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9호] 브릿지아프리카
보츠와나 꿰넹 지역에 있는 작은 시골마을, 마오타테 지역학습센터(CLC)는 작년 한 해 동안 많은 변화를 만들었습니다. 수준별, 과목별로 선생님들이 체계적 수업을 시작했고 브릿지 사업을 통해 교구와 워크숍 등 다양한 지원도 받게 되었으니까요. 보츠와나 정부에서도 여기에 발맞춰 유아 및 청소년에게 점심급식을 무상 제공하기로 해 이곳 마오타테 CLC는 날이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오타테 CLC의 인기는 다른 문제도 만들었습니다. 몰려오는 학생은 많아지는데 교육을 받을 공간이 부족했으니까요. 실제로 유아반의 작년 등록 학생 수는 그 전 해에 비해 2배로 껑충 뛰었고, 성인 문해교실과 청소년반 학생 수도 상당히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여러 차례 논의 끝에 마오타테 마을에 교실 두칸을 더 짓기로 결정했습니다. 문도 제대로 달려 있지 않은 건물에서 다닥다닥 붙어 앉아 수업을 듣는 유아반 학생들에게나, 뒤늦은 배움에 열정을 불태우는 성인문해반 학생 모두에게 이는 큰 기쁨이 아닐 수 없을 겁니다. 제게 한 마디씩 던지는 감사의 인사가 그래서 더욱 뿌듯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사람들과 더 자유롭게 소통하고, 사회에서 좀 더 능력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이곳에서 배움을 시작했어요. 새 교재로 공부하게 되니 앞으로 배울 것에 대해 더 기대가 되고, 새로 학습센터가 지어질 것이라 하니, 정말 떨리고 기뻐요! 사실 예전에는 환경이 너무 열악해서 센터 오는게 별로 신이 안 났었거든요. 더 열심히 공부하면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 저는 죽을 때까지 배우고 싶습니다. 배움을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고, 계속 성장하고 싶어요.” (켈레보길 츠빌카 초틀레, 44세, 성인문해교실)
“저는 마오타테 CLC에 다니는 두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저에게는 26개월, 4살, 5살짜리 아이들이 있는데 막내는 너무 어려서 제가 돌보고, 첫째와 둘째를 센터에 보내고 있어요. 아이들이 집에 와서 센터에서 배운 노래와 글씨를 종종 보여줍니다. 센터에 보내기 전에는 사실 집에서 하루종일 제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게 아이들 일과였거든요. 제가 생계 때문에 일을 해야 해서, 아이들을 따로 가르칠 수가 없었어요. 저 역시 어릴 적에는 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집에만 있었어요. 그래서 학교에 처음 간 날, 엄마를 찾으며 울었던 게 생각납니다. 학교에서 가르쳐 주는 것도 너무 어려웠고, 낯선 아이들 사이에 있는 것도 무서웠고요. 그래서 센터가 있는 것만도 감사한데, 여기에 새로운 교실이 더 생긴다니⋯. 아이들에게 큰 선물이라 생각해요. 이곳에서 아이들이 교육을 받고, 자라서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합니다.” (음만초 라디쿠두, 45세, 학부모)
“새 교실은 더 큰 희망을 가져다 줄 거예요. 이전까지는 ‘배울 기회가 없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딱히 해결책도 없다’는 상황이었거든요. 마오타테 아이들과 어른들이 교육을 받으면, 다른 마을처럼 사회와 정부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될 겁니다. 새 교실은 훌륭한 사람을 더 많이 길러내겠죠? 우리 마을에 이런 환경을 갖춘 센터가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이것은 우리 마을에 교실이 아니라 희망을 짓는 거예요.” (케발레발레 후봉, 65세, 마을 이장)
마을 이장님의 말씀처럼, 배움의 열정이 가득한 마오타테 마을에서 브릿지가 짓고 있는 것은 어쩌면 건물이 아니라 희망일 겁니다. 올 3월에 건물이 완공되면 그곳에서 더 많은 아이와 어른이 배움의 기회를 갖고, 거기서 시작된 변화가 마오타테 마을을 긍정적으로 발전시키는 큰 변화를 만들 것입니다. 우리가 짓는 이 교실이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의 미래를 밝혀 줄 희망이 되기를, 배움으로 꿈에 다다를 수 있게 해주는 다리가 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우리는 희망을 짓습니다.
김수영 브릿지아프리카프로그램 보츠와나 프로젝트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