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한국위원회 70주년의 결정적 숫자들 7
2024년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이하 한위)가 창립 7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한위가 그 어느 국가위원회보다 활발하게 국내외에서 평화와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유네스코의 비전을 실현하는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기까지는 수많은 노력과 도전, 그리고 기억해 둘 만한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1부터 70까지, 그 순간들을 기억해 보는 ‘결정적 숫자’ 기획의 일곱 번째 이야기를 전합니다.
47
47종의 보금자리인 갯벌, 202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
2021년 중국 푸저우에서 열린 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는 만장일치로 ‘한국의 갯벌(Getbol, Korean Tidal Flat)‘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했다. 충남 서천, 전북 고창, 전남 신안, 전남 보성·순천 등 4개 지역에 걸친 연속유산인 한국의 갯벌은 모두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있으며, 등재 요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로 ‘생물다양성을 유지하고, 전 세계 3대 주요 철새 이동로 중 하나인 황해 지역에서 국제 멸종위기종을 부양하는 핵심적 장소’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세계유산 등재추진단에 따르면 한국의 갯벌은 대표적 멸종위기종인 검은머리물떼새, 황새, 흑두루미 등을 포함한 멸종위기에 처한 물새 22종과 해양 무척추동물 5종, 한국 고유종 47종이 서식하는 생명의 보금자리이며, 동아시아와 대양주 사이를 이동하는 철새들의 핵심 기착지이기도 하다. 등재 시점 기준으로 갯벌은 한국의 15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이자 2007년 등재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어 14년 만에 한국에서 두 번째로 등재된 자연유산이다.
49
49명, 공사 현장에서 ‘국제야영봉사(IWC)’ 활동 시작(1966)
‘청년은 사회 변화의 주체이자 성인의 동반자’라는 유네스코의 청년관을 공유하고 있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여러 제약이 있었던 설립 초기부터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면서 국내외 청년들의 교류와 변화를 이끌어 가고 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창립 첫 해인 1954년부터 1956년까지 ‘유네스코학생건설대’를 추진하며 청년 사업의 첫 발을 내딛었고, 1960년대 들어서는 유네스코 학생회(KUSA) 창설을 주도하고(1965년) 국제야영봉사(International Work Camp, 현 유네스코 국제워크 캠프)를 개최하면서 더욱 본격적으로 청년 사업을 펼쳐 나간 바 있다. 특히 해외여행은커녕 일반인들로서는 외국과의 교류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었던 때인 1966년에 국내외 청년 49명이 공사 현장에서 시작한 국제야영봉사는 1979년부터 직접적인 노력 봉사 대신 국제 문화 교류를 촉진하는 데 중점을 둔 ‘국제청년야영(IYC)’으로 이름을 바꾸었고, 이 사업은 이후 한국이 국제자원활동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는 바탕이 되기도 했다.
50
50만 달러로 설립된 중앙직업기술학교, 과학기술발전의 산파 역할
경제 성장을 위해 온 나라가 힘을 모으던 1960년대의 한국은 양질의 기술 인력을 길러내고 학생들이 올바른 직업관을 기르고 능력과 적성에 맞는 길을 찾도록 해줄 직업기술교육을 위한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다. 이에 유네스코와 운크라(United Nations Korean Reconstruction Agency, UNKRA; 국제연합한국재건단)는 1961년 공동으로 50만 달러의 원조를 제공해 인천 인하공과대학에 중앙직업기술학교를 설립했다. 한국 직업훈련사업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이곳에서 배출된 기술자들은 산업 현장 곳곳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경제 발전의 바탕을 닦았다.
51
「문화재 불법 밀반출입 및 소유권 양도 금지와 예방 수단에 유네스코 협약」에 51번째로 가입(1983년)
해외로 불법 반출된 문화재의 반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협약인 「문화재 불법 밀반출입 및 소유권 양도 금지와 예방 수단에 관한 유네스코 협약」(1970년 협약)이 1970년 11월, 제16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채택됐다. 일제 강점기, 6·25전쟁을 거치며 수많은 문화재가 해외로 유출된 한국 역시 이 협약에 관심을 갖고 있었고, 1982년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주도로 사상 처음으로 해외 유출 문화재 실태 조사에 나서는 등의 제반 준비를 거쳐 1983년에 회원국 중 51번째로 이 협약에 정식 가입했다. 이후 한국 정부와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문화재의 불법 거래를 근절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했으며,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일본 소재 우리 문화재 반환등의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53
한국의 53개 도시. 유네스코 글로벌학습도시로 활약 중
유네스코는 교육이 단지 학창시절뿐만 아니라 누구 든지 전 생애에 걸쳐 언제, 어디서든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평생학습(lifelong learning)’의 개념을 확산시키는 데 앞장서 왔으며, 유네스코 카테고리1 센터인 유네스코 평생학습원(UIL)를 통해 지역 차원의 평생학습 증진을 위한 국제적 노력을 촉진하고 있다.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유네스코 평생학습원은 2015년 유네스코 글로벌학습도시네트워크(GNLC)를 출범시켰다. GNLC는 도시 차원의 평생학습 증진을 위한 지식과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협력하기 위한 도시 간 플랫폼으로, 인적 자원과 사회·경제·문화 인프라가 결집된 도시가 모든 시민을 위한 양질의 교육 및 학습 제공의 측면에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76개국의 294개 도시가 GNLC에 가입해 있으며, 한국에서는 2016년에 35개 도시를 시작으로 현재 53개 도시가 가입해 있어 평생학습의 확산에 큰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