니다.
프랑스위원회는 유네스코학교, 유네스코 클럽, 유네스코 석좌, 창의도시, 학습도시, 포용 지속가능 도시, 카테고리2 기관 등 유네스코 관련 프랑스 네트워크를 발굴하고 콘텐츠를 제공하며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프랑스 외교부 및 주유네스코 프랑스대표부와 협력해 프랑스가 속해있는 여러 유네스코 정부간위원회에 참여하거나 그 활동을 지원하기도 합니다.
프랑스위원회는 프랑스 내 유네스코 네트워크 협력을 비롯해 유네스코 유산 등의 등재 및 지정 관련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나바로 사무총장은 “프랑스위원회는 유엔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실행계획 이행을 위해 전략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부응하는 활동을 모색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그 예로 ‘트랜스휴머니즘과 인공지능’을 주제로 올해 개최할 예정인 일련의 회의들을 언급했습니다.
프랑스위원회는 그 외에도 연간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지난 2월 프랑스위원회가 주최한 ‘자유를 위한 투쟁’ 관련 웨비나에 참석하기도 했는데, 코로나19 상황으로 참가자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지는 못했지만 그들의 지적인 열정을 화면 너머에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프랑스위원회는 2020년에 각국 국가위원회에서 각양각색으로 나타나는 조직 형태와 사업 및 활동을 한 줄기의 역할과 임무로 알기 쉽게 정리한 『국가위원회의 역할과 임무』라는 핸드북을 발간했습니다. 프랑스 및 유럽지역 국가위원회, 유네스코 본부와의 자문 협의 등을 거쳐 만든 이 핸드북은 작년에 유네스코 6개 공식 언어로 번역되기도 했습니다. 이 핸드북은 작년 11월에 개최된 제41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배포되어, 여러 국가위원회 사무총장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합니다.
이번 핸드북 발간 사업은 프랑스위원회를 필두로 세계 여러 국가위원회들이 참여하는 공동사업으로 추진돼 앞으로 다른 국가위원회가 내놓을 다음 핸드북에 대한 기대도 적지 않습니다. 이렇듯 프랑스위원회는 다른 나라 국가위원회와의 협력에 열심이어서 주로 유럽, 아프리카 등지의 많은 국가들과 공동사업을 통해 교류와 협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말리, 튀니지, 세네갈, 루마니아, 아랍에미레이트, 파라과이 등 다양한 나라들과 유네스코학교, 클럽간 교류, 문화 전시, 방문 교류 협력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유럽 지역 국가위원회 연례회의 등에도 폭넓게 참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시민사회 협력에 역점을 두고 국가위원회의 ‘가교 역할’에 앞장서고 있는 프랑스위원회. 서로 닮은 듯 조금 다른 프랑스위원회와 한국위원회가 앞으로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프랑스위원회 사무총장 역시 우리 한국위원회가 그간 일궈온 여러 활동과 성과에 깊은 관심과 경의를 표하며, 공동사업 발굴 등을 통해 우리 위원회와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만들어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한국위원회와 프랑스위원회가 폭넓은 교류를 통해 유네스코 국가위원회 활동의 모범을 더 많이 보여주기를 기대합니다.
임시연 주유네스코 대한민국대표부 주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