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명고등학교는 8월 12일-14일 독도 공정(公正) 여행을 실시했다. 공정여행은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 현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현지인이 운영하는 숙소를 이용하여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는 여행이다.
상명고 유네스코반 학생들은 3월부터 공정여행의 일정을 시작했다. 학생들은 레인보우 프로젝트의 7가지 주제 가운데 ‘평화’를 공정여행의 주제로 정하고, 그 행선지로 독도를 택했다.
학생 38명, 교사 7명으로 구성된 공정여행단을 꾸리던 중 교육청에서 ‘서울 학생 독도 탐방 공모’라는 반가운 공문이 날아왔다. 학생, 교사 합해서 10명을 지원한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독도에 가려면 상당한 예산이 드는지라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이 함께 하기가 쉽지 않아 안타까웠는데 마치 그런 고민을 알기라도 한 듯한 공문이었다. 기쁜 마음으로 정성껏 계획서를 만들어 제출했고 다행히 높은 경쟁률을 뚫고 지원 대상 학교로 선정됐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여행단을 모집한 결과 총 45명의 사제동행 독도 공정여행단이 결성됐다.
여행지에 대해 알면 알수록 학생들이 느끼고 배우는 것이 많을 것이라는 공정여행의 취지에 맞도록 필요한 자료들을 모았다. 그러던 중 한일관계사를 공부하다가 한국으로 귀화한 세종대 독도종합연구소 호사카 유지 교수님의 저서 『우리역사 독도』라는 책을 알게 되었고, 공정여행의 사전 활동으로 ‘독도 공정여행’이라는 여름방학 방과후수업을 개설하여 3주간 7차시에 걸쳐 공정여행단 학생들이 독도와 울릉도에 관한 지리, 역사, 정치적 의의를 배울 수 있도록 도왔다. 그러던 중 저자인 호사카 유지 교수님을 여행단 학생들이 직접 만나 간담회를 갖는 영광스런 순간은 잊을 수 없다.
3대가 덕을 쌓아야만 독도에 올라설 수 있다는데, 우리의 독도여행은 너무나 수월하게 진행됐다. 첫날 새벽 4시에 학교에서 출발한 여행단은 오후 1시에 울릉도의 숙소에 도착했고, 성인봉을 올라 약 5시간에 걸친 산행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둘째 날, 오전에 울릉도에 있는 독도박물관과 독도전망대를 탐방한 후 독도행 여객선에 올라탔다. 미끄러지듯 한 시간 반정도 동해바다를 가로질러 드디어 독도에 도착했다.
실제로 보는 독도는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보였고 평화로운 자태 그 자체를 뽐내고 있었다. 그날 밤, 우리는 전지 6장을 맞대어 스크린을 만들고 각 조별 미션수행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고, 독도를 만났던 감동을 나누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다.
독도여행을 마치고 학교는 개학했고 여행단은 자기자리로 돌아간 것처럼 보인다. 여행을 다녀온 것만으로는 공정여행이라 부르기가 좀 아쉽지 않은가. 여행전에 방과후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조별로 ‘보고서대회 신청서’를 받았고, 9월 중순에 조별 보고서를 제출받아 보고서 발표대회를 했다. 여행단이 찍은 사진을 선별하여 사진전도 개최할 예정이다.
10월 25일 ‘독도의 날’에.
김현모 상명고 교사 turtle90@sen.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