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주도국으로서 높아진 한국의 위상은 한국대표단의 공식 및 비공식 발언들, 그리고 대표단 구성원들이 각자 담당한 분야에서 이행하는 업무들이 유네스코 사무국 및 회원국들의 큰 관심을 받는 것에서 느낄 수 있다. 이번 제37차 총회에는 서남수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위원장(교육부 장관)을 비롯, 약 50명으로 구성된 한국대표단이 참가하여 각자의 역할에 충실한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큰 성과를 이루었다.
11월 3일 박근혜 대통령의 프랑스 파리 방문 중 성사된 유네스코 사무총장 접견이 있은지 일주일 만에 유네스코를 찾은 서남수 위원장은 총회 전체회의에서 수석대표 발언을 통해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도움을 되돌려주기 위해 교육분야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임을 밝히고, 2015년 인천에서 개최되는 ‘2015 세계교육회의’를 홍보하면서 회원국들의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 그 외에도 초등교육, 평생교육 보급, 문화다양성, 평화의 문화 및 창의의 중요성, 물 및 해양관련 사업 개발에 대한 의지 등을 표명했다.
한국은 총회 산하 정부간위원회 중 문화재반환촉진 정부간위원회(ICPRCP) 및 국제수문학프로그램 정부간위원회(IHP) 위원국으로 선출됨으로서 두 위원회에서는 2017년까지의 임기로, 그리고 2011-2015년 임기의 집행이사회 이사국(Member of the Executive Board), 인간과 생물권사업(MAB) 국제조정이사회, 국제교육국(IBE)이사회, 생명윤리 정부간위원회(IGBC)에서도 계속 활동하게 된다. 정부간위원회 이사국은 각 지역별 당선 가능국이 정해져있는 만큼, 우리의 관심의제 및 분야를 선별하고 주변국들과의 사전협의를 통해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에도 무경합상태를 사전에 달성하거나 확연한 차이의 득표수를 획득함으로서 선거활동에 현명히 대처했다고 평가되고 있다.
유네스코 총회 기간 중에 열린 제19차 세계유산보호협약 당사국 총회는 유네스코 회원국들간, 그리고 국내언론에서도 큰 관심을 가졌다. 우리나라는 세계유산위원회(World Heritage Committee) 2013년-2017년 임기의 신규위원국 11개국 중 하나로 선출됐다. 한국은 1997-2003년, 그리고 2005-2009년에 이어 4년 만에 세 번째 위원국 활동을 수행하게 된다. 전략적인 선거지지 교섭 및 홍보 활동이 필요했던 이번 선거에서, 유네스코대표부와 함께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또한 적극적인 교섭활동을 통해 여러 나라의 지지를 확보하는 등 당선에 크게 기여했다.
또한, 유네스코 카테고리II 기관으로 ‘청소년 발달과 참여를 위한 국제무예센터(충주시)’와 ‘물안보와 지속가능관리 국제센터(대전 수자원공사)’의 한국 설립이 승인되면서, 기존의 아태국제이해교육원(APCEIU), 아태무형유산센터(ICHCAP)과 함께 우리나라에 설립된 유네스코 카테고리II 기관이 총 4개가 되었다.
11월 7일에는 각국 대표단, 상주대표부 및 사무국 직원 등 약 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코리아이브닝(한식 리셉션)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전시, 음식과 공연(사물놀이)을 통해 한국의 유형 및 무형 세계유산을 알림으로써 세계유산위원회 진출 홍보를 위한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유네스코는 다양한 사업분야 및 더욱 다양한 파트너, 그리고 그보다 더 다양한 입장을 가진 195개의 회원국이 활동하고 있는 국제기구이다. 총회 회의장 안과 회의장 밖에서, 양자 및 다자적으로, 그리고 머리와 마음으로 매일매일 너무나도 많은 문화 · 정치 · 경제적 외교가 일어난다. 그만큼, ‘대한민국 대표단’이라는 한 모자를 쓰고 임무를 수행하는 많은 사람들과 많은 기관들이 뜻을 모아 현명하고 긴밀하고 전략적으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리고 이번 총회에서 그 필요성이 다시 한 번 증명되었음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