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발전목표 3번 ‐ 건강과 웰빙
2015년 유엔은 지구촌 구성원이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할 17가지 목표를 담아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채택했습니다. 이 중 세 번째 목표는 건강과 웰빙입니다.
지속가능발전목표(SDGs)가 중요하고 필요하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겠지만, 그것이 지금까지 국내 정책이나 공론장, 대중 활동에서도 실천적 우선순위를 차지하지는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기후변화, 생태계 악화, 사회적 양극화 등 지속가능발전목표 수립의 배경과 원인이 된 위기 상황이 당장 도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만만치 않고, 기술 발전이 그와 같은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술주의’의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이런 통념을 일소하고 글로벌 이슈가 ‘도둑처럼 갑자기’ 개인적 일상의 영역에 진입하는 길을 열어 주었습니다. 내 가족과 동료, 이웃뿐만 아니라 전 세계 누구든지 불시에 감염시킬 수 있는 즉각적이고 현존하는 바이러스의 위협 앞에서, 이제 사람들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라는 SDG 3번 목표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실감하게 된 것입니다.
‘모든 연령층의 건강 보장과 복지 증진’을 목표로 삼고 있는 SDG3은 한 마디로 ‘건강하게 오래 살기’라고 이름 붙여도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3번 목표는 9개의 세부목표와 4개의 세부실행목표로 나누어지고, 9개 세부목표는 성격이 유사한 것끼리 몇 개씩 묶어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산모사망률(3.1)과 신생아 및 5세 미만 영유아 사망자 수 감소(3.2)에 대한 것으로, 이 세부목표들은 생애 특정 순간과 단계에서의 사망률 감소를 목표로 정하고 있습니다. 선진국보다 개발도상국에서 출산 후 사망하는 임산부 사망률이 14배 이상 높고, 이들 지역에서 5세 미만 영유아 사망자 수가 5백만 명 이상에 달하는 현실을 반영한 것입니다. 두 번째 세부목표는 질병의 예방과 관리에 대한 것으로, 에이즈와 말라리아 등 전염성 질환의 감염과 확산 방지(3.3), 그리고 심혈관질환 등 만성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수 감소와 정신질환의 예방과 치료(3.4)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약물 오남용(3.5), 교통사고(3.6), 유해물질과 오염(3.9) 등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위협하는 외부 요인에 대한 노출을 줄이고 그 치료 및 예방에 관한 목표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부목표 3.7과 3.8은 보건서비스에 대한 보편적 접근과 모두를 위한 의료 보장에 관한 것입니다.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국 정부가 수립한 국가 지속가능발전목표(K-SDGs)에서는 만성질환과 약물 오남용, 도로교통사고에 대한 세부목표가 산모사망률이나 영유아 사망률 감소에 관한 세부목표보다 앞에 배치되어 있고, 특별히 ‘저출생 극복과 인구고령화 대비’와 같은 국가 특화형 목표가 추가된 것이 눈에 띕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가 지난 12월 9일에 내놓은 ‘세계보건전망’에 따르면, 우리 인류의 평균 수명이 2000년 67세에서 2019년에는 73세로 늘어났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자료는 우리 각자가 비록 과거에 비해 더 오래 살게 되었지만, 그렇게 늘어난 기간을 온전히 건강한 상태로 살지는 못한다는 것도 보여 줍니다. 평균적으로 늘어난 수명 가운데 5년만 건강하게 사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건강하지 못한 채 오래 사는’ 비극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새해에는 SDG3의 실질적 이행을 위한 우리의 관심과 참여가 꼭 필요합니다.
[참고자료]
· ncsd.go.kr(국가지속가능발전포털)
· who.int “WHO reveals leading causes of death and disability worldwide”
신종범 유네스코학교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