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섭 후원자의 교육 나눔 이야기
교육 분야에서 유네스코의 활동이 끼친 긍정적인 영향은 전 세계적 측면에서나 우리나라의 발전 과정에서나 결코 적지 않으며, 앞으로도 여전히 그러할 것이라 믿는 사람이 많다. 부산 고신대 의과대학의 송경섭 교수도 그러한 믿음을 갖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교육 나눔 사업의 지지자이자 후원자로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송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안녕하세요. 저희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이하 한위)의 교육 나눔 사업에 관심을 가져 주시고 후원에 참여해 주셔서 우선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후원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임용 후 다른 교수님들로부터 추천을 받아 처음 후원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분들은 1950-70년대에 경제적으로나 사회적 여건상 충분히 교육을 제공하지 못했던 한국의 상황을 기억하고 계시는 분들이고, 따라서 교육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기도 하죠. 70년대에 태어난 저는 그분들에 비해서는 더 나은 상황에서 교육을 받았지만, 아직까지도 이 사회에는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이 여전히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오히려 경제적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더 많은 후원이 필요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비록 다른 사람의 추천으로 시작한 후원이지만 그 선택은 탁월한 것이었다고 생각하며, 제 자녀들도 본인 이름으로 후원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 후원을 통해 교육에서 소외된 분들에게 어떤 희망을 전달하고 싶으신가요?
교육은 인간의 기본권인 동시에 본인이 속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반드시 받아야 할 의무이기도 합니다. 모든 학생이 이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사회나 학교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자원도 마련이 되어야 합니다. 그 자원이란 비단 교육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일례로 여학생들의 생리대 지원이나 한부모 가정에서 보호자와 다른 성을 가진 아이들이 청소년기와 성장기에 필요한 교육 같은 것도 있지요. 이처럼 교육용품이 아니면서도 학생들이 불편함이나 고민 없이 최소한의 교육서비스를 받는 데 필요한 것들이 많습니다. 한위의 후원사업은 교육소외자뿐 아니라 교육을 받고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도 희망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활동에 대한 바람이나 제안사항이 있으시다면 이 기회에 듣고 싶습니다.
유네스코의 후원모금 캠페인에 있는 문구인 “Reading the Word and the World”(글을 읽는 것은 세상을 읽는 것입니다)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문맹률이 많이 낮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저 글만 읽음으로써 세계를 읽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기술 및 개인 휴대기기의 발달로 요즘 학생들은 굉장히 많은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지만, 여전히 교육이 필요한 곳에 반드시 함께 존재해야 하는 것이 활자로 이루어진 책입니다. 책은 사람이 만들었지만, 책이 사람을 만들기도 하지요. 다양한 문화적 체험을 간접적으로 하는 것에는 책만큼 좋은 것이 없습니다. 교육지원 사업을 통해 좋은 책도 많이 지원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학생들이 무분별하고 신뢰도가 떨어지고 때론 유해하기까지 한 인터넷 자료보다는 좀 더 많은 책을 통해 정보를 올바로 습득하도록 해 줄 장기적 교육 캠페인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이야기하지만 정작 교육 정책은 해마다 바뀌는데요, 백 년을 바라보고 펼칠 수 있는 사업이 바로 독서라는 생각이 들어 제안을 해 봅니다.
― 마지막으로 후원을 망설이거나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어떤 말씀을 전하고 싶으실까요?
경제적 양극화와 ‘나만 아니면 괜찮겠지’ 하는 이기주의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세상입니다. 우리는 학창시절에 ‘역지사지’(易地思之)를 배우고 외웠지만 정작 현실에서 이를 실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작은 후원으로 세상이 얼마나 바뀌겠냐고 생각지 마시고, 보보등고(步步登高, 한 걸음 한 걸음 높은 곳으로 나아감)의 정신으로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행복하게 살려면 낙천적 인생관과 사랑, 그리고 보람 있는 일이 필요하다고들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감히 이런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유네스코에 후원을 하면 이 세 가지를 전부 만족할 수 있으니, 여러분은 가장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있는 분들입니다” 라고 말이지요.
인터뷰 진행 및 정리 발전협력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