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학습’이라고 하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시험을 보기 위해 하는 공부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특히 ‘야자’(‘야간자율학습’의 약자)의 추억이 생생한 이들에게는 학습이란 ‘엉덩이 오래 붙이고 앉아 있기 훈련’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유네스코가 말하는 학습은 사뭇 다르다. 유네스코는 ‘학습’을 우리가 알고 있는 제한된 시공간에서 배우는 활동을 넘어서 가정, 학교, 지역사회, 직장 등 어느 맥락에서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 평생 배우는 활동으로 보고 ‘평생학습’의 개념을 도입했다.
유네스코는 모두를 위한 평생학습 증진에 기여 하고 지역 사회 내의 인적·물적 교육 자원을 유기적으로 활용하여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2015년에 ‘유네스코 글로벌 학습도시 네트워크’(UNESCO Global Network of Learning Cities, GNLC)를 구축했다. 특히, 평생학습을 전담하고 GNLC 운영 사무국을 맡고 있는 유네스코 직속 연구소인 유네스코 평생학습연구소(UNESCO Institute for Lifelong Learning, UIL)는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 4번(양질의 교육)과 11번(지속가능한 도시)의 이행 촉진을 위해 전세계 평생학습도시가 협력 체계를 구축하여 사례를 공유하고 관련 정보를 교환하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에 유네스코한국위원회도 2016년부터 국내 도시의 ‘유네스코 글로벌 학습도시 네트워크’ 가입을 지원하고 국내 SDG 4-교육2030 이행을 촉진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 9월 4일에는 서울 명동 유네스코회관에서 국내 44개 GNLC 회원도시의 사업 담당자를 대상으로 ‘2018 국내 유네스코 글로벌 학습도시 네트워크(GNLC) 역량 강화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번에 처음 열린 국내 GNLC 역량강화 워크숍은 회원 도시의 사전 수요 조사 결과를 적극 반영하여 준비 되었으며, GNLC 사업 소개와 유네스코 글로벌 학습도시 네트워크 사업의 활성화를 위한 강연과 운영 사례 발표, 상호학습 프로그램 등으로 진행됐다. 워크숍 인사말에서 김광호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은 GNLC 도시들의 평생학습도시 건설에 대한 노력과 열의에 감사를 전하며 “앞으로도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을 위하여 회원 도시의 의견을 적극 반영·지원할 예정이니, GNLC 회원도시들도 자긍심을 갖고 주체적으로 글로벌 학습도시를 운영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운실 아주대학교 교수는 ‘유네스코 글로벌 학습도시 네트워크(GNLC) 운영 전략’이라는 제목의 기조강연 에서 “평생학습도시의 선언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글로벌 목표를 도시 현실에 맞게 재설정하고, 모니터링·평가지 표를 지역화하여 자체적으로 운영함으로써 구성원의 삶의 질 향상 및 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경제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때, 비로소 지속가능한 평생 학습도시로서의 성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기조 강연에 이어 대구광역시 수성구의 사업 담당자가 ‘더불어 함께하는 지속가능발전교육(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 ESD) 학습도시로서의 GNLC 국내 협력 운영’, 경기도 오산시의 사업 담당자가 ‘지역을 넘어 세계에서 배우는 GNLC 국제 협력 운영’의 사례를 발표하고 경험을 공유했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은 지역 차원에서의 GNLC 활성화 방안에 대해 사업 담당자로서의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상호학습활동 시간을 가졌다.
워크숍을 마친 뒤 참가자들은 평생에 걸친 학습문화 촉진을 위해 GNLC 회원도시가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전략을 수립할 것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2018년에 GNLC 회원이 된 한 도시의 사업 담당자는 “이번 워크숍을 통해 GNLC 사업 전반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고, 인근 도시의 운영 사례를 들으면서 궁금했던 사항을 해소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우리 위원회도 이번 워크숍에서 국내 GNLC 회원도시들이 제시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국내에서 학습도시 네트워크 활동이 더욱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