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교육: 정책입안자를 위한 지침
인공지능(AI)은 오늘날 교육이 당면한 많은 문제를 해결하고 교육 분야에서 지속가능발전 달성을 도울 큰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 AI 기술의 활용이 2024년까지 60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교육 분야와 AI 기술을 접목하는 것을 고민하는 정책입안자들은 어떤 점을 고려해 보아야 할까? 그 지침을 꼼꼼하게 담은 국문판 가이드라인이 출간됐다.
인공지능(AI)의 발전은 사회경제적 토대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교육에도 예외없이 예측하기 어렵고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언제나 새로운 기술에는 기회와 위기의 요인이 함께 존재해왔지만, AI는 여타의 기술과 달리 인간의 지능을 대체하는 기술이라는 측면에서 인간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되고 있기도 하다. 일찍이 마샬 맥루한은 저서 『미디어의 이해』를 통해 ‘바퀴는 발의 연장’, ‘의복은 피부의 연장’, ‘전기는 중추신경의 연장’으로 비유하며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는 기술로서의 미디어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AI가 인류 공동의 발전을 위해 ‘인간의 두뇌를 확장’하는 도구로 오롯이 자리매김하게 하기 위해서는 AI에 대한 이해와 AI와의 공존을 위한 대비가 필요할 것이다.
교육 2030 의제를 주도하고 있는 유네스코는 이러한 문제의식에 기반해 ‘포용적이고 공평한 양질의 교육 보장과 모두를 위한 평생학습 기회 증진’이라는 4번째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AI와 교육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담은 『인공지능과 교육: 정책입안자를 위한 지침』(AI and Education: Guidance for Policy Makers, 이하 ‘AI와 교육’)을 발간했다. ‘AI와 교육’은 정책 입안자들에게 교육 분야에 AI 기술 접목을 통한 ‘기회’를 포착하고, ‘위험 요소’를 줄이기 위한 방법을 제안하는 지침서로, 현재의 교육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교수·학습 혁신을 선도하여, 궁극적으로 포용적 양질의 교육인 SDG4로의 발전을 가속화할 수 있는 기술로서 AI의 가능성을 제안하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 AI를 다루는 대부분의 보고서가 기술, 윤리, 활용 등 다양한 영역에서 독자를 특정하지 않고 다양한 수준의 논의를 담고 있는데 비해, 본 도서는 정책 입안자의 관점에서 꼭 알아야 할 사항들과 논점을 가이드라인 형식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특히 정책입안자의 눈높이에 맞춘 AI에 대한 소개를 비롯해 AI와 교육, AI와 SDG4와의 연계성 등을 요약적으로 제시해 이해를 돕고, 영역별로 정책적인 대응 과제와 권고사항들을 제시함으로써 정책입안자들이 궁금해할만한 정보들을 개괄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첫 번째 장에서는 AI의 개념과 기술적 측면에서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을 제시하고, 두 번째 장부터는 본격적인 AI와 교육에 대한 논의에 들어가 AI의 새로운 동향과 교수·학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을 제시한다. 특히 AI를 교육에 윤리적, 포용적, 형평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AI 시대를 위해 인간은 어떤 대비를 해야 하는지, AI를 활용하여 어떻게 교육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를 함께 다루고 있다. 또한 SDG4 달성을 위한 AI 활용 방안을 소개하고, 정책입안자들이 현지 상황에 맞는 정책과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도록 돕는 구체적인 권고사항도 담고 있다.
해당 주제에 대해 아직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는 점과 구체적인 실행 사례가 더 궁금한 독자에게는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기술적인 측면이나 특정 영역에 치우치지 않고 AI와 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정책입안자가 어떤 부분을 고려해야 하는지를 인문학적·전략적 목표 수립에서부터 핵심 정책 요소와 실행전략 수립까지 조언해 주는 자료로서 본 도서는 매우 유용하고도 유일한 가이드라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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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보경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글로벌정책연구부장