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사상에서 SDGs 이행을 위한 시사점을 찾다
– 다산 정약용 해배 200주년 기념 심포지엄 성공리 개최
유네스코한국위원회(사무총장 김광호)는 4월 5일~6일 양일간 그랜드 워커힐 서울 호텔에서 남양주시(이석우 시장)와 공동으로 ‘다산 정약용 해배 200주년 기념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습니다. 이번 심포지엄은 ‘지속가능한 발전, 정약용에게 묻다’를 주제로 다산의 사상과 업적의 현대적인 해석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를 실천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김광호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은 개회사에서 “우리의 소중한 정신적, 학술적, 문화적 자산이 지속가능한 발전의 실천 방안을 모색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은 매우 뜻깊고 특별하다”며 “다산 사상과 연계하여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재조명하고 확산하는 데 관심을 가져주기 바라고 논의되는 실행 방안들이 널리 확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임형택 성규관대학교 명예교수의 발제를 시작으로 보데왼 왈라번 네덜란드 레이던대학교 명예교수에 이어, 양수길 한국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 대표의 기조강연이 있었습니다. 임형택 교수는 다산의 저작 속에는 인류가 당면한 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가능케 하는 사상적 자원과 이론이 담겨 있는 만큼 현대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을 제안했으며, 보데왼 왈라번 네덜란드 레이번대학교 명예교수는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촉진하는 데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양수길 대표는 지속가능발전목표를 효과적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국가경영방식의 개혁을 강조하며 다산의 실학정신과 목민정신에서 해법을 찾아볼 필요성을 제안했습니다.
기조강연에 이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구현하는 데 있어 다산의 교육관, 과학사상, 경제관, 인간관을 통해 시사점을 찾기 위한 세션이 이어졌습니다. 발표와 토론을 통해 다산이 정리한 이상적인 사회의 개념이 21세기의 상황과 일치하지는 않지만 그의 가치관 속에서 미래인재 육성, 지속가능한 발전, 포용적 성장, 인권 보장을 위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 교수는 다산에 대하여 “당대 지식 체계를 인정하면서도 역사적 한계를 조금은 뛰어넘은, 독자성을 지닌 인물로 평가한다”며 “당시 시대적 상황 속에서 다산을 해석함으로 현대사회에서 우리 개개인이 마주하는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을 다산을 통해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산의 경제관에 대해서는 집중적인 논의가 있었습니다. 김상준 경희대학교 교수는 다산의 경제관을 21세기 후기 근대의 조건에 맞게 창조적으로 재해석할 의미가 있다면서, 다산의 경제사상 배후에 있는 유교의 강렬한 양민, 구민 사상을 언급하였습니다. 정전제 제안은 완전고용과 보편복지와 닿아 있으며, 완전고용이 어려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환곡은 기본소득으로 다산의 정신을 되살릴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정우 경북대학교 명예교수는 다산이 당시 농민들의 고통에 눈물 흘렸고 부당한 권력에 대해 분노했던 일화를 소개하면서 다산은 여전제와 정전제에서 더 나아가 현재의 토지보유세에 적극 동의할 것이라 생각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앤더스 칼슨 영국 런던대학교 교수는 국가 관리자의 도덕성도 중요하지만 제도적 맥락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국가 복지정책을 이행하는 사람들을 위한 장려책의 중요성도 덧붙였습니다.
또한 이숙인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의 책임연구원은 “다산은 여성에 대한 당대의 큰 흐름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여성을 감정과 기호를 가진 존재로 인식했다”며 다산이 지닌 여성에 대한 지식은 당대 내에서의 문제의식을 가졌던 것인 만큼 현대인의 관점에서 보면 모순적인 부분도 있을 수 있지만 다산의 방법론, 상대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새김으로써 오늘날 집단 내에서 발생하는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의 필요성을 시사했습니다.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다산의 사상이 조선시대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해답을 구하는 거지만 그 핵심에는 인간을 어떠한 경우에도 수단 혹은 도구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점을 내포하고 있음을 추론할 수 있으며, 현대사회에서도 인간을 위한 제도, 교육을 시행하고 기술을 활용할 때에만 진정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다산의 사상이 단순 이론이 아닌 당대 현실에 근거한 지식으로써 정책적으로 좋은 제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실현되지 못한 한계점은 있지만, 그의 사상이 후대를 위한 많은 정책적 함의를 가졌다는 사실을 재확인하고 현대사회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다산과 접목시켰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는 더욱 의미가 있었습니다. 자세한 발제 내용은 회의 자료집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자료집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