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2004년 10월 ‘문화다양성을 위한 국제연대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된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UNESCO Creative Cities Network, UCCN)는 각 도시의 문화적 자산과 창의력에 기초한 문화산업을 육성하고 도시들 간의 협력과 발전을 도모함으로써 회원국 도시들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발전을 장려하고 궁극적으로 유네스코가 추구하는 문화다양성 증진 및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사업이다. 창의도시 네트워크에는 공예와 민속예술, 디자인, 문학, 미디어아트, 영화, 음식, 음악의 7개 분야가 있으며, 네트워크에 가입하고자 하는 도시는 문화적 특성과 환경, 선호에 따라 이들 분야 중 하나를 선택하고 해당 주체들과 파트너십을 가지고 협력하는 한편, 문화산업분야의 창작자와 전문가를 위한 기회를 확장하고 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2021년 현재 전 세계적으로 85개국(준회원국가 1개 포함) 246개 도시가 창의도시 네트워크에 가입해 있으며, 한국은 7개 모든 분야의 창의도시를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국가다. 한국 유네스코창의도시네트워크를 조직하여 함께 교류하며 창의도시로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 있는 10개 도시를 소개한다.
서울 | 디자인, 2010년 지정
‘맑고 매력있는 세계도시 서울’을 목표로 디자인 창의도시에 가입한 서울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서울새활용플라자 등의 문화 공간을 통해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으며, 우이신설 문화예술철도, 서울로미디어캔버스 등의 도심 속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시민들의 디자인 향유 기회를 확대하는 한편 유니버셜 디자인, 범죄예방 디자인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디자인 사업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천 | 공예와 민속예술, 2010년 지정
이천은 한국의 도자 문화를 국내외에 알리고 개발도상국의 문화 발전에 기여하고자 공예와 민속예술 창의도시에 가입했다. 이천에서는 청자, 백자, 분청 등 한국 고유의 도자제작 방식을 계승하는 도자명장을 필두로 전통과 현대 기법을 아우르는 400여 도예공방이 활발한 창작 활동을 통해 수준 높은 도자 문화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도자문화를 해외에 알리고 새로운 판로 개척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주 | 음식, 2012년 지정
음식 창의도시로 가입한 전주는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한국의 대표 음식인 비빔밥과 한정식의 본고장이자 판소리와 한지의 고장이기도 하다. 전주는 전통음식(한식, 비빔밥, 콩나물국밥 등)뿐만 아니라 전통축제(전주비빔밥축제, 대사습놀이, 기접놀이 등), 한옥, 한복 등 풍부한 전통생활문화의 집산지로서 가장 한국적인 도시의 면모를 바탕으로 세계적으로도 가치를 인정받는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광주 | 미디어아트, 2014년 지정
‘인권의 빛’, ‘예술의 빛’, ‘광산업의 빛’이 넘치는 고장인 광주는 국내외 대표적인 미디어아티스트들의 주요 활동무대이기도 하며, 이러한 특성을 바탕으로 미디어아트 창의도시에 가입했다. 광주의 미디어아트는 도시의 현대미술과 최신 기술들을 연결하는 한편, 광주비엔날레와 미디어아트 페스티벌, 아시아문화포럼 등과 같은 문화예술 이벤트와 공공프로젝트를 통해 시민들의 일상에 예술적 가치를 반영하고 있다.
부산 | 영화, 2014년 지정
1903년 개관한 부산의 극장 ‘행좌’와 국내 최초의 영화제작사 ‘조선키네마 주식회사’(1924년)로부터 유래한 부산의 영화 산업은 1996년부터 시작된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성공과 지속적인 영화 로케이션 지원 사업을 비롯한 다양한 정책을 통해 아시아의 영화·영상 산업을 선도해 오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영화 창의도시로 가입한 부산은 ‘Film for All – 모두를 위한 영화’ 도시를 모토로 삼아 누구나 영화를 즐기고 영화를 통해 소통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통영 | 음악, 2015년 지정
‘20세기의 영향력 있는 작곡가’로 널리 알려진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을 낳은 도시 통영은 음악을 통해 국경을 넘어 서로 다른 문화와 융합하고자 한 윤이상의 정신을 이어받아 음악 창의도시에 가입했다. 독일의 언론인 엘레노어 뷔닝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연장 중 하나”라고 극찬한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리는 통영국제음악제와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는 ‘음악 창의도시 통영’을 상징하는 가장 대표적인 행사로 손꼽힌다.
대구 | 음악, 2017년 지정
6·25전쟁 당시 많은 예술인이 모여들었던 대구는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동요(박태준의 ‘오빠생각’ 등)와 가곡(현제명의 ‘춘향전’ 등)이 탄생한 도시이기도 하다. 또한 우리나라 최초의 클래식음악 감상실로 평가받는 ‘녹향’에서는 화가 이중섭이 신청곡 용지와 담배 은박지에 ‘황소’를 그렸고, 시인 양명문이 가곡 ‘명태’의 가사를 쓰기도 했다. 이러한 근대 음악자산을 바탕으로 음악 창의도시에 가입한 대구는 ‘국제 뮤지컬페스티벌’과 ‘국제 오페라축제’를 10년 이상 성공적으로 개최해 오고 있다.
부천 | 문학, 2017년 지정
만화와 영화 산업을 중심으로 한 문화산업의 발전을 도모해 온 부천은 오늘날 전국 만화작가의 1/3이 활동하고 있는 도시로, 짧은 도시 역사에도 불구하고 ‘논개’의 수주 변영로, ‘원미동사람들’의 양귀자, 동요 ‘자전거’의 작사가이자 아동문학가 목일신 등 한국 근현대 문학의 빛나는 작가들과도 인연이 깊다. 이러한 문학적 자산과 더불어 도시 어디서나 걸어서 5분 안에 도서관을 만날 수 있는 도시로서 부천은 2017년부터 문학 창의도시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원주 | 문학, 2019년 지정
문학 창의도시 원주는 여성 성리학자 임윤지당, 박죽서를 통한 여성문학, 김금원의 ‘호동서락기’ 등의 기행문학, 운곡 원석천을 필두로 한 은둔문학의 전통이 있는 도시다. 이러한 문학의 가치는 인권·생명·민주주의 운동가 지학순 주교, 생명사상·협동조합 주창자이자 민주주의 운동가 장일순, 한국의 민족적 아픔을 26년간 집필한 대서사 ‘토지’의 박경리, 70년대 군사정권에서 민주주의를 외친 시인 김지하, 한국 동양철학의 대가 김충렬 등으로 이어져 왔다.
진주 | 공예와 민속예술, 2019년 지정
진주는 농악을 비롯한 악(樂)·가(歌)·무(舞)와 전통공예 등의 무형문화재들을 바탕으로 역사문화 도시로서의 정체성을 가꾸어 왔다. 예부터 진주에는 수공예의 대표 산물인 옥을 전문적으로 가공하는 옥방이 자리해 있었고, 조선시대에는 지리산 목재를 활용한 목공예와 그 부속물을 가공하던 금속공예가 발달했으며 옛부터 비단의 고장으로도 유명했다. 오늘날에도 우리나라 비단 제품의 70% 이상을 생산하고 있는 진주는 이러한 문화적 자산을 바탕으로 공예와 민속예술 창의도시에 가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