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부터 ‘후원’까지, 이재우 후원자와 유네스코의 인연
6·25 전쟁의 폐허 속에서 미군으로부터 배급받은 탈지분유를 맛있게 먹고, 학교에서는 유네스코라는 단어가 선명하게 찍힌 교과서로 공부했던 그 세대의 경험담은 오늘날의 젊은 세대에게는 매우 멀게 느껴진다. 하지만 교육의 중요성과 유네스코에 대한 고마움을 직접 겪은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는 어쩌면 널리 전파해야 할 소명으로 느껴지는 것도 같다. 자신의 옛 기억과 함께 후원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 이재우 후원자에게서도 그러한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이하 한위)의 교육 나눔 사업에 관심을 가져 주시고 후원에 참여해 주셔서 우선 감사드립니다. 교육 나눔 사업에 대한 후원을 어떻게 결심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거의 독학의 노력으로 박사학위까지 취득하였고, 공무원으로 출발하여 대학에서의 후진양성을 마치고, 정년퇴임 후에는 세무사 업(세무법인 대표세무사)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교육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었습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추진 중인 저개발국가의 교육 나눔 사업에 후원함으로써 교육에서 소외된 아동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저의 소망을 이루고 있습니다.
특별히 유네스코한국위원회를 후원하기로 결심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제가 초등학교를 다녔을 당시 우리나라는 6·25 전쟁으로 국토는 폐허가 되었고 국민은 가난과 기근으로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었습니다. 저도 당시 미국 잉여 농산물로 만든 음식을 배급받아 먹던 기억이 납니다. 학교에서 도시락통에 탈지분유를 가득 담아와 물을 약간 섞어 불에 익혀 만든 우유덩어리는 그때까지 겉보리 가루를 볶아서 사카린을 가미해 먹던 우리의 입맛에는 정말 환상의 맛이었습니다. 이러한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우리 부모들은 자녀들만은 학교에 보내 가난으로부터 벗어나고 발전을 이루도록 하였습니다. 당시 제가 국민학교에서 사용했던 교과서의 마지막 페이지 표지 안쪽에는 “이 교과서는 유네스코와 국제연합 한국재건단의 지원으로 공급한다”는 문구가 있었던 것도 기억이 납니다. 이 교과서를 통해 유네스코를 처음 접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도 유네스코는 교육 지원과 문화 보존 등 아주 좋은 이미지로 저에게 각인되어 있습니다.
후원을 통해 교육에서 소외된 분들에게 어떤 희망을 전달하고 싶으신가요?
한국 부모의 자녀 교육에 대한 열정, 그리고 교육을 통해 성장한 인적자원 덕에 우리는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경제성장과 문화발전을 이뤘습니다. 아직까지 가난에서 탈출하지 못한 국가에서도 의사결정이나 행동에 제약이 있는 청소년의 교육을 국가 또는 사회와 가정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이 제공받은 교육의 효과는 향후 수 백 배의 효과를 일으키게 되고 마침내 한 사회, 그리고 한 나라가 변화를 이루게 됩니다. 교육은 지속가능하고 확장성이 큰 변화를 개인과 사회에 주고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나라가 교육을 통해 경제성장에 성공했듯, 다른 곳에서도 교육이 빈곤의 악순환을 끊고 성장의 기반이 되는 중요한 밑거름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활동에 대한 바람이나 제안 사항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유네스코의 교육 관련 사업 중에는 유네스코학교 네트워크와 같이 학교 교육에 초점을 맞춘 활동이 있습니다. 이런 사업도 중요하지만, 여러가지 형편 때문에 학교 교육을 받을 수 없는 청소년들을 위한 비형식 교육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고 있는 소외된 계층의 아동 및 청소년들에게도 교육의 기회가 충분히 제공될 수 있도록 학교 밖 교육을 후원하는 브릿지 사업과 같이 다양한 지원 방안을 더욱 적극적으로 모색하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후원을 망설이거나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개발도상국의 어린이에게 학교 교육을 지원한다는 것은 한 사람의 힘으로는 어렵습니다. 공동으로 함께 힘을 모아 지원할 때 효과가 배가되는 것입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교육 지원 사업을 10년 이상 실시해 오며 많은 노하우를 쌓았고, 효율적으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를 통해 저개발 국가의 어린이들에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후원을 하시기를 권유합니다. 우리 모두 조금씩 힘을 모아 지속발전가능한 교육에 투자하여 세계 모든 인류가 평등과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합시다.
인터뷰 진행 및 정리 후원홍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