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일 국내 지속가능발전교육(ESD)의 포괄적 실천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교육한국위원회(약칭, ESD한국위원회) 제5대 위원장으로 이선경 청주교육대 교수(과학교육과)가 위촉됐다. 앞으로 2년간 위원회를 이끌어갈 이 위원장의 소감과 각오를 『유네스코뉴스』가 들어보았다.
먼저 ESD한국위원회의 제5대 위원장이 되신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ESD한국위원회는 그간 우리나라 전체 지속가능발전교육의 큰 그림을 그려왔고, 앞으로도 기여할 중요한 위원회입니다. 그런 위원회의 제5대 위원장으로 봉사하게 되어 부담감이 앞섭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지속가능발전교육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을 해온 만큼, ESD한국위원회의 위원장 직을 맡게 되었다는 사실이 무척 영광스럽고 큰 의미를 지니기도 합니다. 그간 수고해 오셨던 박은경 위원장님의 뒤를 이어 ESD한국위원회가 유네스코 내부의 전문위원회가 아니라 한국의 ESD위원회로서 명실공히 기여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이 위촉되신 제5대 위원님들께서 노력을 보태 주시리라 믿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지난 2009년 위원회 설립 이후 제1대 위원 회부터 위원으로 활동해오고 계십니다. 초기부터 지금까지 ESD한국위원회와 함께해 오신 분으로서, 그간 ESD한국위원회가 어떤 변화와 성과를 이뤄냈다고 보십니까?
2005년 UN지속가능발전교육이 시작되고 처음에는 대통령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PCSD)에서 지속가능발전을 이행하는 수단으로 지속가능발전교육이 이루어졌는데요, 2008년 이후 PCSD의 위상이 약화되면서, 유네스코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 것 같습니다. 2009년 ESD한국위원회가 설립되었고, 초기부터 현재까지 ESD한국위원회는 우리나라 지속가능발전교육을 여러 분야에 도입하고 정착시키는 데 크게 기여 했다고 생각합니다. 초기 ESD한국위원회는 우리나 라에서 용어조차 생소했던 지속가능발전교육에 관련된 인식을 증진시키고, 각 분야와 어떻게 연계할 수 있을지 등을 탐색하는 작업에 집중했습니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개최된 ESD 콜로키엄이 그 대표적인 사례였습니다. ESD와 교육과정·교수학습 혁신, 지역발전, 문화예술교육, 박물관교육, 청소년, 보호지역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기관들과 전문가들에게 ESD 와의 통합 가능성을 탐색하도록 했는데요. 저는 이 콜로키엄 시리즈가 일반인들에 대한 인식을 증진시키는 것은 물론 관련 영역들의 전문가의 참여를 촉구하는데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중요한 성과는 ESD 공식 프로젝트 인증제의 도입입니다. 이제 여러 영역에서 지속가능발전교육은 더 이상 생소한 영역이 아닌 만큼, ESD한국위원회도 스스로의 활동이 지속 가능성과 연계되는 것을 자랑스러워 하게 되었지요.
유네스코는 2030년까지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연계하여 ESD 사업을 추진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엔 ESD 10년(DESD), ESD 국제실천프로그램(GAP) 에 이어 현재 유네스코가 추진하는 ‘2019년 이후 ESD’(ESD beyond 2019)의 역할과 기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유네스코가 유엔 SDGs와 연계하여 ESD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2015년 SDGs가 설정된 후 교육이 ‘목표 4: 양질의 교육’에 포함 되었지만, 단순히 목표 4에 국한하기보다는 SDGs 전체의 달성을 촉진하고 연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여러 자리에서 주장해 왔습니다. 각 세부 목표들을 분석해 보면 교육이 기여해야 할 부분이 많이 있고, 유네스코 본부에서도 이를 부각해서 ‘SDGs를 위한 학습’을 강조 하고 있습니다. 2019년 이후 ESD에서는 ‘젊은 세대’, ‘커뮤니티’, ‘테크놀로지의 발전’, ‘경제 구조’, ‘극심한 빈곤’, ‘변혁적 실행’ 등 여섯 가지의 화두를 강조합니다. 이를 통해 교육이 SDGs를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진단하고, 전달하며, 실현하는 데 기여해야 할 것입니다.
교육은 SDGs 이행을 위한 촉매제로 부각되고 있고, 특히 ESD가 SDGs 이행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 됩니다. 국내에서는 환경부가 주도하여 국가지속가능발전 목표(K-SDGs) 목표와 이행 방안을 연말까지 수립하는 등 국내 SDGs 이행을 위한 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ESD가 K-SDGs에 기여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과 전략, 역할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배경에 대해 장황한 설명이 필요한 내용들을 짧은 시간에 이야기하려니 쉽지 않은데요. 올해 4월부터 국내 SDGs 추진의 총괄 책임을 맡고 있는 환경부가 중심이 되어 한국형 지속가능발전목표(K-SDGs)와 이행 방안을 설정하기 위한 작업반이 구성되어 250여 명의 전문가들이 이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SD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목표 4에 포함되어 있고 특히 세부목표 4.7 1) 에 강조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목표 4.7의 수행과 관련하여 ESD가 분명히 부각되어 추후 구체적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와 별도로 단순히 목표 4에 국한하기보다는 SDGs 각 목표와의 연관성을 검토하고 이들 목표의 달성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여러 개의 목표를 통합적으로 연계하여 촉진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아야 할 것입니다. K-SDGs의 초안이 만들어졌지만, 아직 의견 수렴과 수정의 기회가 남아있는 만큼 작업반 내에서 또는 ESD의 이행을 선도하고 있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이름으로 적극적으로 정책을 제안하고 정책에 반영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끝으로 ESD위원장으로서 재임 기간 중 계획과 포부를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새로 선출된 제5대 위원들과 함께 추후 이루어질 새로운 ESD의 모습을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유네스코 내부에서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ESD를 확산하고 정착시킬 수 있도록 학교와 사회에 SDGs를 위한 교육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장도 마련하고 구체적 사업도 구상하여, ESD한국위원회라는 이름에 걸맞는 활동을 펼치고 싶습니다. 유네스코와 이미 ESD 영역에서 활동하고 계신 많은 분들이 지원해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1) 세부목표 4.7: 2030년까지 모든 학습자들이 지속가능 발전 및 지속가능 생활 방식, 인권, 양성평등, 평화와 비폭력 문화 증진, 세계시민의식, 문화다양성 및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문화의 기여에 대한 교육을 통해, 지속가능발전을 증진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 및 기술 습득을 보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