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9호] 유네스코 칼럼
2017년은 개인적으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가 여물어 간 뿌듯한 한 해로 기억된다. 학회에서 공동으로 ‘지속가능발전교육의 다면성’을 발표하고, 교육부와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공동 주최한 포럼에서 ‘한국교육과 SDG4–교육 2030’으로 기조연설을 맡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 <유네스코뉴스>의 지면을 통해 지속가능발전목표에 대한 이해와 논의 방향의 물꼬를 트는 기회까지 얻었다.
나와 같은 세대는 사실 ‘발전’과 함께 전 생애를 살아왔다. 우리 세대가 태어난 1960년대부터 1990년대 말까지의 한국은 유엔이 4차례에 걸쳐 추진한 ‘발전의 연대’(Development Decade)에 해당한다. 이후 유엔은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새천년개발목표(MDGs)를, 2016년부터 오는 2030년까지는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그야말로 ‘발전 세대’라고 불러도 어색하지 않다. 그래서 나와 내 나라 대한민국의 발전과 수십 년을 함께한 ‘발전의 여정’에 우선 개인적인 감사를 표하고 싶다. 유네스코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여정, 그리고 그 결정체인 지속가능발전목표 4번(SDG4)에 대한 감사야말로 이해와 논의의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이미 교육 분야의 상식으로 통하는 ‘SDG4’는 ‘포용적이고 공평한 양질의 교육 보장과 모두를 위한 평생학습 기회 증진’을 목표로 한다. ‘SDG4’는 모든 수준에서 포용적이고 공평한 양질의 교육 제공을 공약하고 교육 2030의 핵심적인 특징을 담고 있으며, 교육 2030의 실행계획을 뒷받침한다. 전체 지속가능발전목표가 1960년부터 2015년까지 이어진 ‘발전의 연대’와 ‘새천년개발목표’의 성과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인류의 지혜와 고민을 반영한 기념비라면, SDG4는 17개의 지속가능발전목표가 오롯이 달성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자양분을 대는 물과 같은 존재다.
교육을 받고 나누며 살아온 길,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정리해 보면 결국 지속가능발전목표 4번 목표와 이 목표의 구현체인 교육 2030에 이른다. 1960년부터 2015년에 이르는 55년의 발전의 역사가 응축된 결과가 ‘SDG4-교육 2030’이기 때문이다. 마침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청와대 발 교육 관련 뉴스 한 토막이 눈길을 끈다. 그 뉴스는 “국가교육회의 민간위원에 대한 위촉이 2017년 12월 12일 자로 완료됐다”며, “위촉된 위원들은 교육혁신, 학술진흥, 인적자원개발 및 인재양성 등에 관하여 전문적 지식이나 경험이 풍부한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됐다”는 내용을 전했다. 뉴스를 들으며 지속가능발전목표 4번 목표의 핵심인 ‘모두를 위한 평생학습 증진’을 책임질 만한 인사도 눈에 들어왔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 본다.
전두환 대통령 시대, ‘교육개혁심의회’로 연구 인생을 시작한 것이 1987년이었다. 그리고 2017년 12월에 ‘국가교육회의’에 관한 뉴스를 접하니 만감이 교차한다. 세월은 흘렀지만 교육 개혁은 지금 이 순간도 현재 진행형이다. 이러한 교육 개혁의 수고를 덜 수 있는 지혜를 나누는 방법이 있을까.
‘SDG4’에 대한 이해와 논의의 방향은 그 지혜를 나누는 것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크게는 한국 교육이, 작게는 국가교육회의가 해야 할 일은 어쩌면 이미 우리 앞에 잘 만들어진 길인 ‘SDG4-교육 2030’을 똑바로 걸어가는 것이 아닐까. 명확하게 설정된 그 목표에 닿기 위해 힘을 보태고 나누는 것이 전부가 아닐까.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인류의 지혜와 의지가 담긴 세계문화유산이자 교육개혁의 청사진이 바로 지속가능발전목표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답은 이미 나와 있다. 문제는 실행이다. 그리고 그 실행이 바로 개혁이다.
*칼럼의 내용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희수 교수는 평생학습과 인적자원개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과 연구를 펼치며 <각국의 평생교육정책>, <한국의 문해교육> 등을 펴낸 교육학자다. 지속가능발전목표의 교육 분야 정책에도 관심이 큰 이희수 교수는 지난해 11월 14일 서울에서 열린 ‘제1회 유엔 지속가능발전 교육목표 이행(SDG4-교육2030) 포럼’에서 기조 강연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