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발전목표 12번 – 책임있는 소비와 생산
2015년 유엔은 지구촌 구성원이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할 17가지 목표를 담아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채택했습니다. 이 중 열두 번째 목표(SDG12)는 책임있는 소비와 생산입니다.
미국에서 매년 추수감사절 직후의 금요일인 ‘블랙 프라이데이’는 연중 최대·최고의 세일 시즌이 시작되는 날로 세계적으로도 유명합니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쇼핑에 열을 올리는 이날을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Buy Nothing Day)로 정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도 알고 계신가요? 1992년 캐나다의 테드 데이브(Ted Dave)가 시작한 이 캠페인은 어느덧 65개 국가로 퍼져 나갔고, 한국에서도 1999년부터 이날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좋은 물건을 값싸게 구입한다는 것은 물론 소비자로서 기분 좋은 일이지만, 딱히 필요치 않은 물건을 단지 할인을 이유로 구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불필요한 소비는 내 주머니 사정을 안 좋게 만드는 일인 동시에, 지구의 환경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엔 역시 지속가능발전목표에서 인간의 소비 및 생산 활동이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인식이 널리 공유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열두 번째 지속가능발전목표(SDG12)로 ‘책임있는 소비와 생산’을 선정했습니다.
SDG12에는 11개의 세부목표가 있습니다. 여기에는 2012년 유엔 지속가능발전회의에서 채택한 “지속가능 소비 및 생산 10년 프로그램”의 이행(SDG12.1), 천연자원의 효율적인 사용 및 지속가능한 관리 달성(SDG12.2)이 있습니다. 세 번째 세부 목표는 ‘2030년까지 소매 및 소비자 수준에서 1인당 식품폐기물을 2분의 1로 줄이고 식품 생산 및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식품 손실량을 감축’하는 것인데, 이는 매년 모든 식품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3억 톤 분량의 음식이 버려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목표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화학물질 및 모든 폐기물을 친환경적으로 관리하고(SDG12.4), 예방·감축·재생·재사용을 통해 폐기물 발생량을 줄이고(SDG12.5), 기업이 보고체계에 지속가능성 관련 정보를 반영하고 지속가능한 기업 활동을 이행하도록 권고하는 것(SDG12.6)도 인류가 2030년까지 함께 달성하고자 하는 공동의 목표입니다.
최근 무(無)라벨 투명 생수 제품이 출시되고 있고, 관련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각자의 소비 패턴 변화가 만들어낼 수 있는 유의미한 변화의 한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말 페트병 분리 배출 법안이 시행되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페트병에서 라벨을 떼내는 것에 대한 불편함과 불만을 표현했고, 이에 몇몇 생수 판매 기업이 무(無)라벨 제품을 출시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해당 제품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 매출이 증가하자 최근 대부분의 생수 판매 기업이 라벨 없는 생수 제품을 출시하고 있고, 친환경 소비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정부와 기업, 소비자가 함께 만들어 내는 변화는 SDG12의 달성에 기여할 것입니다. 나아가 정부(정책), 기업, 소비자가 함께 힘을 모을 때 지속가능한 미래도 만들어 갈 수 있으리라는 믿음도 더 커질 것입니다.
권송 교육팀 전문관
[참고자료]
· un.org “Goal 12: Ensure sustainable consumption and production patterns”
· wikipedia.org “Buy Nothing 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