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0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
1년에 두 번 소집해 유네스코의 전반적인 사업 시행을 감독하고 주요 의제를 다듬는 중요한 의사결정기구인 집행이사회가 유네스코 설립 이후 최초로 두 차례에 나누어 열렸다. 먼저 지난해 12월에 화상회의 방식으로 개최된 전반부 회의의 주요 내용을 전한다.
제210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는 기구 창설 이래 ‘최초의 시도’가 이루어진 독특한 회의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유네스코 본부가 있는 프랑스 정부의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제210차 집행이사회를 2020년 12월(전반부)과 2021년 1월(후반부)에 2차례로 나누어 개최하기로 하였으며, 특히 2020년 말 개최된 전반부 회의는 집행이사회 역사상 최초로 화상회의 방식으로 개최되었기 때문이다.
작년 6, 7월에도 프랑스의 코로나19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각 집행이사국과 사무국은 여러 협의를 거쳐 제209차 집행이사회를 대면회의 방식으로 개최할 수 있었다. 물론 제209차 집행이사회 역시 완전한 대면회의 방식은 아니었고, 프랑스 정부와 유네스코 사무국의 방역 정책에 따라 회의실에 출입하는 각 대표단의 인원수를 제한해 진행됐다. 하지만 그로부터 약 5개월 후, 겨울철을 맞아 다시 전 세계적으로 바이러스의 대유행이 심각해지면서 결국 제210차 집행이사회 전반부 회의는 화상회의 방식으로 열리게 됐다.
대다수의 집행이사국은 국별 기조연설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어려움이 존재하는 상황인 만큼 유네스코가 교육·과학·문화·정보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선도적으로 위기에 대응하고, 2030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을 위해 더욱 힘써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 수석대표인 김동기 주유네스코 대한민국대표부 대사는 기조연설에서 ▲일본근대산업시설 세계유산 등재 후속조치와 관련하여 일본이 세계유산위원회의 결정을 충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고 ▲세계기록유산 제도개선이 일국에 거부권을 주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언급하며 ▲한반도 비무장지대(DMZ)의 세계유산 남북한 공동등재 추진 등 유네스코를 통한 남북협력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개회가 선포된 이후 진행된 사업 및 대외관계(PX) 위원회, 행·재정(FA) 위원회, 합동(JOINT) 위원회에서는 주로 유네스코 사업 이행 및 재정 현황, 감사 및 평가 결과 등과 함께 상대적으로 간략히 협의할 수 있는 안건 위주로 논의가 진행됐다.
유네스코의 차기 중기전략(2022-2029)과 사업예산(2022-2025)을 채택하는 총회를 앞두고 개최되는 매우 중요한 회의인 만큼, 이번 제210차 집행이사회에서는 유네스코의 차기 중기전략(2022-2029)과 사업예산(2022-2025)에 관한 유네스코 사무총장의 예비제안서가 집행이사국들의 높은 관심 속에서 논의되었다. 대다수의 집행이사국들은 유네스코의 차기 중기전략과 국제사회의 2030 지속가능발전의제 간 연계성이 보다 명료해진 점에 주목하면서, 향후 유네스코가 조직의 비교우위와 전문성에 집중하면서 국제사회의 발전에 보다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표명했다. 집행이사국들은 또한 범 분야 성격의 전략목표 설정에 대한 폭넓은 지지를 표명하고, 분야 간 협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 조치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한편, 각 분야의 고유성이 희석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대다수의 집행이사국들은 유네스코의 우선전략(아프리카, 성평등)의 유지와 우선순위 그룹으로서 청년과 소도서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지를 강화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차기 중기전략에 대해서는 유네스코 활동의 중장기 성과와 영향력을 측정하기 위한 평가 차원의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여러 집행이사국들의 공통된 의견이 있었다.
유네스코 사무국은 동 안건의 중요성을 감안해 집행이사국들에게 충분한 검토의 시간을 주고자 2020년 12월의 전반부 회의 이후 별도의 비공식 작업반을 구성하여 추가적인 토론의 장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으며, 대다수의 이사국들이 이에 찬성했다. 이번에 논의된 안건의 최종 결정문은 2021년 1월에 열리는 후반부 회의를 통해 채택될 예정이다. 후반후 회의가 기대되는 이유다.
백영연, 이영은 국제협력팀 전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