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의 도움, 이제 작품으로 보답할 터”
‘못 지두화’와 오방색의 작가로 유명한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문화예술 홍보대사 민태홍 화백이 저개발국 교육지원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전시회를 연다. 작품 활동을 통해 유네스코활동을 국내외에 알리는 역할 외에, 올해부터 시작하고 있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희망나눔 사업을 돕기 위해 특별 전시회까지 여는 민태홍 화백과 2월 27일 만나 전시회와 그의 예술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희망나눔 사업이 본격화되며 후원금 약정뿐 아니라 각 기관과 개인의 재능기부도 줄을 잇고 있다. CJ의 경우 영화필름을 제공해 저개발국 주민들에게도 문화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할 예정이며 국제실명구호단체 (사)비전케어는 저개발국에서 안과 분야 진료와 시술을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오는 4월에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문화예술 홍보대사인 민태홍(55) 화백이 ‘저개발국 유네스코 교육기금 마련을 위한 특별 전시회’를 연다. 민태홍 화백은 ‘못 지두화’와 오방색의 작가로 유명하다. 4월 1일부터 10일까지 명동 유네스코회관 11층 유네스코홀에서 열릴 이번 전시회의 수익 중 상당액을 저개발국 교육지원 사업인 ‘유네스코 브릿지’에 사용할 계획이다.
“한국전쟁 이후 유네스코가 공급한 교과서 덕분에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국가로 성장하였고, 개인적으로 저도 화가가 될 수 있었다고 봅니다. 이제 유네스코의 도움을 갚을 때란 생각에 기금 마련 전시회를 제안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 민 화백은 우주 빅뱅의 신비한 형상을 오방색을 활용해 표현한 추상화와 도자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민태홍 화백의 이력은 화려하다. 제 33회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현대미술대상 수상, 제32회 대한민국현대미술대전 비구상부문 대상 수상, 대한민국 대통령 예술공로 표창장(미술공로부문), 제3회 세계 한류 종합대상 수상(미술공로부문), 제11회 대한민국 예술 문화인 대상 수상(미술부문) 등의 경력에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카루젤미술관) 초대작가로 유명하다.
이처럼 화려한 경력은 민 화백의 작품세계를 인정받았다는 이야기와 다를 바 없다. 평단은 민 화백의 작품에 대해 ‘우주의 신비를 작가 내면의 철학을 담아 민족 고유의 색인 오방색으로 표현, 에너지와 감동을 선물’한다고 평한다.
붓을 사용하지 않고 못으로 긁고 손가락으로 터치해 그림을 그리는 ‘못 지두화(指頭畵)’란 독특한 기법으로 작품에 풍부한 질감을 더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금은 서양화가로 활동하고 있지만 시작은 한국화로 했습니다. 운보 선생님께 사사를 받았는데 비단 산수화 기법을 집중해 전해주셨죠. 제 작품에 오방색이 주를 이루는 것도 당시 접한 한국적인 것, 그리고 색채 체험에 기인한다고 봅니다. 오방색은 우리 고유의 색상이며 우주 에너지를 느끼게 하는 색채입니다. 화가로 다양한 색상을 활용할 수 있지만 한국적인 것을 세계인에게 알리고 싶어 ‘청백적흑황’의 오방색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한국적인 것을 고집하지만 역설적으로 민 화백은 세계적이다. 루브르미술관 초대작가란 경력도 그렇지만 주한 대사관들로부터 받은 감사장만도 프랑스 러시아 멕시코 등을 포함해 40여 장이 넘는다. 각국 대사관과 대사들을 통해 한국의 문화 예술을 알린 공로로 제3회 한류 종합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민 화백은 이와 관련 “K-art를 보급, 전파하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한국의 문화 예술을 세계에 알리는 것뿐만 아니라 한국에 세계의 문화를 알리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012년에는 사비를 들여 루브르 오르세 프라도 박물관을 다룬 다큐멘터리 <세계미술 박물관>을 제작, 각급 학교에 무료로 보급했다.
인터뷰 말미에 민 화백은 이런 전시회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세계 순회 전시회의 형태로 지속되기를 희망했다. 민 화백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우주의 에너지는 그의 마음에 깃든 평화와 사랑에서 기원해 손끝을 타고 전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