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에 나눔과 사랑을 입히다… 그들의 홈페이지가 ‘특별한’ 까닭
대한민국은 IT강국이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한위)는 이런 특성을 살려 지난 2013년부터 개도국 유네스코 국가위원회의 웹사이트 개발을 지원하고, 해당 국가위원회가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워크숍을 개최하고 있다. 올해에는 카리브해 지역 6개 국가위원회의 웹사이트를 구축하는 사업이 지난 9월에 진행됐다. 이번 워크숍은 우리에게, 그리고 카리브해 국가위원회들에게 무엇을 남겼을까. 워크숍 내용과 참가자 반응, 그리고 자원봉사자의 후기를 통해 그 답에 다가가보자.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제작해 준 웹사이트 덕분에 이제는 큐라소 사람들도 유네스코가 큐라소 안팎에서 펼치는 활동에 대해 언제든지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다른 국가위원회의 웹사이트를 통해서 우리도 카리브해 지역의 다른 동료들이 어떤 활동을 하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다.”
– 말바 브라운(Marva Browne) 유네스코 큐라소국가위원회 사무총장
“몇 해 전에 업체를 통해서 웹사이트를 제작했지만 위탁관리를 해야 해서 작은 수정 요청에도 수수료를 지불해야 했다. 그 때문에 오랫동안 웹사이트에 사진을 업로드할 수도, 글을 게재할 수도 없었다. 이번 워크숍 참가를 통해 직접 웹사이트를 관리하는 법을 습득할 수 있었다. 아루바의 새로운 소식을 세계인에게 전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 주린 라클(Joureen Lacle) 유네스코 아루바국가위원회 참가자
인터넷이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오늘날에도 전 세계 199개 국가위원회 중 약 40%만이 웹사이트를 개설했고, 이마저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아 유네스코국가위원회 간 정보공유가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한위는 지난해부터 숙명여대와 협력해 웹사이트가 없는 개도국 유네스코국가위원회의 웹사이트 구축을 지원해오고 있다. 한위의 지원으로 지난해에는 쿡제도, 피지, 키리바시, 나우루, 솔로몬제도, 통가 등 태평양 지역 6개 국가위원회가 홈페이지를 갖게 되었고, 올해는 카리브해 지역의 6개 국가위를 대상으로 ‘2014년 개발도상국 유네스코국가위원회 웹사이트 개발지원 사업’을 진행했다.
이를 위한 워크숍이 지난 9월 2일부터 3일간의 일정으로 자메이카 수도 킹스턴에서 열렸다. 이번 워크숍에는 세인트빈센트그레나딘, 세인트키츠네비스, 신트마르턴, 아루바, 자메이카, 큐라소 등 카리브해지역 6개 유네스코국가위원회의 직원 혹은 해당 국가위원회 소속 정부부처의 웹마스터가 참가했다. 이들은 해당 국가위원회의 웹사이트관리자로서 3일간의 워크숍 일정 동안 워드프레스를 이용한 웹사이트 관리 방법, 이미지 및 동영상 편집 방법, 사진을 이용한 동영상 제작 방법 등을 배우고 실습했다. 이 과정을 통해 참가자들은 웹사이트를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길렀다.
워크숍 개막식에서 민동석 사무총장은 “이번 워크숍을 계기로 카브리해 지역 주민들의 유네스코 정보 접근권이 향상되고 각국에 있는 유네스코국가위원회 간에 정보공유가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틴 안느 노튼(Christine Anne Norton) 유네스코킹스톤사무소장은 축사를 통해 “가장 큰 국가위원회(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가장 작은 국가위원회들을 생각해주고, 협력관계를 맺었다는 점이 무척 중요하다”며 이번 워크숍의 의미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워크숍에 대해 참가자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그리고 그 의견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즐거움’이었다.
“예전부터 우리 국가위원회의 웹사이트를 만들고 싶었지만, 웹사이트를 만들 여력이 없었고 웹사이트 제작업체에서 제시한 제작비용도 너무 높았다. 하지만 이번 사업을 통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단계적인 조언을 따라 웹사이트 구조를 정하고, 웹사이트 콘텐츠를 만들다 보니, 웹사이트가 만들어졌다!”
(마리아 크로우포드(Maria Crawford) 유네스코 세인트키츠네비스위원회 참가자)
“다른 국가위원회의 웹사이트를 통해서 내가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얻었다. 다른 참가자들로부터도 배우고, 우리 웹사이트를 개선해나가는 즐거운 경험이었다.”
(둘라리 홉킨슨(Doolarie Hopkinson) 유네스코 자메이카위원회 참가자)
“배울 것이 아주 많은 워크숍이었다. 정말 즐거웠다! 웹사이트 개발뿐만 아니라 사진 편집 방법도 배울 수 있어 큰 도움이 되었다.”
(카밀러스 피트(Camillus Pitt) 유네스코 세인트빈센트그레나딘위원회 참가자)
“이번 사업을 통해 개발된 웹사이트는 간단명료하면서도,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워드프레스로 제작되어) 관리하기도 쉽다. 웹사이트를 통해 유네스코가 우리나라와 전 세계의 인류를 위해 어떤 일을 하는지 온 세상에 보여줄 수 있게 되었다.”
(자넬 말뎀브루(Jeanelle Mardembrough) 유네스코 신트마르턴위원회 참가자)
한위의 이런 사업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기획부터 준비와 실행, 그리고 모니터링까지 물적 정신적 투자가 만만치 않다. 특히 ‘현지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그들이 할 수 있는 방식대로 해야 한다’는, 한위가 추구하는 ‘현지화’ 원칙을 지켜야 하기에 더 어렵다. 그래도 한위 담당자들이 기쁘게 일할 수 있는 이유는 그런 노력 끝에 만나는 현지인들의 환한 미소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은 부수적인 효과이다.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한위를 “가장 강력한 국가위원회(the strongest National Commission)“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이런 노력의 결과일 터이다.
권송 국제협력조정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