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세상, 작은 실천으로 바꿀 거에요
유네스코학교 초중고교 학생들이 평화, 인권, 다문화, 환경, 세계화, 지역고유 문화, 경제정의 등 7가지 주제와 관련해 학교와 지역사회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는 프로젝트인 ‘유네스코 레인보우 청소년 세계시민프로젝트’의 활동보고서가 지난 1월 발간됐다. 여기에는 유네스코학교 네트워크(ASPnet)에 가입한 학교 중 전국 93개 학교 학생들이 지난 한 해 동안 스스로 설정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펼쳐온 다양한 프로젝트의 결과물이 담겨 있다. 자신과 학교, 그리고 지역사회를 바꾸기 위해 학생들이 꾼 꿈과 땀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작지만 힘찬 날갯짓으로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기 시작한, 유네스코학교 학생들의 활약상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학정초등학교의 세계시민 되기
세상을 따뜻하게 변화시킬 생각 나누기
우리는 이렇게 약속했습니다.
학정 학생은 비록 작은 존재이지만 세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앞으로 이 세상을 이끌어 갈 글로벌 리더임을 자각하게 될 것입니다. 나아가 학교 및 지역사회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사람들과 문화를 편견과 차별 없이 받아들이고 함께 성장하고, 또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세계 속 어린이 글로벌 리더임을 인식하고, 세상을 편견과 차별 없이 바라보며, 글로벌 리더로서 세상을 따뜻하게 변화시키는 데 기여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변했습니다.
우리는 처음에 그저 평범한 초등학생으로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유네스코 학교 활동을 통해 나와 학교, 그리고 가정, 우리가 사는 고장인 대구, 나아가 대한민국과 세계의 한 사람으로서 스스로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세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행동하고 배우고 다짐했던 것들을 나의 행동 하나 하나에 반영하게 되었습니다. 나와 친구들 모두 소중하고 존중해야 하는 존재임을 알았고, 도움이 필요한 친구에게 도움을 주고 함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배려심도 얻었습니다.
세계화 수업을 통해 여러 나라의 선생님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들 덕에, 우리도 언젠가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대한민국에 대해 설명하고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습니다.
상명고등학교의 잔반처리 프로젝트
그린라이트를 켜 주세요
우리는 이렇게 약속했습니다.
환경을 위해 가장 중점을 두고자 한 부분은 교내 잔반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이를 통해 기존 잔반 처리에 드는 비용을 줄이고 그 차액을 학생들의 복지비로 사용해 학생들의 호응과 참여를 더 많이 이끌어내고자 했습니다. 더 나아가 우리 학교를 모범으로 삼아 지역 내 다른 학교들 또한 이러한 프로젝트에 동참하도록 하여, 궁극적으로 지역사회의 잔반 문제를 해소하고 싶었습니다. 마음을 열고(Be Open), 깊이 생각하여(Be Thinking), 바르게 행동(Behave)한다면, 우리의 바람은 꼭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변했습니다.
사실 유네스코 동아리 구성원들 중 대부분은 이전에 “어떤 방법으로 남을 도울 수 있고, 또 어떤 행동이 남에게 피해를 주는지”에 대해 별다른 생각을 해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1년여간 상명고 유네스코의 일원으로 활동하면서 우리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세계 시민’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이름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 우리는 지금도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 사회에 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을 생각하고 고민하고 실천에 옮기고 있습니다. 우리의 변화를 지역 사회로 확산시키겠다는 당초의 약속은 생각보다 지키기 쉽지 않았습니다. 우리 스스로가 변화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모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단 한 가지 확실하게 우리 마음속에 남은 것은 우리의 작은 날갯짓이 앞으로 학교의 변화, 지역사회의 변화, 더 나아가 한국 사회의 변화의 불씨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등촌고등학교의 환경보호 첫걸음
그린나래 – 환경에 날개를 달다 !
우리는 이렇게 약속했습니다.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쓰레기배출량을 줄이고 자원 낭비를 줄일 수 있는 활동에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실시했고, 이를 통해 학교 학생들이나 지역사회 주민들이 조금이라도 더 환경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를 바랐습니다.
“변화는 작은 움직임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함께 나누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환경 문제들을 해결 하려는 노력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변화가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는 말을 자주 들었지만, 그러한 작은 움직임을 만들어낼 기회는 많지 않았습니다. 그 작은 움직임을 우리 스스로 한번 시작해 보고 싶었습니다. 학생 신분으로 너무 큰 꿈을 꾸기보다는, 단 한 명, 혹은 단 하나의 작은 변화라도 이룰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첫걸음으로써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노력이 결국 그 사람과 이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변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느낀 가장 큰 변화는 스스로의 마음가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프로젝트 실천을 위한 의무감에서 시작되었던 것들도 먼저 모범을 보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실천하도록 권유 하면서 어느새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급식을 더 이상 남기지 않고 빈 교실의 불을 끄는 등 다른 사람들도 바뀌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속에 변화가 싹트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작은 움직임이 큰 변화를 만든다는 말에 처음에는 다들 반신반의했지만, 한 가지씩 우리가 이루어 낸 것들을 통해 점점 많은 사람들이 그 말을 믿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부원들 간에 의견 충돌이 있기도 했고 실수도 많았습니다. 그럴수록 서로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힘을 합쳐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면서 함께 일하는 즐거움, 힘을 합쳤을 때의 큰 효과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문산여자 고등학교의 행복한 학교 만들기
위토링(We+Mentoring)
우리는 이렇게 약속했습니다.
학생에게는 학교에서 “내 고민을 들어주는 친구가 생기고, 서로 도와가며 공부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교사에게는 “즐거운 반 분위기와 서로 나누고 배려하고 존중하는 분위기를 만들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부모님들에게는 “내 아이가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하고, 꿈을 키워갈 수 있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소망들을 한 데 모아 ‘멘토링 프로젝트’를 시작해 보았습니다. 성적으로 경쟁하는 대신 각자의 장점을 서로 나누어 함께 성장하는 문화를 만들고, 멘토링을 통해 향상된 교우관계로 행복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멘토와 멘티의 입장에서 생각해 이번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맡은바 일을 책임감 있게 수행하기로 약속하고 서로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멘토링 프로젝트를 지역 사회에 확산시켜, 평화롭고 행복한 학교 만들기를 위한 바람을 불러 일으킬 수 있기를 기원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변했습니다.
우리 프로젝트는 교내 학생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입시제도 하에서 공부를 하면서 “오르지 않는 성적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할까” 하는 고민을 안고 있는 한편, 반 친구들 모두를 자신의 경쟁자로 생각하여 심리적으로 불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한학기 동안 집중적으로 멘토링 프로젝트를 진행한 후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 70명 중 61명이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또한 56명은 ‘깊은 친밀감을 형성했다’고 대답했으며, 39명이 ‘중간고사 대비 성적이 5~10점 정도 향상되었다’고 응답했습니다. 성적뿐 아니라 교우 관계, 생활 습관 등에서도 상당한 성과가 있었습니다. 소감문을 작성한 대부분의 학생들이 친구에 대한 고마움과 심리적 편안함을 나타냈고, 공부에 대한 자신감과 앞으로의 진로에 대한 방향을 찾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대답도 있어, 열심히 준비한 우리들의 어깨를 더욱 으쓱하게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