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런티어 프로젝트’ 제1기 활약상 들여다보니…
만약 열정과 재기 넘치는 대학생들에게 유네스코의 이슈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전파할 방안을 묻는다면 과연 어떤 아이디어를 내놓을까. 대답이 궁금하다면 지난해 유네스코한국위원회(한위)가 진행한 ‘제 1기 유네스코 볼런티어 프로젝트’의 결과를 들여다보면 될 듯하다.
유네스코 볼런티어 프로젝트는 평화, 인권, 지속가능발전, 문화유산 등 유네스코 관련 이슈를 국내 대학생들에게 전파하고 이들의 직접 참여를 고취하기 위해 2013년 처음 도입한 프로그램이다. 모두 300여 명의 대학생, 26개 팀이 볼런티어로 참여해 5개월간 다양한 주제로 활동을 벌였다.
유네스코한위는 지난해 11월 22~23일 볼런티어 프로젝트 최종 보고회를 갖고 평가과정을 거쳐 ‘최우수’ 1개 팀과 ‘우수’ 3개 팀을 시상했다. 최우수상에는 한들한들 (전북대학교/ 전주대학교/ 기전대학교/ 원광대학교 연합)팀이, 우수상에는 US(성신여대), 매력있Geo(동국대학교), Envis(경희대학교) 등 3개 팀이 선정됐다.
수상 여부를 떠나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볼런티어 1기는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적인 재능과 성과를 보여줬다. 한위는 이를 발판으로 2014년 제2기 유네스코 볼런티어 프로젝트를 더욱 확장해 진행할 계획이다.
열정과 아이디어가 빛난 1기 볼런티어 수상 팀의 활동내용을 간추려 봤다.
최우수팀
한들한들 ‘한복데이’ 통해 전통 의복문화 재조명
‘한들한들’은 24명의 전주지역 대학생들로 구성된 연합팀. ‘한복데 환경지킴이 키우는 에너지 교육활동이’를 통해 우리 고유의 의복문화를 ‘축제’의 장으로 이끌어냄으로써 한복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을 떨쳐내고 한복을 좀 더 대중 속으로 스며들도록 만들었다.
우리의 전통 옷인 한복이 중국의 문화재로 등록되었다는 기사를 보고 ‘어떻게 하면 우리의 정체성을 지킬 것인가?’라는 생각에서 출발, ‘한복데이’를 기획했다고 한다. 이들은 단순히 ‘한복’을 권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한복을 입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하고 구체적인 프로그램들을 만들어 큰 호응을 받았다.
한복데이를 위해 전주시내에 있는 한복집을 일일이 방문, 설득하는 노력 끝에 15곳의 한복집이 행사에 적극 참여하도록 했다. 또한 축제가 열리는 전주 한옥마을 내 상가 50여 곳에서도 후원금과 쿠폰 발행 등 다양한 방식의 도움을 이끌어냈다. 그 결과 지난해 9월 28일 전주 한옥마을에서 한복데이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었다.
이들은 주변 지역 상권과 연계해 한복을 저렴하게 빌릴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했고, 마을주민들과 상가 상인 등을 망라해 1000여명의 기획단을 구성, 지역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었다. 또한 공예품 만들기, 송편 빚기, 봉숭아 물 들이기 등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전통’이라는 테마가 한복과 맛깔나게 어우러진 축제를 진행했다.
전통과 현대가 결합된 프로그램들도 볼거리를 더했다. 한옥마을 전각을 배경으로 한 ‘미디어 파사드’를 비롯해 한복을 입은 사람이면 누구나 모델처럼 무대를 걸을 수 있는 ‘한복 런웨이’, 한복을 입은 관광객들이 대거 참여해 율동을 곁들여 함께 즐기는 ‘플레시몹’등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이처럼 흥미롭고 알찬 프로그램들로 축제의 열기를 더하며 한국 의복문화를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한복데이’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우수팀
US 유기견 관심 촉구 위한 팔찌 프로젝트
성신여자대학교 산업디자인과 학생들이 모인 US 팀은 헌옷을 기부 받아 새 제품으로 제작, 판매해 수익금 전액을 유기견 보호소에 기부하는 ‘WITH US’ 활동을 펼쳤다. 이들은 반려견의 증가와 비례해 애완동물을 쉽게 유기하는 경우가 많아진 현실에서, 생명경시풍조와 함께 ‘로드킬’(road kill)이나 공중위생 문제, 유기견을 돌보는 데 드는 비용 등 여러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프로젝트는 기부 받은 헌옷을 세탁하고 각각 다른 디자인을 지닌 팔찌로 다시 탄생시켜 축제와 프리마켓을 이용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팔찌에는 ‘헌옷이 새 제품으로 태어나듯 유기견도 새로운 주인을 만나 새 삶을 살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US팀은 재능기부로 유기견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며 그 어떤 것일지라도 생명은 소중하다는 사실을 일깨운 이 프로젝트 활동을 통해 약100만 원의 수익금을 마련하여 동물사랑실천협회에 기부했다.
ENVIS 환경지킴이 키우는 에너지 교육활동
경희대학교 환경동아리 학생들로 이뤄진 ENVIS는 환경교육 분야에 참여, 초등학생들에게 환경 에너지의 중요성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는 활동으로 주목받았다. 경기지역 중 환경 프로그램 참여 기회가 가장적을 것으로 판단된 지역들을 먼저 선정하고 그 중 두 곳의 초등학교를 찾아가 어린이들과 시간을 가졌다.
환경에 대한 생각이나 다짐을 적어놓고 실천할 수 있는 ‘환경스티커 만들기’를 비롯해 풍력을 이용한 간이 자동차를 직접 만들어보는 활동 등을 통해 대체 에너지에 대해 쉽게 알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다 쓴 페트병과 헌 스타킹을 재활용해 화분을 만드는 시간을 가지며 환경에 대한 인식을 자연스럽게 키우도록 유도했다. ENVIS팀은 이천 유네스코 평화센터를 아이들과 함께 방문해 에너지자동차 및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들은 약 180명의 아이들에게 환경에 대해 소개하고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환경지킴이 양성에 힘을 보탰다.
매력있Geo ‘도담도담’ 탐방 프로젝트 역사·지리·문화를 한눈에!
동국대학교 지리교육과 학생들로 구성된 매력있Geo 팀은 ‘도담도담’이란 탐방 프로젝트를 통해 문화와 역사, 지리를 연계하는 장을 마련했다. 서울 시내의 두 지역을 문화 탐방하는 이 프로젝트는 많은 사람들에게 소중한 문화재를 알리고, 경관 속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는 ‘지리적 사고’를 증진시키는 데에 그 목적을 두었다.
‘도담도담’ A코스는 대한문-덕수궁-중명전-러시아 공사관 터-이화학당-정동교회로 구성됐다. 덕수궁 주변 정동 일대의 근대문화유산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며 개화기의 조선과 대한제국의 흥망성쇠를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B코스는 서대문형무소역사관-독립문-딜쿠샤-홍난파가옥-경교장에 이르는 길. 일제강점기 이후 굴곡진 한국사에서 보호받지 못한 문화재를 재조명해보는 코스이다. 특히 이들은 대학생과 일반인은 물론, 지역사회와 연계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도 탐방을 진행하며 다양한 연령층이 참가하도록 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