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APCEIU)
유네스코는 각 영역의 사업 이행 및 교육·연구 활동을 위해 세계 각지에 다양한 기관을 두고 있습니다. 그중 유네스코가 직접 운영하는 산하 기구는 ‘카테고리 1 센터’, 유네스코의 승인을 받아 회원국이 운영하는 협력기구는 ‘카테고리 2 센터’로 불립니다. 한국에는 현재 7곳의 ‘카2센터’가 있으며,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APCEIU)은 2000년에 설립된 국내 최초의 카2센터입니다. 평화롭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어갈 역량을 기르는 ‘세계시민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이곳을 청년기자단이 찾았습니다.
‘Paz’, ‘Peace’, ‘へいわ’ 등 세계 여러 나라 말로 ‘평화’라는 뜻의 낱말이 적힌 동판들이 2호선 신도림역 2번 출구부터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APCEIU, 이하 아태교육원)까지 길을 안내합니다. 아태지역의 교사, 학생, 교육관계자 등이 이 평화의 동판을 딛고 걸어와 센터 문을 두드립니다. 아태 교육원 너머로는 국제 문화 예술거리인 ‘구로드웨이’와 다양한 문화 음식이 기다리는 국제음식문화거리가 보입니다. 센터는 경기도 이천과 서울 명동을 거쳐 2010년에 이곳으로 왔습니다.
대한민국 정부와 유네스코의 협정으로 설립된 아태교육원은 더 정의롭고 평화롭고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해 학습자들을 ‘생각하고 공유하고 행동’할 수 있는 시민으로 양성하는 세계시민교육(Global Citizenship Education, GCED)을 위한 전문 기구입니다. 유네스코의 전 세계 26개 교육 부문 카2센터 중 유일하게 세계시민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기관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태 교육원을 향해 연수와 자문을 구하기 위해 찾는 교육 관계자들의 발길은 끊이질 않습니다. 아태교육원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유네스코 회원국 간 교육 역량 강화를 목표로 현재 훈련 워크숍, 국제 교사 교류 등 국제이해 및 세계시민교육에 필요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청년을 위한 세계시민교육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GCED 온라인 캠퍼스’나 ‘청년연수 유스 온라인 포럼’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창구입니다. 아태교육원 주최로 올해 5월에는 청년 연수 유스 포럼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개최될 예정인데요. 아직까지 대한민국의 포럼 참여율이 저조한 편이라고 합니다. 청년들이 자체적으로 연수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진행할 수 있는 유익한 프로그램이니 이 기회에 한번 관심을 기울여 주시길 바랍니다. 아태 교육원은 또한 매년 5·9·12월에 영문 간행물 『Sansaeng(상생)』과 사진집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발간된 58호는 GCED 청년네트워크 소속인 우크라이나인 발레리아 모로츠씨가 직접 찍은 탱크 사진과 함께 평화의 글을 싣기도 했습니다. 국제사회에서 공공의 선을 실현하고 싶은 청년이라면 원격교육, 포럼, 간행물 등 아태 교육원이 제공하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누구나 세계시민교육에 다가갈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아태교육원의 임현묵 원장이 꼽은 올해 핵심 사업은 ‘투트랙 연수’입니다. 여러 연수 프로그램은 아태교육원의 주력 사업이며, ‘투트랙’은 온라인 및 오프라인 연수의 장단점을 함께 살리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이제는 연수를 그간의 비대면 중심에서 대면으로 전환해 정상화하면서도, 유연한 교육 일정 조절이 가능하다는 화상 연수의 장점도 더 잘 살릴 예정입니다. 교육 교류 역시 투트랙으로 진행됩니다. ‘다문화 가정 대상 국가와의 교육 교류 사업(APTE)’은 교육부가 주최하고 아태 교육원이 주관하는 한국과 아태지역 국가 양자간 교육 교류 사업으로, 2023년 현재 아태지역 7개국(라오스, 말레이시아, 몽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태국, 필리핀)에서 양국 교사가 현지 학교에서 3-5개월간 다양한 수업을 제공하며 현지 학생 및 교사들과 교류합니다. 국제교사교류실의 임원진 실장은 “아태교육원의 교육교류사업은 교사를 세계시민으로 만들어 세계시민교육을 현장으로 이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교사들은 라오스에서 특수교육이라는 전공을 구별하지 않는 새로운 교육관을 만났고, 해외에서 소수자가 되는 경험을 통해 다문화 가정 제자들을 이해할 기회를 얻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교육교류 사업은 이러한 장점을 살리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세계시민교육의 장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학생들에게 흥미로운 장소는 역시 도서관과 회의장일 것입니다. 도서관에서는 아태교육원이 발행한 책자들과 더불어 여러 교류 대상국의 현지어로 만들어진 교과서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벽면의 장식품에서 아태지역의 문화적 다양성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어서 1층에 있는 청소년 대상 세계시민교육을 위한 회의장을 찾아 봅니다. 실제로 유네스코 회의에 사용된 디자인을 그대로 사용한 소품들로 꾸며져 있는 이곳에서 아이들은 난민이나 기후위기 등 인류가 공동으로 직면한 도전과제들을 주제로 토론을 펼칩니다. 회의장 옆에는 게임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있습니다. MBTI나 방탈출 게임을 하면서 세계시민교육을 익혀볼 수 있는 곳입니다. ‘세계시민여권’을 손에 꼭 쥐고,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관련된 퀴즈들을 맞춰가며 세계시민의 길에 다가서 봅니다. 최초의 카테고리 2센터로서 출범한 역사부터 청년과 교사, 청소년이 함께하는 교육에 이르기까지, 아태교육원은 세계 교육의 허브로서 세계 시민의 공론장이 되고자 합니다. 그리고 세계 시민으로서 평화를 말할 용기를 갖춘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동섭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청년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