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평화’란 말을 들으면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낡은 만화 속 주인공이 외치는 영양가 없는 대사, 혹은 국가 원수들이 ‘막 던지는’ 거창한 표어. 어느 쪽이 되었든 우리의 삶과 하등 관련 없는 단어처럼 느껴지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샬롬(히브리어로 ‘평화’), 앗살람알라이쿰(아랍어로 ‘당신에게 평화가 있기를’), 안녕하세요(한국어)”라는 평범한 인삿말 속에도 평화를 기원하는 정신이 깃들어 있는 것을 보면, 어쩌면 우리의 지극히 평범한 일상도 평화 위에서만 온전할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와 닿기도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81년 역시 세계 평화와는 거리가 있었던 해였습니다. 바로 미국과 소련의 냉전이 한창이던 그 해 9월 21일을 유엔은 ‘세계 평화의 날’로 정했습니다. 그렇다면 서른 번째 세계 평화의 날을 맞는 오늘날의 우리는 평화로울까요? 전 세계가 코로나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올해 4월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백신을 단 한 회분도 제공받지 못한 나라는 100여 개국에 달합니다. 하지만 크고 작은 분쟁에 시달리는 이들 나라의 국민들이 백신 접종을 받기 위해서는 먼저 평화가 절실합니다. 올해 세계 평화의 날의 주제는 ‘평등하고 지속 가능한 세상을 위해 더 잘 회복하기’(Recovering better for an equitable and sustainable world)입니다. 어떻게 하면 코로나로부터 모든 사람이 더 잘 회복하도록 도울 수 있을지를 함께 생각하며, 혐오와 차별 없는 평화로운 하루를 보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민주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청년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